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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千字文(천자문) - 14
坐 앉을 좌
朝 조정 조
問 물을 문
道 길 도
■ 坐朝問道(좌조문도)
: 조정(朝廷)에 앉아서 대도(大道)를 물으니,
垂 드리울 수
拱 두 손 맞잡을 공
平 다스릴 평
章 밝을 장
■ 垂拱平章(수공평장)
: 조복(朝服) 입고 팔짱을 껴도 바른 정치가 이뤄졌도다.
14. 坐朝問道 垂拱平章(좌조문도 수공평장)-조정에 앉아 道(도)를 물으니,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팔짱만 끼고 있어도 밝게 다스려진다. [통치자가 아랫사람들에게 도와 이치에 대해 물으며 다스리면, 옷을 늘어뜨린 채 팔짱을 끼고 있어도 나라는 잘 다스려지는 것이다.]
군주가 좌조(坐朝)하여 즉 조정에 앉아서, 문도(問道)한다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길을 묻는다는 뜻입니다.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공자 왈,
●朝聞道 夕死可矣(조문도 석사가의)~~~"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라고 했습니다.
공자의 말씀은 인의지도(仁義之道) 즉 대도(大道)를 뜻합니다. 이와 같은 대도가 바탕이 되면, 나라와 백성이 평안할 것입니다.
수(垂)는 '늘어뜨리다'의 뜻이고,
공(拱)은 '팔짱끼다'의 뜻이니,
수공(垂拱)은 "옷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다" 라는 뜻입니다.
평(平)은 '다스릴 평'이고,
장(章)은 '밝을 장'이니,
평장(平章)은 "밝게 다스려진다" 라는 말입니다.
수공평장(垂拱平章)은 군주가 소매를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고 있어도, 밝게 잘 다스려진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되려면, 군주가 조정에 앉아서 끊임없이 현신(賢臣)에게 치국(治國)의 길을 물어야 합니다. 이러한 명군현신(明君賢臣)을 만나면, 그 나라는 틀림없이 부국강병(富國强兵)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垂拱平章(수공평장)’은 ≪書經서경≫ 武成(무성)편에 나오는
● ‘惇信明義 崇德報功 垂拱而天下治(돈신명의 숭덕보공 수공이천하치)-신용을 두텁게 하고 의리를 밝히며, 덕을 높이고 공로를 갚는다면, 옷을 드리우고 손을 마주 잡고도 천하가 다스려진다 ’를 줄여서 다시 쓴 것이다.
천자문 이번 편은 군주의 나라를 다스리는 도(道)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바, 춘추시대(春秋時代)에 무수한 나라들이 서로 치고받았던 매우 혼란했던 시대가 그 배경이며, 제자백가(諸子百家) 사상이 바탕이 되지만, 노자(老子)의 무위정치(無爲政治)를 주로 고려한 구절로 사료됩니다.
■ 坐朝問道(좌조문도) [坐(앉을 좌) 朝(아침 조, 조정 조) 問(물을 문) 道(길 도)]
: 좌조는 왕위에 앉은 것이고 문도는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말한다.
解說
앞의 有虞陶唐[유우도당~유우(有虞)는 순(舜)임금, 도당(陶唐) 요(堯)임금]과 周發殷湯[주발은 주나라 무왕(武王)의 이름이고, 은탕은 은나라 탕왕(湯王)의 칭호이다]과 같은 성군(聖君)들이 제위(帝位)에 앉아 어질고 훌륭한 이를 등용하여 정치하는 도를 묻는다는 내용이다.
● "朝聞道夕死可矣(조문도석사가의) - 공자(孔子)는 아침에(道)를 듣는다면 저녁에 세상을 떠나도 괜찮다."고 말씀하였는데 여기서의 조(朝)는 궁성안의 넓은 뜰, 즉 조정(朝廷)을 뜻한다. 임금이 만조백관(滿朝百官)과 더불어 정사를 논의하는 아침 무렵이므로 회합을 대개 조회(朝會)로 일컫는다.
'좌조문도(坐朝問道)'란 조정에 앉아 신하들과 함께 도를 묻고 논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임금은 임금으로서 해야 할 바를 신하와 백성들 또한 그들이 지켜야 할 도리를 스스로 행한다면 법률이 없어도 천하가 저절로 밝게 돌아간다. 군신(君臣)이 시대의 조류에 편승(便乘)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이치에 편승하면 모든 일이 평평탄탄하다는 말이다. 바로 사람들이 모두 마음이 너그럽고 슬기로워 덕을 숭상한다는 의미로 치세의 근본은 덕이라는 뜻이다. 그러려면 사람마다 먼저 남을 헤아릴 줄 아는 착한 마음이 우러나야 한다. 이야말로 지공무사(至公無私)한 하늘의 이치에 따르는 순리요, 성군이 베푸는 덕치(德治)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제왕은 조정에 앉아서 치국의 대도를 신하에게 물으며,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고 있어도 밝고 바른 정치가 된다는 말이다. 대체로 덕이 있는 임금은 백성 다스리는 길을 조정의 어진 신하들에게 물어 가며 신중히 일을 처리한다. 그리하면 신하들도 올바르게 일을 처리하고 일을 부지런히 하게 된다. 통치자가 아랫사람들에게 도와 이치에 대해 물으며 다스리면 옷을 늘어뜨린 채 팔짱을 끼고 있어도 나라는 잘 다스려지는 것이다.
‘坐朝問道(좌조문도)’는 임금은 政事(정사)의 본바탕 도리를 묻고 듣기만 하면 스스로 원칙을 세우지 않아도 잘 다스려진다는 뜻이다. 黃老(황로)에서 말하는 꿈 같은 임금 像(상)을 가리키고 있다. ‘황로’는 황제와 노자를 가리킨다.
字義
坐(앉을 좌)
坐는 土와 从(두 사람)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앉는다는 뜻이다. 동사로 쓰이는 坐와 달리 座(자리 좌)는 자리를 뜻하는 명사이다. 좌우명(座右銘)이란 교훈이 되는 글귀를 늘 마음에 새기고자 평소 앉는 자리 가까운 곳(右)에 써서 걸어 놓는 것이다.
坐 '앉을 좌' 머무른다는 뜻이다. 자형은 ‘머무를 류(留)’의 생략형과 ‘흙 토(土)’로 구성됐다. 땅 위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은 모양이다. 차(此)와 류(留)는 같은 뜻이다. 류(留)는 머물러 사는 곳(住止)을 말한다.죄(罪)를 짓고 떨어져 머무는(坐) 것을 말이다. 여기서는 좌(坐)가 앉는다는 뜻이 됐다. 坐(좌)는 원래 死(사) 아래에 土(토)가 있는 글자였다. 같은 형태의 글자(死+土)가 나중에 葬(장)으로 변형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坐(좌)의 고자(古字)이기도 하다. 옛날에 흙 위에 죽은 사람을 묻는 곳을 坐(좌)라고 했다는 말이다. 지(止)는 아래 터다. 초목이 싹터서 땅 위에 있는 모양을 상형했다. 따라서 지(止)는 족(足)이다. 단옥재는 지(止)가 사람의 발을 뜻한다는 말은, '자(子)'가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의미와 같다고 했다. 허신(許愼)의 설문에는 사람의 발을 의미하는 '발 지(趾)' 자가 없으므로 지(止)가 바로 지(趾)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사슴의 발', 역경(易經) 쾌괘(夬卦) 초구(初九)에서 말하는 '앞발의 기상이 씩씩하다' 등이 이것이다. 고문에서 지(止)는 지(趾)다. 기(基)는 기(丌)와 뜻이 같다. 기(基)는 흙으로 돋운 터전을 가리킨다. 그리고 기(丌)는 물건을 올려놓는 받침을 상형한 글자다.
朝(아침 조, 조정 조)
朝 '아침 조' 해가 떠오르는 아침을 말한다. 月(달 월)과 왼편의 글자 日(일)의 위아래에 十을 넣은 글자이다. 달(月)이 지고 햇살(日)이 비치는 아침(朝)이다. 朝會(조회)를 올리는 곳을 朝廷(조정)이라 했다.
朝는 본래 명불가식(明不可息), 즉 밝음(明)이 쉼없이(十日十)진행됨을 뜻한다. 해와 달이 교대(交代)하여 어두운 밤으로부터 마침내 밝은 아침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늘 상징하는 괘명(卦名)인 乾(하늘 건)은 원형이정(元亨利貞)의 네 가지 덕으로 표현하는데 봄의 덕을 나타내는 元(으뜸 원)으로 乾을 대표한다. 朝의 왼편 자형(字形)을 건(乾)에서 취한 까닭도 생명이 움트는 봄과 밝은 해가 동트는 아침이 상응하기 때문이다. 낮과 밤은 해와 달이 주장하므로 晝(낮 주)에는 日이 夜(밤 야)에는 月이 각기 들어있다.
※ 원형이정(元亨利貞)은 보통 만물(萬物)이 처음 생겨나서 자라고 삶을 이루고 완성되는, 사물의 근본 원리를 말한다. 여기서 원은 만물이 시작되는 봄(春)에, 형은 만물이 성장하는 여름(夏)에, 이는 만물이 이루어지는 가을(秋)에, 정은 만물이 완성되는 겨울(冬)에 해당된다. 원형이정은 각각 인(仁)·예(禮)의(義)··지(智)를 뜻하기도 한다. 이를 도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년(年) | 월(月) | 일(日) | 시(時) |
근(根) | 묘(苗) | 화(花) | 실(實) |
원(元) | 형(亨) | 이(利) | 정(貞) |
춘(春) | 하(夏) | 추(秋) | 동(冬) |
시(始) | 장(長) | 수(遂) | 성(成) |
인(仁) | 예(禮) | 의(義) | 지(智) |
問(물을 문)
문(問)은 문(門)과 구(口), 본래는 門(문)앞에서 소리쳐 사람을 부르는(口)것으로 주인의 존재 여부를 묻는다는 뜻이다. 또한 나가고 들어오는 출입문(出入門)를 찾는 뜻이기도 하다.
問 '물을 문'은 묻는다는 뜻이다. 자형은 ‘입 구(口)’로 구성됐다. 口(구) 위에 門(문)을 얹어 만든 형성문자(形聲文字)이다. 대문(門)을 향해 입(口)을 열어 뭔가를 묻는다(問)는 것이다. 묻는 것의 반대는 듣는 것인데, 이때는 입(口) 대신에 귀(耳)를 넣어 듣는 것(聞)이 된다. 문(門)은 발음을 나타낸다. 이아(爾雅) 석언(釋言)에 “신(訊)은 묻는 것이다.”라고 했다.
道(길 도)
道는 辶(쉬엄쉬엄 갈 착=辵)과 首(머리 수) 머리를 따라 몸체가 움직임을 나타내며 만물이 따라가는 原理을 뜻하기도 한다. 道는 삼변성도(三變成道) 즉 태극(首이 세 차례 변하여(?) 양의(1변) 사상(2변) 팔괘(3변)를 낳음을 의미한다.
道 '길 도' '달릴 착(辵)'과 '머리 수(首)'로 구성됐다. 사람이 가는 길을 뜻한다. 사람이 나아가는 큰 길이니 곧 인간이 준수해야 할 도리(道理)를 이르는 말이다. 착받침 (辶, 辵)에 首(머리 수)가 들어가 있는 형성문자(形聲文字)이다. 수(首)는 사람의 머리를 말한다. 어떤 사물의 으뜸을 뜻한다. 사물의 근원을 말하므로 도(道)라고 하는 것은 어렵고 깊이가 깊다. 거기에 단순한 길(路, 途)이라는 뜻도 있다. 사물의 근원에 대한 끊임없는 토론으로 인하여 '말하다' '가르치다'는 뜻도 있다. 착(辵)은 갑자기 갔다가 별안간 멈춘다는 뜻이다. 척(彳)과 지(止)로 구성됐다. 척(彳)은 순식간에 가는 것이고, 지(止)는 불시에 멈춘다는 의미다. 따라서 착(辵)은 달려간다는 뜻이다.
■ 垂拱平章(수공평장) [垂(드리울 수) 拱(꽂을 공. 팔짱 공) 平(평할 평. 고를 평) 章(빛날 장. 문장 장)]
; 밝고 평화스럽게 다스리는 길을 공손히 생각함을 말한다.
解說
‘垂拱平章(수공평장)’은 《書經(서경 ) 武成(무성)편》의
● 惇信明義(돈신명의) - ‘신용을 두텁게 하고 의리를 밝히며,
● 崇德報功(숭덕보공) - 덕을 높이고 공로를 갚는다면,
● 垂拱而天下治(수공이천하치) - 옷을 드리우고 손을 마주잡고도 천하가 다스려진다는’를 다시 쓴 것이다.
'무성(武成)'이란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강태공(姜太公)과 함께 상왕조(商王朝)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는 위업을 이루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서경(書經) 무성(武成) 편에 "수공이천하치(垂拱而天下治)"라는 말이 나온다.
새로 주(周)나라를 세운 무왕은 은(殷)나라 주제(紂帝)가 무도(無道)하여 천리를 어기고 수많은 백성을 해쳤다며 그 죄를 하늘에 고하고, 전쟁에 사용했던 말과 소를 들에 풀어 주면서 덕치(德治)를 행할 것임을 창명(彰明)했다. 이처럼 믿음을 두터이 하고, 의(義)를 밝히며, 공이 있는 사람에게 보답하여 덕을 높이니 편안히 팔짱을 끼고 앉아 있어도 치세(治世)가 순조로웠다고 했다.
‘평장(平章)’은 공평하게 구별하여 올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이다. 요(堯)임금의 치적(治績)을 기록한 서경 요전(堯典) 편에서 유래한다. 지극히 높고 큰 덕을 밝혀 구족(九族)과 의좋게 지내면서 서로 화목하니 백성이 올바르게 잘 다스려졌다고 했다. 이러한 요임금이 다스리던 태평성대를 ‘당요지세(唐堯之世)’라고 한다. 한편 주(周)나라 군주 서백(西伯) 창(昌)이 어느 날 사냥을 나가면서 점을 쳤는데, 역관이 이상하게 여기며 이르기를 “용도 아니고 뿔 없는 이무기도 아니며, 곰이나 범 따위의 짐승도 아닌 사람이 보입니다. 이는 천하에 으뜸가는 패왕의 보좌가 될 만한 인물을 얻을 징조입니다.”라고 했다. 과연 이날 창(昌)은 위수(渭水) 강가에서 낚시하던 한 노인을 만나 함께 수레를 타고 돌아왔다. 창은 우리 선왕 태공(太公)께서 “귀인이 주나라에 와서 우리가 그로인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태공이 오랫동안 바랐던 사람이라는 뜻으로 ‘태공망(太公望)’이라 부르면서 노인을 스승으로 삼았다. 이는 창의 아들인 무왕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여상(呂尙) 강태공(姜太公)에 얽힌 전고다.
좌조문도(坐朝問道)에 뒤이어 자연 그대로의 조화정치인 ‘무위이치(無爲而治)’를 설명하고 있다. 공자는 덕치(德治)에 의한 정사(政事)를 붙박이 별인 북극성을 중심으로 뭇별(28宿)들이 에워싸고 돌아가는 것에다 비유하였는데 (논어 爲政편). 이는 치국평천하의 도가 충서(忠恕)에 의함을 말씀한 것이다. 수공(垂拱)은 소매를 아래로 드리우고 팔짱을 낀 채 아무일도 하지 않는 것. 평장(平章)은 평화롭고 찬란힌 빛난다는 뜻이다. 주역 ‘계사전’에는 고대 중국의 황제(黃帝)나 요순 같은 제왕은 자신의 옷을 늘어뜨리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천하가 저절로 다스려졌다[黃帝堯舜, 垂衣裳而天下治]
字義
垂(드리울 수)
垂는 흙(土)에서 줄기가 뻗어 가지를 치고 수많은 열매(十)가 매달린 모양. 나뭇가지가 열매 무게로 인해 아래로 축 늘어져 드리움을 가리킨다. 새가 날개를 아래로 드리워 접는 것을 수익(垂翼)이라고 한다. 관련 글자로 눈꺼풀이 무거워져 감기는 睡(잘 수), 아래로 침을 뱉는 唾(침 타, 뱉을 타) 등이 있다.
垂 '드리울 수'는 풀과 나무(草木)의 꽃이나 잎이 늘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다. 아래로 늘어진 것(下垂)을 모두 수(垂)라고 한다. 그리고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땅 즉 '변방 수(陲)' 자의 본래 글자라는 견해도 있다. 土(토)가 부수이다. 그 위에 들어가는 글자는 원래 乖(무너질 괴)였다. 쓰다가 점점 편한 획으로 변화된 모습이다. 흙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인데 위에서 아래로 드리우는 형상 곧, 펼쳤다는 말이 되었다.
拱(꽂을 공. 팔짱 공)
拱은 ?(手)과 共(같이 공, 함께 공). 두 손을 하나로 모아(共)팔짱 낌을 나타낸다. 두 손을 하나로 모은 손가락 마디 28개를 표상한 共(함께 공, 같이 공)은 북극성 하나(一)를 중심으로 28宿(? +八)별자리가 일체를 이루어 돌아감과 같다. 절을 할 때나, 인사를 나눌 때, 기도를 할 때 두 손을 하나로 모으는 까닭은 공손함(恭=共心)을 표현하는 동시에 삼재합일과 내외일치를 상징한다.
拱 '두 손 마주 잡을 공' '손 수(手)'로 구성됐다. 두 손을 한데 겹쳐서 쥔 모양을 나타낸다. 手(손 수)변에 共(함께 공)이 들어간 형성문자(形聲文字)이다. 중국의 평상적인 인사법으로 두 손을 마주 잡고 목례(目禮)를 하는 모습이다. 똑 같이 두 손을 마주 잡지만 지위가 높을수록 머리를 더 숙이고 나중에는 상반신까지 더 숙이게 되는 것이다. 렴(斂)은 잡거나 모아서 묶어 맨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拱)은 양손을 한데 모으거나, 팔짱을 낀다는 의미다.
平(평할 평. 고를 평)
平은 干(천간 간, 방패 간)과 八(여덟 팔).干은 하늘의 十幹(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을 가리키고 八은 나뉨을 나타내므로 하늘의 도가 한쪽으로 치우침없이 골고루 베풀어진다는 뜻이다.
平 '평평할 평'은 말투가 평안(平安)하다는 뜻이다. 자형은 우(亏)와 팔(八)로 구성됐다. 팔(八)은 나누는 것이다. 우(亏)는 어(於)의 고자(古字)이다. 기(气)가 나와서 고르게 흩어지는 모양을 상형했다. 따라서 우(亏)는 어(於)다. 그리고 우(于)와 동자(同字)다. 이아(爾雅) 석고(釋詁)에서 평(平)은 이루는 것이요(成也), 간편하고 쉽다(易也)는 뜻이라고 했다. 또 석지(釋地)에서는 “큰 들판을 평(平)이라 하고, 평(平)이 넓은 것은 원(原), 평(平)이 높은 것은 륙(陸)이라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물 위에 뜬 물풀(苹)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수면이 고르고 평평하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章(빛날 장. 문장 장)
章은 立(설 립)과 早(새벽 조, 일찍 조).동이 트는 이른 아침(새벽)의 밝음을 나타낸다. 十(열 십)과 音(소리 음)의 조합으로 보면 분명히 소리로 발음되는 문자들의 모임 즉 글(문장)을 이른다. 하늘은 十의 조화로써 음양오행을 생성변화하며, 궁상각치우(宮商角?羽)와 아설순치후(牙舌脣齒喉)의 오음(五音)도 이로 말미암아 생성된다. 章은 7번의 윤달을 넣는 19歲의 달력의 운행주기이기도 하다.
章 '밝을 장' 음악을 마치는 한 단락(段落)이다. 자형은 ‘소리 음(音)’과 ‘열 십(十)’으로 구성됐다. 십(十)은 수의 끝이다. 여기서는 글이나 일의 매듭을 밝히는 의미로 활용됐다. 소리를 한 묶음 씩 끊어서 분류한다는 의미이다. 음악은 악장(樂章)이라고 한다. 그 후 한 단락씩 끊어놓은 것을 모두 장(章)이라 하였다. 문장(文章)도 마찬가지이다.
解說
무왕(武王)이 주(周)나라를 세운 지 450여 년이 지난 기원전 770년경, 주나라는 이민족의 침입에 쫓겨 도읍지를 호경에서 동쪽의 낙읍으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주나라의 도읍지 이전과 함께 중국에서는 춘추시대(春秋時代)가 시작된다. 춘추시대에 천자국(天子國)인 주나라는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주나라의 왕(王)은 명목상 천자였을 뿐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에 천하는 혼란과 분열의 늪에 빠졌고, 주나라가 분봉한 제후국들은 각자 영토 확장을 위해 '침략과 정복' 전쟁을 일삼게 된다.
한마디로 '난세(亂世)'가 시작된 것이다. '난세(亂世)는 영웅(英雄)을 낳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실제 춘추시대는 수많은 영웅과 인재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특히 난세(亂世)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철학과 사상들이 많이 나타났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도가(道家), 유가(儒家), 묵가(墨家) 등이다. 이 세 학파의 창시자는 노자(老子), 공자(孔子), 묵자(墨子)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노자(老子)는 공자와 묵자보다 앞선 시대의 인물이다. 이렇게 보면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도가(道家)의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도가(道家)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일반적으로 도가(道家)는
세상의 풍속과 현실의 욕망을 멀리한 채 은둔과 도피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이해된다. 그리고 도가 사상은 은둔과 현실 도피의 철학쯤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이 열네 번째 이야기의 '坐朝問道(좌조문도)하고 垂拱平章(수공평장)이라'는 노자의 정치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는 '다스리려고 하지 않아도 다스려지는 정치' 즉 무위정치((無爲政治)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로 보았다. 임금이 조정에 앉아서 정치의 도(道)를 묻고 듣기만 할 뿐 스스로 도(道)를 세우지 않아도 신하와 백성들이 잘 다스려지는 정치를 가장 이상적으로 본 것이다. 노자는 이와 같은 정치철학을 통해 '혼란과 분열' '침략과 전쟁'으로 혼탁해진 춘추시대의 중국을 구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노자의 정치철학으로 보면, 공자와 같은 유가들이 주장한 도(道)를 세워 백성을 교화하고자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는 정치는 '쓸데없는 짓'에 불과할 뿐이다. 어쨌든 노자는 공자보다 앞서 자신만의 정치철학을 구축한 '중국사 최초의 정치사상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인물임은 분명하다.
천자문(千字文) 제14연(聯) 坐朝問道 垂拱平章(좌조문도 수공평장)은 노자의 정치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무위정치(無爲政治)'를 논하고 있다. 소위 공자(孔子)께서 성인(聖人)이라고 본 삼대(三代 : 夏商周)의 왕들은 춘추시대(春秋時代) 이후의 왕들처럼 백성의 위에 군림하는 패도정치(覇道政治)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百姓)의 가려운 곳을 긁고 목마른 것을 해갈(解渴)해 주는 왕도정치(王道政治)를 했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는 문장이다.
● 坐朝問道 坐(앉을 좌) 朝(아침 조) 問(물을 문) 道(길 도) 성스럽고 어진 임금은 조정에 앉아 자신을 공손히 낮추어 어진 이들을 높이 대우하면서 세상을 다스려 백성들이 편안케 되는 길을 여쭐 뿐이다. "열자(列子)"에서는 말한다. 아름다운 사람은 교만을 떨고 힘센 사람은 힘을 과시하니 도를 함께 말할 만하지 않다. 그러므로 머리가 희끗해지기 전에는 도에 대해 말하면 잃기 쉽거늘 하물며 실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스스로 힘을 과시하면 아무도 그에게 지적해주지 않고, 그리되면 외로워도 도움이 없게 된다. 어진 이는 남에게 일을 맡기므로, 나이 먹어도 쇠퇴하지 않고 지혜가 다해도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의 어려움은 어진 이를 알아보느냐에 달려 있으며, 스스로가 어진가에 달려 있지는 않은 것이라고. 成君賢主는 座於朝庭하여 恭己而尊賢하고 文治世安民之道而已라. 列子曰 色盛者驕하고 力盛者奮하니 未可以語道也라. 故로 不班白하얀 語道失이어늘 而況行之乎아 故自奮이면 則人莫之告요 人莫之告면 則孤而無輔矣라. 賢者任人故로 年老而不衰하고 智盡而不亂이라 告로 治國之難은 在於知賢而不在自賢이라. ● 垂拱平章 垂(드리울 수) 拱(두 손 맞잡을 공) 平(평평할 평) 章(글 장) 주서(周書) "필명(畢命)"에 강왕(康王)이 이와 같이 말했다. 도(道)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으며 정사는 세속으로 말미암아 바뀌어 가니 그 잘한 것을 잘한다 하지 않으면 백성에게 권할 수가 없다. 생각건대 그대는 덕에 힘써 작은 일까지 부지런하여 네 분 임금들을 밝게 돕고 올바를 거동으로 아랫사람을 거스르되, 스승의 말씀을 공경치 않음이 없어 아름다운 공적이 선왕(先王) 대(代)보다 많으니, 젊은 나는 옷깃을 드리우고 팔짱끼고 앉아 당신의 이루심을 우러르노라고 "요전"에 말하기를 백성을 평장한다."고하니, 군주가 공손히 하고 어진 이를 존경하면 옷을 드리우고 팔짱 끼고만 있어도, 저절로 백성을 공평하고 밝게 다스리는 정치를 이루게 됨을 말한 것이다. 『周書 畢命』에 康王若曰 道有昇降하며 政由俗革하니 不臧厥臧하면 民罔攸勸하다. 惟公懋德으로 克勤小物하여 弼亮四世하고 正色率下하되 罔不祗師言하여 嘉績多于先王하니 予小子垂拱仰成이라하다. 堯典曰 平章百城이라하니 喭恭己尊賢이면 則手衣拱手라도 而者致均平章明之治也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