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확대 축소 탈북과정에서 가족을 상실한 슬픔과 남한에 정착해 느낀 경험들을 어린 시각으로 풀어낸 동시집이 발간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고 있어 우리 사회에 통일의 중요성을 재정립하게 한다.
▲새꿈터 아이들의 생태수업 모습.ⓒ데일리굿뉴스
소망을 노래하는 아이들…"함께하면 따뜻해져요"
"오늘은 헤어진 가족 만나는 날 옛날 사진 챙기고 예쁜 옷도 입고/ 차를 타고 도착하니 빨리 보고 싶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계속 기다리네/ 북한에서 온 나의 헤어진 가족 만나니 눈물 똑똑 또르르르 흘러내리세/ 나의 가족이여 다시 만나세 빨리 통일 되어 만나세 그럼 안녕...또르륵..."(송지현<눈물 바다>)
"통일이 되면 큰 이모도 만나고 형아도 만난다/전쟁이 또 나면 안 된다 그럼 만나고 싶은 가족을 못 만난다/ 통일이 되면 만나서 즐겁고 재밌게 놀아요/보고싶은 사람 만나고 많은 사람도 만난다"(김민성<우리나라 통일>)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 부설 지역아동센터인 새꿈터는 '하하호호'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오후 4시 30분 경 센터의 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은 제일 먼저 선생님의 손을 잡고 기도로 온전히 하나님과 함께했다.
탈북민 가족 자녀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보금자리인 '새꿈터'는 최근 센터 아동 20명이 쓴 시를 엮은 동시집 '소망의 노래'를 발간했다.
동시집은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정서적 치유 과정을 거치며 떠오른 것들을 기록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아이들이 느꼈을 정서적 고충은 물론 동심의 순수한 시각까지 시 한편마다 알알이 박혀 큰 감동을 준다.
생태학습과 자연관찰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오롯이 담아낸 시들에서 아이들의 고민, 슬픔 그리고 희망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아이들을 가르쳐온 김선희 교사는 "탈북과정을 거친 아이들이기에 마음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고 소통을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안정감을 갖게 하는 일환으로 자연을 매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이때 나오는 말들은 그냥 흘러 보내기 아쉬울 정도로 너무나 예쁜 말들이 많고 아이들이 표현한 것들을 세상에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동시집을 출판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동시를 쓰면서 실제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자기 표현에 서툰 아이들이 되려 표현력이 풍부해지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한층 커졌다. 자신밖에 알지 못했던 아이는 타인을 배려하며 소통하는 능력을 터득했다.
김 교사는 "센터의 아이들 중 대부분은 탈북하는 과정에서 부모를 잃은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기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걸리고 경계심도 많다"면서 "하지만 상처 이면에는 티끌 없는 순수함을 지니고 있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스폰지처럼 흡수한다. 그만큼 받아들이는 폭이나 변화되는 지점이 많아 정서적으로 빠른 변화를 보인다"고 말했다.
24명의 천사같은 아이들이 함께하는 새꿈터. 새꿈터는 앞으로도 상담을 비롯한 정서프로그램에 주력하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계획이다.
새꿈터 안혜란 원장은 "그동안 4년이란 세월을 함께 하며 아이들의 다양한 사연을 접했고,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출판할 계획도 있다"면서 "아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세상에 따뜻한 시선을 부여하길 노력함과 동시에 아이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길 힘쓰겠다"고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