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New York Times)의 메트로폴리탄 다이어리(Metropolitan Diary)에 이런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어떤 아내가 출근하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우리 집에 우산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 나가시면 우산 좀 사오세요! 당신 것, 내 것, 큰아이 것, 작은 아이 것..., 여러 개 사와야 하겠어요!" 하고 말합니다. 이 남편은 전철를 타고 출근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을 합니다. 오늘 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려보고, 아내가 부탁한 우산 사는 일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볼일을 다 보고, 우산도 살 것인가?"하고 골똘히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보니까 벌써 내릴 때가 됐습니다. 그래서 전철 문밖으로 나가는데,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던 우산을 집어들고 내리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우산 임자에게 들켜서 톡톡히 사과를 하였습니다. 아, 이거 아침부터 창피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이 남편은 퇴근 후에.... 볼일을 다 마치고, 아내가 부탁한대로 우산을 여러 개 사서 한아름 안고 전철을 탔습니다. 운 좋게도 빈자리가 있어서 얼른 앉았습니다. 그런데 앞을 보니까, 공교롭게도 아침에 만났던 그 우산 주인이 앞에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오늘 수지가 단단히 좋은 것 보니 당신 솜씨가 여간 아니시구먼!" 하더라는 것입니다. 한 번 도둑놈으로 찍히고 나니까, 우산을 내 돈주고 다 샀는데도, 솜씨 좋은 도둑으로 몰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