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때려놓고 “촬영하지 마요”… 백인女 오열하며 황당 애원
정채빈 기자
입력 2021.07.14 16:28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주 밀번에 위치한 쇼트힐즈 쇼핑몰의 빅토리아 시크릿 속옷매장에서 아비게일 엘픽(24)이라는 백인 여성이 나이지리아계 흑인여성 이지오마 우켄타를 밀친 후 우켄타가 자신을 촬영하자 주저 앉아 통곡하는 일이 벌어졌다./killafran 트위터 캡처
미국의 한 속옷 매장에서 흑인 여성을 폭행한 백인 여성이 자신을 촬영하자 매장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찍히고 싶지 않다”고 애원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뉴저지주 밀번에 위치한 쇼트힐즈 쇼핑몰의 빅토리아 시크릿 속옷 매장에서 아비게일 엘픽(24)이라는 백인 여성은 나이지리아계 흑인여성 이지오마 우켄타를 밀친 후 우켄타가 자신을 촬영하자 주저앉아 통곡했다.
우켄타는 당시 무료로 속옷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사용하러 해당 매장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우켄타는 엘픽에게 폭행과 희롱을 당했으며 쇼핑몰 경비요원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켄타는 엘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증거 영상을 남겼다.
우켄타는 해당 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했다.
Somebody come look at this … pic.twitter.com/0grrlebhGq
— Or Maybe We Can Just Be Silent... (@killafran) July 12, 2021
공개된 영상을 보면 매장의 계산대 근처에 있던 엘픽은 갑자기 우켄타를 때린 후 미소 짓는다. 그러나 이내 우켄타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오열하기 시작한다.
이에 우켄타는 “맙소사 방금 봤나? 이 사람이 날 치고 도망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엘픽은 “아니 안 그랬어. 나는 찍히고 싶지 않아”라고 울부짖었다. 우켄타는 “여기 있는 모두가 봤다. 세상에, 다들 봤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엘픽은 “널 때리려고 한 게 아니야. 난 찍히고 싶지 않아. 멈춰, 멈춰!”라고 소리쳤다. 우켄타는 “이건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 사람은 내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 하고 있다”며 경비요원을 불렀다. 이를 들은 엘픽은 매장 진열대에 기대어 목놓아 울며 “정신적으로 쇠약한 상태를 찍지 말라”고 고함까지 질렀다.
또한 엘픽은 매장 직원과 다른 손님들에게도 결백을 호소하며 울부짖다가, 자신의 지갑을 베개 삼아 베고 쓰러지는 척을 했다. 이를 본 우켄타는 황당하다는 듯 비웃으며 현장을 떴다.
/killafran 트위터
하지만 상황은 거기서 종료되지 않았다. 이어서 공개된 두 번째 비디오를 보면 엘픽은 쓰러져 있던 바닥에 그대로 누운 채로 발작을 일으키는 듯 전신을 벌벌 떨면서 우켄타를 가리키며 “그녀가 나를 찍고 있어!”라고 소리를 지른다. 이어 엘픽은 몸을 일으켜 “전화기 치워! 제발 전화기 치워!”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우켄타를 쫓아온다.
이에 우켄타는 점원에게 경비요원을 불러달라고 계속 요청했다. 엘픽은 그런 우켄타를 쫓아오며 오히려 “그녀가 날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원들은 경비요원을 불러주기는커녕 엘픽의 고함소리를 덮기 위해 매장 내 음악을 크게 틀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엘픽은 경찰로 생각되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켄타는 “흑인들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며 “쇼핑몰 경비요원들은 대체 어디 있는가?”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이후 도착한 쇼핑몰 경비요원은 엘픽을 쇼핑몰 밖으로 내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우켄타는 요원에게 “왜 그녀를 쫓아낼 수 없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녀는 나를 두 번이나 공격하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요원은 오히려 우켄타에게 쇼핑몰을 떠나 줄 것을 요구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81만회 이상, 트위터 좋아요 수 7만 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패닉상태라고 하기엔 흑인 여성을 너무 잘 쫓아온다” “엘픽에게 연기대상을 주자” “백인 여성이 난동을 부리도록 둔 게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엘픽과 해당 쇼핑몰에 분노했다. 이에 에식스카운티 보안관실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엘픽은 우켄타가 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면 아파트와 직장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웠다고 행동의 이유를 설명했다. 엘픽은 자신이 현재 학교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에선 엘픽을 고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또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우켄타는 법적 절차를 거치기 위한 변호사 고용을 위해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해당 사연을 올리고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약 3100명이 이에 참여해 6만 5155달러(약 7500만원)가 모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