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박순백컬럼 "리뷰/시승기" 란에 올려놓으신 배준호님의 리뷰를 그대로 옮긴 것 입니다. 상세한 사용기에 대한 리뷰를 작성해 주신 배준호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2011년 11월 중순, 서서히 다가오는 스키장 오픈을 앞두고 실내스키장에서 처음 스킹을 해 보았습니다.
특히나 독일의 장인정신과 그 기술력의 자존심이 빛나는 뵐클 스키를 테스트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명품을 만난 호기심과 감동에 실내스키장에서의 첫스킹이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시승한 스키는 10/11시즌 Racetiger SC PSi 모델이었지만 11/12시즌 모델과 그래픽만 차이가 있을 뿐 동일한 성능과 스펙을 가진 모델이기에 Daum까페의 "뵐클스키 매니아클럽" 의 자료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올립니다.
회전용 스키는 보통 가볍고 소프트한 특성을 가져 순발력 있게 짧은 호의 턴을 구사하기 용이하게 하고, 반면 대회전 스키는 하이스피드에서 큰 하중을 제대로 받아주기 위해 무겁고 딱딱하여 하드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 스키어의 상식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이 고정관념을 깨고 사이드컷이 회전성에 용이하여 순발력 있고 경쾌한 소회전계열의 턴을 구사하기 좋은 SC 는 그 회전계열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소프트하지 않은 탄성, 즉 하드하지만 놀랍도록 가볍다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밝은 옐로우 프린팅의 SC를 소개받고 손에 들었을 때 "어? 딱딱한데 왜 이렇게 가볍지?" 하는 독백이 나왔습니다.
바꿔 말해 "가벼운데 낭창낭창하지 않다? " 는 것입니다. 과연 어떤 느낌일까라는 호기심으로 SC를 신고 기초 자세와 푸르그 턴으로 첫 느낌을 받은 건 단연코 정직할 정도의 안정성이었습니다.
스킹 당일 실내스키장의 설질은 슬러쉬한 범프 그 자체의 악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는 평지를 걷는 것처럼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시켜 줍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일반인들 중 특히 레벨 시험에 응시하는 스키어가 SC를 사용했을 때 정확한 포지션과 흔들리지 않는 밸런스로 시험관에게 포인트를 보여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스키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떠한 설면에서건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아주어 흔들리지 않고 편안하게 원하는 방향의 컨트롤을 가능하게 하는 SC 의 특성, 정말 매력적 이었습니다.
그런데 SC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니 더 매력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PSI 라는 시스템입니다.
자동차로 치자면 기어변속기라고나 할까요? 바로 그런 기능이 숨어 있었습니다.
PSI 는 Power Switch Individual을 가리킵니다. 말 그대로 스키어가 개개인 별로 자기의 실력과 상황에 맞추어 스키의 플랙스를 조정하는 시스템이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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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6일 - 두 번째 시승
시즌 첫 오픈을 한 대명에서 주말에 두 번째 스킹을 했습니다. 토요일은 사람이 많았고, 일요일은 습설 이었으나 제가 스키와 함께 하고자 하는 게 올 해 목표인데 그것을 해주네요.
월드컵 성향에 가까운 스키는 날 버리고 도망가고 그렇다고 마냥 부드러운 스키를 선택하자니 안정감에서 불리할 것 같아서 장비 선택에 많이 고민했습니다.
예전 카빙스키 초기에는 엣지 그립력만을 우선으로 스키를 선택했는데, 요즘의 카빙스키의 특징은 너무 잘 말려 올라가서 제 때 엣징을 풀어주기 시작하지 않으면 스키와 내가 따로 다닌답니다. 그래서 스키는 그립력이 우선이 아니고 그립력을 풀 때 편안하게 다음 턴으로 잘 풀리는가가 편안한 스키와 아닌 스키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선수용 스키가 아닌 이상, 그립력은 스키의 사이드컷이 주로 해주거든요.
스키는 각자의 위치에서 선택을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상급자라고 다 같은 상급자가 아니니까요. 모두에게 무조건 다이나믹하고 빠르게 달려야만 좋은 게 아니니까, 기선전도 상위권과 중위권, 특히 레벨2 응시생은 무조건 상급자용 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선택을 잘 하시기 바랍니다.
뵐클 레이스타이거SC .
저와 함께 다니며 턴 구간마다 불안함을 떨쳐준 스키임에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