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가 노동, 노동조합, 교육에 끼친 영향과 교사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1)
1. 교실에서 보이는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
잡코리아에서 2020년 성인남녀 4,091명을 대상으로 ‘성인남녀 꿈꾸는 직업’을 조사하였더니 1위가 창업 성공자 32.8%, 2위가 27.3%가 건물주를 꿈꾼다고 답하였다.기사를 본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설문조사 응답자의 희망 직업 1위가 건물주가 아니라는 결과에 놀라워하였다. 노동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데 아직 꿈을 찾으려는 도전적인 사람이 있으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댓글도 추천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본 설문 결과를 바꿔보자면, 대한민국 성인남녀 10명 중 3명은 사장님이 되고 싶어하고, 다른 3명은 노동 없는 부를 추구한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사장님 아니면 자본가를 꿈꾼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돈은 최고의 가치로 숭상받고, ‘불로소득’은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많은 수의 학생들이 ‘건물주’ 또는 ‘부자’아니면 ‘평범한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학생생활기록부 작성 지침상 진로 희망란에 ‘건물주’나 ‘부자’ 또는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희망직업을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그건 기록이 안되니 뭐 다른 직업 원하는게 없냐’고 물어본다. 그럼 아이는 10초 정도 고민하다가 ‘음... 운동선수요!’라 말한다. ‘어떤 운동 선수가 되고 싶은데?’ ‘축구요’ ‘왜?’ ‘축구 좋아해서요.’ ‘여기 희망직업 : 축구선수,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되고싶다라고 적어주세요.’ 이것이 교육부에서 실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희망 직업 1순위로 운동선수가 나온 까닭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양한 진로 경험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고, 자신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명확히 알지도 못할뿐더러, 아이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자신의 욕구이기보다는 사회와 어른들이 주입 시킨 희망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진로 조사는 의미가 없다. 의미 있는 지점은 바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였다.
“얘들아, 내가 너무~ 정말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크리에이터는 월급이 200만원이고 환경미화원은 월급이 400만원이래. 둘 중에 하나의 직업만 선택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직업 할래요?” 라고 물어보니 총 인원 26명의 반 아이들 중에 24명이 월급을 더 받는 직업을 선택한다고 손을 들었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왜? 꿈을 포기하는건가요?” 그러니 아이들은 대답했다.
“아~ 당연히 돈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은 깔깔깔 웃었다.
간디는 ‘나라를 망치는 7가지 사회악’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① 원칙 없는 정치 ② 노동 없는 부 ③ 양심 없는 쾌락 ④ 인격 없는 교육 ⑤ 도덕 없는 경제 ⑥ 인간성 없는 과학 ⑦ 희생 없는 신앙
우리 아이들이 꾸는 꿈이, 어른들이 추구하는 희망이 나라는 망치는 사회악이라는 데에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교육의 탓만 할 수는 없으며 사회의 단면이 교실로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가정과 학생의 측면을 넘어서 우리 사회 전반에서의 노동자의 위치에 대해 고찰해 보아야 한다. 이를 IMF 구제 금융 이후, 사회의 급격한 기업형 신자유주의화가 전개된 시기에서부터 분석한다. 또한 지속적인 신자유주의적인 교육이 ‘반 신자유주의’를 희망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며, 마지막으로 교사 노동 연맹의 운동 방향과 방식을 분석하여 전교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2. 대한민국의 신자유주의 도입과 노동·교육에의 영향
자본주의는 태생 자체에 ‘빈부격차’와 ‘인간소외’의 문제를 내재하고 있기때문에 자본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약자 보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산권의 몰락으로 인하여 체제 경쟁의 부담이 사라진 미국 패권의 ‘자본주의’는 최소한의 규제만을 허락하는 ‘신자유주의’를 낳아 세계 곳곳을 시장화하였다.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이래 세계를 휩쓸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국가 경제 위기 극복과 국가 성장을 표면에 내걸며 신자유주의 정책을 전 사회에 도입한다.
국가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안정적 일자리가 계약직·비정규직 일자리로 교체되었으며, 국민의 삶의 질을 보장했던 공공재들이 민영화·사유화되어 국민들의 생활이 자본에 의해 관리 되었다. 사회 전체적으로 퇴직자 증가, 기간제·계약제 노동자 증가, 빈부격차 확대, 중산층 몰락과 같은 사회 양극화가 발생하였으며, 국민들에게 보장되는 공공적 삶의 질이 눈에 띄게 저하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