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 The Picasso Museum in Barcelona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으로 연중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다. 고딕 지구 안에서도 중세 분위기가 가장 짙게 풍기는 귀족 저택들이 늘어선 몬카다 거리(Calle de Montcada)의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미술관 건물 자체도 볼만하다. 14세기에 건축된 고딕 양식의 귀족 저택 여러 채를 개조한 미술관으로 3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관은 1963년 그의 오랜 친구 하이메 샤바르테스가 기증한 피카소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개관했다. 1968년 샤바르테스가 죽으면서 기증한 작품과 피카소가 소장한 초기 작품을 기증하면서 미술관이 확장되었다.
1층에서는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피카소 관련 상품을 파는 아트숍과 목판화, 석판화, 데생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2층에는 유명 작품들이, 3층에는 피카소의 유년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획 전시실에서는 연중 색다른 기획전이 열리기도 한다.
피카소는 말라가에서 태어나 미술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1895년 13세에 바르셀로나로 이사해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19세에 미술 공부를 위해 마드리드, 파리를 거쳐 1904년 23세에 파리에 정착했다.
이곳 미술관은 피카소의 소년기, 청년기, 말년에 그렸던 스케치와 습작, 판화, 도자기 등이 가장 많이 전시되어 볼거리가 풍성할 뿐 아니라 천재 화가 피카소의 작품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15~16세기에 그렸던 초기 작품들에서는 그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10대에 제작한 <과학과 자비(Ciencia i Caritat)>(8번 전시실), <아를레킨(Harlequin)>(12번 전시실), <첫 영성체(La Primera Comunion)>(7번 전시실),
말년에는 <비둘기(Los Pinchones)>(17번 전시실), <시녀들(Las Meninas)>(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영감을 얻어 그린 동명의 연작, 15번 전시실) 등이 유명하다.
<시녀들>의 원작은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 있으니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2, 호안 미로 미술관, Joan Miro Foundation
바르셀로나 남서쪽의 몬주익 언덕(일명 마술의 산)은 나지막하지만 가파른 절벽에 위치해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이 언덕 위에는 평생 동안 카탈루냐인으로 살았던 예술가, 호안 미로가 1975년 사재를 털어 세운 미술관이 자리한다.
‘카탈루냐가 낳은 천재 예술가’이자 ‘동심을 간직한 예술가’라고 칭송받는 미로(1893~1983)는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조각가, 도예가이며 바르셀로나의 예술혼을 구현시킨 작가이다.
공항 벽화에서 람블라스 거리의 모자이크 보행로에 이르기까지 바르셀로나 시대 어디에서나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로는 바르셀로나에서 시계 직공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강요로 장사를 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화가의 길로 나선다.
1920년 파리에 도착한 미로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아 단순함과 강렬함의 거장으로 거듭난다. 피카소와 달리 미로는 이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카탈루냐인들은 그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존경한다.
미로의 철저한 카탈루냐인 정신은 친구였던 건축가 조세프 루이스 세르트에게 의뢰해 설계한 카탈루냐 고딕 양식의 건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건물 외형은 현대적 조형미를 추구하고 외벽은 흰색으로 마감했다. 내부는 천장을 원호로 설계해서 자연채광이 굴절되지 않아 밝고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미술관에는 미로가 기증한 그림 200점, 조각과 태피스트리 150점, 스케치 5000점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미로의 작품을 응용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다.
미로의 작품은 카탈루냐의 정신이 내재되어 향토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젊은 소녀의 초상화>, <아침 별>, <바르셀로나>, <밤의 여인>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미로가 이 미술관을 세운 목적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보다 젊은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실험 장소로 차세대 예술가를 육성하는 데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기획 전시 공간이 충실하며 젊은이들의 개인 전시회, 현대미술전, 건축전 등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미술관 입구에는 수많은 그의 오브제(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작품에 쓴 일상생활 용품이나 자연물)가 늘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