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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부른 트윗 출처 잘못 말했다 진땀.."위로하는 모습 못봤다" 쓴소리도 들어 노예해방일 유세 재개에는 "의도된 것 아니었다" 해명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흑인 사망' 시위 사태에 대한 대응을 놓고 논란에 휩싸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애청하는 폭스뉴스 방송의 흑인 여성 진행자와 인터뷰 하던 도중 제대로 한 방 먹었다.
과거 '흑인 폭동'에 대한 보복을 공언했던 문구를 인용, 폭력 진압을 선동한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던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윗의 '기원'을 묻는 앵커의 질문에 진땀을 빼는 등 송곳 질문 세례를 받았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폭스뉴스 앵커 해리스 포크너는 전날 오후 텍사스 댈러스에서 녹화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일대일 인터뷰 도중 돌직구를 날렸다.
포크너는 자신의 이름을 말한 뒤 "나는 흑인 여성이고 엄마이다"라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 이야기를 쭉 해오셨지만 이번 경우 위로를 하는 모습을 보진 못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적인 인종차별 철폐 운동으로 번진 이번 시위 사태 국면에서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을 보이기보다는 이념대결과 분열, 편 가르기에 몰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아픈 곳을 정곡으로 건드린 셈이다.
포크너는 이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던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 시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얘기를 꺼낸 뒤 잠시 멈췄다가 "왜 이런 말을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새벽 올린 이 문제의 트윗은 1967년 흑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보복을 공언한 월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만든 문구를 인용한 것이라는 점 때문에 폭력진압 조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후폭풍을 일으켰다.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 대한 위협이 아니었으며 시위 현장에서 총격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문구를 인용한 것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크너의 질문에 "그건 내가 수년간 들어온 표현"이라고 답하자 포크너는 말을 끊고 "어디서 나온 말인지 아는가"라고 푹 찔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머뭇거린 뒤 "필라델피아라고 생각한다. 필라델피아 시장"이라고 하자 포크너는 "아니다. 1967년에 나온 것"이라고 받아친 뒤 헤들리 서장의 문구라는 점을 설명했다. 포크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서 이 트윗이 많은 이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고도 했다.
WP는 '폭스뉴스 진행자가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문구의 폭력적 출처에 대해 트럼프를 교육시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포크너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카롭게 가르쳤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TV 인터뷰에서 이 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해당 영상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고 WP가 전했다.
포크너의 '역사 수업'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필라델피아 시장이자 경찰서장이었던 프랭크 리조가 유사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그는 매우 터프한 시장이었다. 나는 그 말을 여러 번 들었다"고 주장했다.
1991년 사망한 리조 전 시장 역시 인종차별 및 폭력진압 등으로 악명이 높았으며 이달초 시위대에 의해 필라델피아에 있던 그의 동상이 철거됐다고 WP가 전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리조 전 시장이 실제 이와 같은 말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윗에 대해 "두 가지 매우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하나는 약탈이 있으면 아마 총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협이 아니라 그저 일어나는 사실관계로서의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약탈이 있으면 총격(대응)이 있다는 것이다. 서로 아주 다른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크너는 인터뷰가 끝난 뒤 폭스뉴스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힘든 이슈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나는 유색 인종으로서 그가 시위와 폭동, 약탈의 와중에 올린 일부 트윗이 선동적이었다는 사실을 얼버무리거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점을 말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노예해방일인 6월19일 흑인 학살지라는 '역사적 상처'를 안고 있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선거 유세를 재개하는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날짜를 잡은 것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며 "하나의 기념행사로 생각하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