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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7.
페이스북에 French Kiz라고 프랑스 키좀바 소식과 강습 내용을 정리하려고 만든 그룹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페이스북 인맥이 일천하여 멤버라고는 달랑 네 명이고 활동하는 멤버는 스콜님 뿐인... 쿨럭.
암튼 거기에 프랑스 키좀바 강사인 GDS에게 들은 강습 내용을 올렸었는데, 스콜님께서 GDS가 말한 삔따(pinta)가 무엇이냐고 물어오셨습니다. 그 동작을 모르셔서 물으신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을 모르셔서 물으셨던 것으로 압니다. 프랑스에서도 강사마다 아주 기본이 되는 스텝조차 각자 부르는 방식이 달라서 적응하려면 헷갈리기도 합니다. 본래 키좀바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앙골라 춤인지라 포르투갈어로 동작 이름을 쓰기도 하고, 아니면 어떤 강사는 스페인어를 주로 쓰는 라틴댄스를 추다가 키좀바로 전향한 경우 스페인어로 동작을 부르기도 하고, 혹은 영어로도 부르고, 프랑스니까 당연히 프랑스어 단어로도 부르고 그렇습니다.
어쨌든, 스콜님 덕분에 오래된 숙제 하나가 생각나서 페이스북 그룹에 올렸는데, 글 쓰느라 들인 시간이 아까워 여기에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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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천지인 삼위일체 키좀바의 문법>을 정리해 보려고 했었다. 천지인 삼위일체는 프랑스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강사들에게 강습을 들으면서 그 중에는 공통점이 없거나 정반대이기도 한 경우도 있어서, 대체 키좀바가 무엇인지 의문점을 가지며 나름 정리가 된 키좀바의 원리이다. <천지인 삼위일체 키좀바의 문법>은 키좀바를 구성하는 기본 동작들을 언어에서 문법형태소처럼 분류하여 키좀바가 키좀바이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려고 생각한 내용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용어의 표준화도 한 부분이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표준화이다. 프랑스에서도 같은 동작에 대해서 강사마다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키좀바 초기인 우리나라에서는 모르긴 몰라도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스콜님의 댓글 덕에 생각난 김에 pinta와 관련된 문법형태소만 일단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천지인 삼위일체에서 지(땅)에 해당한다. 그러면서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일반인들이 쉽게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는 대체 용어도 제안해 보려고 한다.
<걸음걸이>
우선, 키좀바는 걷는 춤이다. 걷는다는 것은 무게 중심을 한 발에서 다른 한 발로 옮기며 이동하는 일이다. 우리말로는 걸음이 키좀바의 기본이다. 포르투갈어로는 passo이고 영어로는 step이다. 이미 스텝이라는 영어가 외래어처럼 정착이 되어있는 실정이니 passo라는 키좀바의 기본 걸음은 한글화하여 걸음이라고 하거나 그냥 스텝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스텝이라고 부를 때에는 보통 걸음과 다른 특이하고 화려한 한 묶음의 움직임을 연상할 수도 있으니 키좀바의 스텝은 본질적으로 걸음이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있다고 보인다.
키좀바의 이 기본인 걸음이 춤의 동작을 이룰 때 걸음의 방향이나 모양이 변형되는 방식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마르카, 삔따, 브레이크가 그것이다.
<마르카>
첫째로, marca이다. 마르카는 우리말이나 영어로나 대체해서 부르기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 프랑스에서도 마르카라고 그냥 부른다. 마르카는 특히 키좀바의 독특한 걸음법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카는 포르투갈어로서 도장을 의미한다. 마르카가 걸음과 다른 점은 무게 중심을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한 발에 무게 중심을 그대로 둔 채로 다른 한 발로 땅에 도장을 찍듯 꾹 눌러주는 동작이 마르카이다. 우리나라에서는(다른 나라에서도 또한 프랑스에서도) 마르카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강 발을 모아둔다거나 발끝으로 점을 찍는 것처럼 넘어가는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다. 물론 그것도 스타일이라고 우기면 할 말은 없다만, 마르카가 무엇인지를 몰라서 마르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습관이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마르카다운 마르카는 중심이동은 되지 않더라도 발 전체로 땅을 확실히 눌러주는 것이다. 거기에 키좀바 특유의 골반 움직임과 느낌이 표현된다.
<삔따>
둘째로, pinta이다. 이 말은 포르투갈어로 ‘점’, 영어로는 spot이다. 스페인어는 뜻이 다른 것으로 안다. 프랑스에서는 강사에 따라 pinta라고 하기도 하고, 아니면 touch라는 영어 단어를 쓰기도 한다. 마르카와 비슷한 점은 무게중심을 이동하지 않는 발동작이라는 것이다. 다른 점은 마르카처럼 깊에 땅을 누르지 않고 가볍게 점을 찍는 느낌의 동작이라는 것이다. 물론 점을 찍을 때도 살짝 찍어서 맵시만 내는 pinta도 있고 힘있게 찍어서 방향 전환의 에너지를 얻는 pinta도 있다. 마르카와 같은 점 또 한 가지는, pinta 동작을 한 그 발이 다음 박자에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는 논리적으로 당연하다. 마르카나 삔따나 무게 중심이 다른 발에 있으니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동작에 대한 명칭은 프랑스에서도 많은 강사들이 사용하듯이 touch라고는 하는 것이 좋겠다.
<브레이크>
셋째로, freno 혹은 freio가 있다. 프랑스 강사들은 대개 제동장치를 의미하는 frein이라는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영어로는 brake이다(break가 아니다). 브레이크도 이미 관용어가 된 외래어이니 이 동작을 브레이크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이 동작은 보통 걸음처럼 무게 중심의 이동이 있다는 점에서 마르카나 터치와는 다르다. 마르카와 터치와 같은 점은 걸음의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라는 것이다. 무게중심이 실리니 당연히 마르카보다는 다소 무거운 스텝이 된다. 특징으로는 자동차 운전 중 브레이크를 밟듯이 서서히 스텝을 밟아서 멈추고 그 다음 박자에서 다른 발로 무게 중심을 옮겨 이동하는 점이다. 서서히 브레이크를 밟을 때 남자의 몸이 여자의 몸에 대한 제동장치의 역할을 같이 해야 하고, 이동방향을 바꾸는 다음 스텝에도 마찬가지로 몸의 리드가 중요하다.
첫댓글 펌펌펌
잘읽었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