2016-11-06, "재능이 복이 되게 하소서" (삼하 15:1~12)

[최광희]

2016-11-06 주일설교

재능이 복이 되게 하소서

(삼하 15:1~12)

재능이 많은 사람들

저는 세상을 살면서 부모로부터 재산과 재능을 많이 물려받은 사람이 부럽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저보다 못한 사람도 있겠지만 제 눈에는 저보다 나은 사람이 더 잘 보입니다. 가끔 TV를 보면 부러운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훤칠한 외모에 뛰어난 말솜씨를 가지고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강사들은 설교자인 저를 기죽게 합니다. 단 5분간의 노래로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가수들은 저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그들의 재주가 정말로 부럽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물려받은 그 재능과 재산이 복이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재능은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재산은 사람을 타락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재능을 갈고 닦아 더 유능하게 되는 것과 복이 되게 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재능이 복이 되게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

여기 다방면(多方面)에서 많은 재능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1) 우선 이 사람은 외모가 정말 잘 생겼습니다. 이 사람은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이 완벽합니다. 전국을 통틀어 이보다 잘 생긴 사람이 없습니다.

2) 이 사람은 배짱이 아주 두둑합니다.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거나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은 자신감이 있습니다.

3) 그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는 탁월한 안목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지도력이 있는지, 문제를 해쳐나갈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한번 만나보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4) 그는 대중의 마음을 훔치고 인기를 얻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을 한번 만나고 나면 사람들은 그에게 푹 빠져 버립니다.

5) 심지어 이 사람은 저쪽 편의 핵심 브레인까지 포섭하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핵심 브레인이 모시던 주군을 배반하고 이 사람의 사람이 되어 버릴 정도입니다.

두루두루 갖춘 사람 압살롬

자, 당신은 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는 인생을 얼마나 멋지게 살았을까요? 만일 그가 당신에게 자기편이 되라고 끌어당긴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의 이름은 압살롬입니다.

1) 압살롬은 정말 잘 생기고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설명하기보다 <사무엘하 14:25~27>을 함께 읽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압살롬만 잘 생긴 것이 아니라 그의 누이도 딸도 빼어난 미인입니다. 요즘 말로 우월한 DNA를 가진 집안입니다.

2) 압살롬은 배짱이 두둑했습니다. 암논이 자기 여동생 다말을 겁탈했을 때 압살롬은 2년간 칼을 갈았다가 단번에 암논을 제거해 버렸습니다. 그 후에 합살롬은 그술로 망명했다가 3년 만에 극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2년간이나 다윗을 만나지 못하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요압 장군을 불렀습니다. 요압은 압살롬의 부름에 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자기가 나서도 효과가 없을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압살롬은 요압의 보리밭에 불을 질러 버렸습니다(삼하 14:30). 먹을 곡식에 불을 지르는 것은 큰 손해이며 범죄행위입니다. <출애굽기 22:15>에 의하면 이런 경우에 불 지른 사람이 반드시 배상을 해야 합니다. 압살롬은 최고 사령관이 오지 않는다고 사령관의 보리밭에 불을 질러서라도 그가 오도록 만드는 배짱 두둑한 사람입니다. 그는 한다면 진짜 하는 사람입니다. 거칠 것이 없습니다.

3) 압살롬은 눈치가 구단입니다. 요압의 노력으로 부왕(父王)을 만나고 나서 압살롬은 다윗에게 더 이상 소망이 없음을 읽었습니다. 자기를 용서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자기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을 것임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압살롬은 자기 밥그릇을 스스로 챙기기로 했습니다. 그는 호위병 50명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세자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공포하는 행위입니다.

4) 압살롬은 백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법을 알았습니다. 필요하면 왕을 비난하는 것은 문제로 여기지도 않았습니다(3절). 백성의 호소에 절대적으로 공감을 표했고(4절) 필요하면 겸손을 가장하는 연기력도 최고였습니다(5절). 이렇게 백성의 마음을 훔친 지 4년 만에 온 백성들은 압살롬의 반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12절b).

5) 압살롬은 부왕 다윗의 책사(策士)였던 아히도벨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성공했습니다(12절). 얼마나 대단한 사람입니까? 얼마나 용의주도한 사람입니까? 얼마나 정치 감각이 뛰어나고 왕이 되기에 필요한 요소를 두루두루 갖춘 사람입니까?

비열한 정치 세계

이 정도 외모와 능력과 정치 감각이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저도 이런 재능을 좀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 재능 때문에 교만하여 망하게 된다면 그런 재능이 하나도 부럽지 않습니다.

압살롬의 재능은 오히려 재앙이 되었습니다. 압살롬은 아버지의 재능뿐 아니라 아버지가 없는 것까지도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압살롬에게 결핍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겸손입니다. 그 겸손이란 사람 앞에 자기를 낮추는 겸손이 아니라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 믿음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세워주시면 충성을 다하는 겸손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위를 스스로 만들고 권력을 거머쥐는 사람이었습니다. 필요하다면 아버지까지도 제거하고 스스로 왕좌에 올라앉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치권에는 더욱 많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힘을 합쳐서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권력이란 부자(父子)사이에도 나눌 수 없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정치란 모든 대적을 제거하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우리가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려고 뉴스를 보는데 뉴스는 결코 정직하기 않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의견이 있듯이 언론사들도 자기 의견이 있습니다. 언론사는 결코 공정한 뉴스를 전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언론은 오늘날 굉장한 정치권력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선과 악이 다 드러날까요? 아닙니다.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역사이기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승자는 선으로, 패자는 악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진짜는 더욱 더 묻히게 됩니다.

Lordship을 인정하는 믿음

세상에서 승자를 선으로, 패자를 악으로 기록하지 않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기록은 성경 밖에 없습니다. 성경에는 수치스러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승자를 나쁘게 말하는 기록도 있습니다. 성경은 오로지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의 뜻을 따랐던 사람만을 선인으로 기록합니다. 물론 구약성경에는 그 선인이 승자가 되도록 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신약에는 그 선인이 패배자처럼 기록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과 사도 바울과 속(續)사도들은 대부분 비참하게 순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패자가 아닙니다. 순교했지만 승자입니다.

믿음의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고개를 들게 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와 소망이 필요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짓지 않으시면 집 짓는 자들의 수고가 헛되고,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않으시면 경비병들의 보초가 헛되다고 말한 사람은 솔로몬입니다(시편 127편).

사울의 손에 죽더라도 사울을 제거하지 말라고 한 사람은 다윗입니다. 우유부단함은 지도자의 가장 큰 결격사유입니다. 다윗은 어떻게 보면 어리석고 용맹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만 신뢰하는 그것이 다윗의 장점이었습니다. 반면에 압살롬은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이 있었지만 그것이 그가 망하게 된 이유입니다. 압살롬은 많은 장점과 재능 때문에 결국 망했습니다. 그는 여호와께서 짓지 않는 집을 지었습니다. 압살롬은 한 마디로 Lordship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능이 복이 되게

세상에는 잘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우리를 기죽게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나도 저렇게 잘 생기고 머리도 좋고 돈도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사람이 망하는 것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사람이 망하는 원인 중에 한 가지는 자기 재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 달란트 받은 사람처럼 충성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맨날 이 노래만 부릅니다.

주님, 이 낮은 자를 통하여 어디에 쓰시려고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만들어 놓으셨나요?

주님은 누구에게나 재능을 주셨습니다. 하늘의 독수리에게도 재능을 주셨고 땅 속의 지렁이에게도 재능을 주셨습니다. 지렁이는 오염된 흙을 먹고 좋은 땅으로 만드는 재능이 있습니다. 하물며 당신이 지렁이보다 못합니까? 만일 당신이 한 달란트를 받았으면 딱 한 달란트만 벌면 충성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을 부러워하지 말고 가진 것, 있는 재능으로 충성하여 그 재능이 복이 되게 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사람이 망하는 원인은 자기 재능을 믿고 까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맨날 민해경의 노래만 부릅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그냥 나에게 맡겨 주세요.”

재능이 없다고 기죽는 사람들도 사실은 이렇게 까불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어서 불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능이 많다고 저절로 복이 되지 않습니다. 많은 재능을 받은 압살롬은 우리를 부럽게 만들지만 그는 그 재능 때문에 망했습니다.

당신은 재능이 많은가요? 남들이 어리석고 무능하고 느리고 답답해 보입니까? 아니면 남보다 부족한가요? 하나님은 왜 나에게 더 많은 재능을 주지 않으셨는지 불만인가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받았느냐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서는 자세입니다. 적은 재능으로 충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능이 많으면 책임감도 커집니다. 그러므로 재능이 많으냐 적으냐보다는 충성하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겸손히 주는 섬길 때 괴로운 일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은혜로 잘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성공하는 자에게 갈채를 보내지만

주님은 충성하는 자에게 면류관을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