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초대(한복 입은 성모자상, 정약용의 십자가, 안중근의 유묵)

[학익동]

바티칸이 초대했다. 한복 입은 성모자상(像), 정약용의 십자가, 안중근의 유묵

한천주교 230년 특별전

교구로 첫 지정된 9월9일 개막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 와 '최후의 심판' 그리고 '피에타' 가 세계인의 발을  부르는 로마 바티칸에 정약용의 '목민심서' 와  그의 무덤에서 출토된  작은 십자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  "敬天" 이 전시된다. 9월9일부터 11월 17일까지 바티칸 박물관에서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천주교회230년 그리고 서울' 을 주제로 한국 천주교 유물 특별 기획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가 열리는  '브라치오 디 카를로 마뇨' 홀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을 정면으로 봤을 때 왼편 회랑쪽이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연간 600만명이 방문하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한국 천주교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 이라며 '전시장 위치도 일반 방문객 입장에선 박물관 보다 접근이 쉽다"고 말했다.

전시될 유물은 200여점.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탄생한 한국 천주교 230년사를  관통한다. 박해시기에 관한 기록은  '기해(己亥)병오(丙午)치명(致命)증언록'이 대표적. 기해(1839년),병오(1845) 박해 때 순교한 16명의 이야기를 8명이 증언한  내용으로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이다.

실학자들이 남긴 '을병연행록(홍대용), '북학의'(박제가)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그의 무덤에서 나온  가로 4.4cm, 세로 9.9cm 십자가가 전시된다. 또 다산의 형이자초기 천주교 지도자였던 정약종이 주요교리를  서술한  '주교요지'(1800)도 선 보인다. '敬天'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에 일본인 간수에게 써준 글씨로 천주교 신자로서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세례명 도마(토마스)였던 안중근 의사가 순국(1910년) 전 뤼순 감옥에서 신앙을 담아 쓴 것으로 알려진 유묵

그 외에도 1954년 한국화가 월전 장우성이 그린 회화 '성모자상'은 한복을 입은 성모자상을 보여 준다. 전시회 개막일인 9월9일은  한국천주교역사에선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1831년 9월9일 당시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한국을 '조선 대목구(朝鮮 代牧區)'로 설정했기 때문. 자생적으로  생겨난 한국 천주교를 교황청이 인정하고 별도의 교구로 선포한 날이다.

                             <전시장>                                       <정약용의 십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