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설악산 소공원 서명전
연휴 마지막 날이라 소공원 들어가는 차가 덜 밀리더군요.
켄싱턴 호텔 가까이 오고서야 버스가 밀리기 시작하는 걸 보고는
내려서 걸어들어갈 요량으로 짐을 들고 일어섰어요.
그 순간 뒤에서 들리는 소리,
"왜 케이블카를 반대하고 지랄이야?"
아침부터 음주를 했을리 만무하고,
제 배낭에 매단 작은 홍보용 현수막을 보고 내뱉은 언사를 듣자하니
상종을 하지 않는 게 좋을 위인이었지만
기회다 싶어 운전석 옆에 서있다 등을 돌려
버스 승객들이 모두 들을 수 밖에 없는 목소리 톤으로
"네... 왜 지랄을 하는지 설명드릴게요."
상부정류장에서 대청봉까지 길이 뚫릴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되면 심각한 환경파괴가 있음을 알고 있고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한다고는 떠들고 있지만
이미 추진하는 쪽은 일단 케이블카가 놓이면
케이블카 찬성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청봉까지의 길이 뚫릴 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소문.
다른 나라 비교하길래 '다른 나라 하고는 조건이 다르다.'
알프스 운운하는데 그곳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에선 걸어서 산행을 할 수 없는 아주 높은 산이지만 설악산은 그렇지 않다.
오색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에서 정상까지, 그리고 정상에서
많은 다른 코스를 이용하여 등산을 이어갈 수 있는 조건이다.
중국도 관광지는 몰라도 국립공원엔 단 한 곳도 케이블카를 놓지 않았다.
당신 집에 날마다 백명씩 손님이 찾아온다고 생각해 봐라.
설악산은 이미 그런 상황이다.
문제는 이 케이블카 사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산 정상에 200명 수용규모의 4성급 호텔과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산악자전거, 산악승마, MTB코스, ATV코스를 만들겠단다.
국립공원, 천연기념물,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에 말이다.
사대강을 말아 먹은 사람들이 산으로 눈을 돌린 거다.
자연을 이제는 '보호'만 하지말고 '이용'하자며
산악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산지난개발을 시작한 거다.
오색케이블카는 첫 삽에 불과하다.
전국에 있는 국립공원이 유원지로 전락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는 거다.
버스 안에서 지랄? 같은 일장연설을 하고 나니
함부로 시비 걸던 그 분은 동료들로부터 핀잔을 듣느라 정신없고
저는 유유히 짐을 들고 버스에서 내려
선전전을 위해 기다리시는 박그림선생님이 계시는 소공원으로 총총.^^
첫댓글 고생 많으셨습니다. ;)
수고 많았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