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공성과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화순 교육․복지 희망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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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신일시 : 2012. 4. 2. 15:00 □ 보도 요청일 : 2012. 4. 3
화순! 공립고등학교 통폐합 추진은 잠정 보류가 아닌 전면 재검토 또는 중단되어야 한다.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 김성인 상임대표는 지난 3월 29일(목) 오전 11시 30분 경, 화순참교육학부모회장(문은아), 전교조화순지장(김성엽), 전교조이양고등학교분회장(황용하)과 함께 전라남도화순교육지원청 교육장실을 방문하여 교육장(류남규), 교육지원과장(양연옥), 행정지원과장(김성태)과 면담을 갖고 그 동안 추진되었던 화순 지역 ‘거점고등학교 육성’(공립고등학교 통폐합) 사업이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에 의해‘추진 잠정 보류 대상 지역’으로 결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모든 추진 활동도 잠정 중단되었음을 재확인하였다.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는 ‘추진 잠정 보류’한 전라남도교육청의 결정은 당연하면서도 매우 미흡한 조치로 보고, 화순 지역‘공립고등학교 통폐합(거점고등학교 육성)’ 사업은 잠정 보류가 아닌 전면 재검토 또는 중단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재차 지적하고 요구한다.
전라남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와 교육 경쟁력이 약한 전남의 농어촌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므로 거점고등학교를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떠나는 전남에서 돌아오는 전남과 농어촌 학교의 성공 모델을 창출하겠다며‘거점고 육성 운영 계획(2010.12.30)’및 ‘거점고 육성 추진 계획(2011.9.26)’을 세우고 금년 1월에 ‘거점고등학교 육성 추진단’을 전라남도교육청과 해당 시∙군 교육지원청에 조직하여 2014년 12월 말까지 ‘거점고등학교 육성 사업’을 완료한다고 밝히고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사립을 제외한 공립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목포∙순천∙광양을 제외한 농어촌 지역의 시∙군별 일반고 1개교, 특성화 1개를 거점고등학교로 지정하여 집중 육성(학년당 6학급 18학급 규모, 학생 수는 일반고 32명, 특성화고 26명)하고 나머지 고등학교는 폐교(학교 유지가 불가피한 경우 제외)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폐교에 따른 교육과학기술부의 행∙재정적 지원으로 거점고등학교에 교육 과정과 시설, 인력 운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화순 지역은 전라남도교육청과 화순교육지원청의 거점고등학교 육성 계획에 따라 화순의 4개 고등학교(능주고, 이양고, 전남기술과학고, 화순고) 중에서 사립학교인 능주고등학교는 거점고 육성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양고등학교를 폐교하여 이에 따른 행∙재정적 지원으로 화순고등학교와 전남기술과학고등학교를 거점고등학교로 육성한다고 발표하였다.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는 다양한 활동과 보도 자료(2012,2.2)를 통해 전라남도교육청과 화순교육지원청의 ‘공립고등학교 통폐합(거점고등학교 육성)’사업은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교육과 농어촌의 문제점(지나친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 학벌 중심의 사회,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 심화,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육∙문화∙경제 격차 등)을 본질적으로 접근∙해결하려는 고뇌 없이 현실적 상황 논리에서만 나온 교육적 철학 부재로 평가했다. 또한 그 현실적 당위성을 일정 부분 인정하더라도 학생∙학부모∙교사 및 지역 주민의 폭넓은 의견 수렴 부족과 각 시∙군별로 상이한 특성과 편차도 고려하지 않은 채 신뢰할 수 없는 자료들을 제시하며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더 나아가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는‘거점고등학교 육성’사업을 교육 경제 논리와 효율성만을 강조하는‘공립고등학교 통폐합’사업으로 규정하고 전면 재검토 또는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거점고의 적정한 학급 규모를 18학급(학년당 6학급)으로 정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 32명 기준을 2020년까지 그대로 적용시켜 학급 수 감소에 따른 통폐합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과거 농어촌 고교에 대한 수업의 질과 학생 생활 지원을 높이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8명까지 줄였던 경험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의 최하위 수준(평균 25명 정도)으로 볼 때 학급당 학생 수를 점차 줄여가는 정책 속에서 학급 수를 계산해 가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고 본다.
둘째, 거점고등학교 육성에 대한 진정성을 갖는다면 잘못된 통폐합의 대가로 얻어지는 행∙재정적 지원으로 역차별적인 거점고를 육성할 것이 아니라, MB 정권으로부터 당당히 농어촌 교육을 살리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얻어내어 존속 가치가 있는 농어촌 고등학교는 공∙사립 구분 없이 실질적인 거점고등학교로 육성하면서 전반적인 농어촌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이 타당할 것이다.
셋째, 공립고등학교 통폐합 사업이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학생 모집이 거의 되지 않은 농어촌 고등학교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측면은 일부 공감하지만 이는 국가적인 문제이고, 지역 교육과 농어촌 공동체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학생∙학부모∙교사 및 지역 주민의 의견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 이를 소홀히 하고 이양고가 화순고로 통폐합되는 대가로 주어진 화려한 인센티브만을 제시하고 있어 정작 소외된 농어촌 지역 교육의 근본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진지한 태도가 아님으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넷째, 화순교육지원청의 거점고 육성을 위한 참고자료의 향후 화순 관내 중학교 졸업생(2012-821명, 2013-813명,2014-746명, 2015-765명, 2016-778명) 대비 고등학교 입학(능주고등학교는 타지역 출신 학생이 35% 정도 입학) 추이만을 보더라도 2016년까지 학생 수 감소가 작으며, 화순은 광주 인근에 위치하여 외부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어 인구 감소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디고 향후 지역 개발에 따른 추가적인 인구 유입 등의 변수가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사항을 잘 반영하지 않은 채 이양고등학교(현재 6학급)를 2013년에 폐교시키고 화순고등학교(현재 27학급)로 통합시켜 18학급 규모의 적정 학교로 육성한다는 계획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위와 같은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얄팍한 인센티브로 지역 내 민심을 현혹하여 졸속적으로 공립고등학교 통폐합(거점고등학교 육성)을 추진하는 것은 학생∙학부모∙교사 및 지역 주민의 뜻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다. 또한 획일적이고 잘못된 기준으로 앞장서 한 학교를 없애겠다는 것은 관료적 성과주의에 집착한 무모하고 위험한 시도라고 본다.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는 뒤 늦게나마 전라남도교육청이 공립고등학교 통폐합(거점고등학교 육성)사업이 갖는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인식하고 화순 지역을 공립고등학교 통폐합 추진 잠정 보류 대상 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매우 미흡하지만 당연한 조치로 보며, 전라남도교육청과 화순교육지원청의 반성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방자치단체와 더불어 도시와 농∙산∙어촌 간의 교육∙경제∙문화적 격차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농∙산∙어촌 교육을 살리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교육의 실질적 평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
2. 전라남도교육청과 화순교육지원청은 전남과 화순 교육 정책의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교사 및 지역 주민의 폭넓은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할 것과 화순읍 지역의 초∙중∙고 거대 학교, 과밀 학급 해소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3. 전라남도교육청과 화순교육지원청은 농어촌 교육 환경이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와 지역적 여건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졸속적으로 추진했던 공립고등학교 통폐합(거점고 육성) 사업을 잠정 보류가 아닌 전면 재검토 또는 중단시킬 것을 요구한다.
2012년 4월 2일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