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한국영화, 개봉:2016.06.16
감독:권종관, 각본:권종관,김재용, 관객:1,241,876명(2016.07.21.현재)
제작:배성웅,김재용, 주연:김명민,김상호
이른 아침, “동현”(김향기역)의 등굣길에 김밥을 직접 만들어 준 아버지 “권순태”(김상호역)는 전과자 출신의 택시운전기사다 모양은 없어도 맛은 있다던 동현은 당근을 즐기지 않는 아직은 어린 딸이다 이렇게 다정한 부녀지간의 행복한 순간도 잠시, 권순태는 영문도 모른 채 대해제철그룹의 며느리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하루 아침에 사형수의 신분이 된다
모범경찰출신의 의리파 사건브로커 “최필재”(김명민역)는 부장검사 출신 “김판수”(성동일역)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으로 일하며 일약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건 현장을 맴돌며 끊이지 않는 사건 수임으로 “신이내린 브로커”라는 닉네임까지 따라 다니는 최필재에겐 전과자의 아들이라는 아킬레스건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어느날 김판수변호사 사무실에 사형수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날아온다 김판수 변호사가 휴지통에 던져버린 그 편지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준 최필재는 휴지통에서 편지를 주워 주의깊게 바라본다 “돈따라 움직인다”는 영업원칙을 지켜 나가는 최필재에게 의문의 편지 한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경찰들과 수사협조자들에게 의리파로 통하며 넉넉한 수고비를 아끼지 않는 최필재에게 있어서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에 눈을 돌린 까닭은 무엇인가?
인천 대해제철의 힘은 정계와 관계, 법조계를 이어 교도소안에 까지 영향을 끼치며 돈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회장까지 갈아치울수 있는 권력중의 권력은 “여사님”(김영애역)이다 그의 수하에는 30년지기 “박소장”(김뢰하역)이 있다 모든 뒤치다꺼리는 이사람의 몫이다 대해제철장학생 가운데에는 “양형사”(박혁권역)와 “장부장검사”(최병모역), 그리고 교도소 “차교위”(오민석역)가 있다 이들 세사람은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과 연관된 사람들로서 하나같이 대해제철의 검은돈에 연루되어 있다
돈이 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 최필재는 양형사와 매우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다 구린내 나는 일에 언제나 연루되면서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그의 삶에 어느날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난 것이다 최필재가 법의학 부검실 “박박사”(이한위역)에게 의뢰하여 확인된 부검자료에는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중요한 자료들이 감춰져 있다
브로커 장부를 가지고 최필재를 협박하는 양형사와 양형사의 비리수사장부를 갖고있는 최필재는 학교운동장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장부를 열람하고 있다 양형사의 비열함에 누명을 쓰고 불명예 퇴직한 최필재는 여전히 양형사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퇴직을 담보로 브로커 장부까지 압수당한 양형사는 앙갚음을 하려 하지만 오히려 권력자로부터 죽임을 당한 쪽은 양형사였다
사악한 재벌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일로 귀찮아 지는게 싫을 뿐이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고 그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하되 또다른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희생양은 원한도 사적 감정도 없다 그저 희생양이 필요해서 사용할 뿐이다 죄책감도 없다 그들은 희생양을 거져 운명이라는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벌은 사실과 진실을 돈으로 살수 있는 것이라 여긴다
“이런 사건은 근처에도 가면 안돼”
“빤스까지 싹 벗겨줄게”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에 잠시 눈을 돌렸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최필재를 다시 끌어들인 건 재벌가의 문지기 박소장이었다 박소장의 하수인들을 시켜 최필재를 폭행하고 담배를 물게 한 뒤 그 담배로 살인사건의 누명을 쓰게 한 것이다 뛰는 놈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이 있듯이 치밀한 계산속에 움직이는 사람들앞에 그저 과욕으로 날뛰는 최필재는 아마추어 일 뿐이다 사건의 피해자이며 더 높은 명성을 날리던 법률브로커 최필재가 양형사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물었던 담배 한 까치에 살인용의자가 되어 버린 최필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주일, 이 사건으로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 중심으로 또 다시 복귀한 최필재는 박소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 돈받고 짤리면 내일부터는요? 아저씨가 저 책임질거예요?”
“울고싶을 땐 참지말고 울어! 참으면 머리 아프니깐”
“없는 것들은 거짓말을 참 잘 한답니다”
아버지의 무죄를 주장하며 재벌가 여사님을 찾아갔던 동현은 재벌가 저택에서 여사님과 약간의 실랑이 끝에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머리에서 피가났지만 그녀는 홀로 비오는 거리를 걸으며 좌절의 늪에 빠진다 때마침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가고 그녀는 또다시 벽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버린다 병원에서 신음하는 동현을 바라보는 최필재의 심경은 착잡하다 이제 그 누구도 용서할 수 없다 두려움도 없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통쾌한 계산만 주어질 뿐이다
“이사람 변호사 맞아? 먹는걸 봐선 개장수 같구만”
대해장학재단의 영향력속엔 수많은 권력자들이 있다 재벌이 뿌려주는 돈봉투에 길들여진 권력자들은 대해를 위해 살아가는 희생양일 뿐이다 대해재단의 가려진 커텐속에는 이들을 휘두르는 권력자중의 권력자 왕 여사님이 있다 그룹회장도 여사님 앞에서는 그저 종일 뿐이다 품격있고 세련된 미각뒤엔 언제나 누군가 흘린 핏자국이 선명하다
사형수가 된 고통속에서 사는것이 지칠만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딸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권순태, 그의 주변에는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권력자의 돈에 물려 버린 교도소내 차교위는 언제나처럼 권순태를 괴롭힌다 그저 불법적인 폭력과 술수로서 나약한 하나의 소시민을 장난감처럼 다루고 있다 어디선가 나타난 동료 제소자“빨간명찰”(이문식역) 또한 돈에 매수되기는 마찬가지다 화장실 한켠에서 죽이고자 하는자와 살고자 하는자의 몸부림은 눈물겹도록 서러운 일이다 아무런 힘이 없는 하나의 재소자를 죽이지 못해 조바심을 내는 권력자들의 화인받은 양심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가? 그러나 돈으로도 않되는 것이 때로는 존재한다 끊임없이 눈물지으며 진실만을 고백하는 권순태의 무릎앞에서 차교위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박소장이 끝내 권순태를 찾은 것이다 사랑하는 딸의 신변보호와 미래에 대한 장학금을 담보로 권순태의 목숨을 가지러 온 것이다 아무런 희망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무기력한 아버지 권순태에게 있어서 딸은 모든 것이다 자신의 목숨 하나로 딸의 미래가 희망적이라면 그 어떤 아버지라도 고민에 빠질 것이다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그의 병실앞에는 흔들리는 심경으로 불편함을 달래는 차교위가 지키고 있다 차교위가 병실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죽음의 8부능선을 넘어섰을 때 였다 그러나 삶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벼텨온 인생의 무게 때문이었을까? 권순태는 곧 바로 회복되며 딸을 만날 기약에 젖어 있다
“가발 또 돌아갔냐?”
재벌가 30년지기에도 보험이 필요했던 것일까? 여사님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그 내용을 비밀의 장소에 보관하였지만 김변호사와 최필재의 눈과 귀에 고정이 된다 자신들을 쫓는 추격자들을 두려워 한 여사님은 장부장 검사와 박소장을 시켜 김판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여 변호사 사무실 간판을 내리게 하는 수모를 겪게 했다 결국 김변호사와 최필재는 박소장의 아지트로 끌려가 폭력에 시달리며 조용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주인공이 살아남을 기회는 있다 녹슬은 쇠파이프가 떨어져 나가고 최필재와 조폭들의 대결은 볼거리를 제공하며 순식간에 해치워 버린다 상황이 종료되면 나약한 김변호사는 구경조차 못한 얼굴로 반색이 된채 구조가 된다
“역시 습관은 무서운거라니깐”
두려울 것 없이 강렬한 눈빛만 남은 최필재는 여사님과의 첫대면을 하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치밀한 계획과 도청속에서 진검승부는 예측을 빗나가지 않는다 여사님과 장부장 검사의 티 타임을 깬 최필재는 여사님을 위한 함정수사를 진척시킨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에겐 언제나 실수가 있다 장부장 검사에 의해 도청이 발각된 최필재는 여사님에 의해 죽음을 앞두고 있다 박소장의 손에는 권총이 주어져 있고 그 권총은 다시 여사님의 손에 주어진다 30년지기 가장 총애하던 박소장이 자신과의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정황증거를 최필재로부터 듣게 된 여사님의 총은 박소장을 향하며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또 한 발은 최필재의 아랫배를 관통하며 쓰러진다 때마침 들어온 김변호사와 경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손을 쓰기엔 역부족이다 알리바이가 재구성된 곳에서 나타나는 진실규명은 의외로 적의 손에 있다 죽은 박소장의 가슴속 안주머니에는 그의 습관처럼 녹음테이프가 돌아간다 최필재는 아픈 배를 움켜쥐며 기어가 박소장의 안주머니에서 녹음테이프를 찾아내고 그 역사적 진실을 공개한다
모든 사건의 정황증거속에서도 단지 주어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갔던 여사님도 이제 더 이상 피해갈 구멍이 없다 억울한 누명속에 갇혀있던 권순태는 무죄석방되고 사랑하는 딸의 품으로 귀환했다 해피엔딩, 권력자들과 권력자들의 손바닥 위에서 춤을추던 꼭두각시들은 이제 감옥신세가 된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처럼 관객을 웃기며 속시원한 그림 한 장면을 주려고 했던가? 소시민들에게 꿈은 소박하다 거창한것도 없고 그저 사랑하는 아들딸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나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소모품으로 쓰려고 한다 아무런 이유도 없고 그냥 필요에 따라 죽고 죽이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권력자는 더 낮은 겸손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지시하고 시키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지시받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은 교회밖이든 교회안이든 어디서든 존재한다 진정 예수 그리스도외에는 겸손을 받을자가 없는 것인가 눈물이 난다 스스로 소시민이 되었고 소시민들의 친구가 되었던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 이제 이러한 아름다운 장면들은 성경에서만 읽어야 하는가? 이제 회개라는 단어도 교회가 잘 쓰지 않는다 그저 VIP고객과 이들의 갑질만 살아 있을 뿐이다 결국 값싼 회개도 소시민들의 몫이된다 그리스도는 이것이 소시민들에게 안겨주는 축복의 열쇠라고 위로한다 흥미로운 것은 권력자들은 오래살기는 원하지만 영원히 사는데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