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파수곶감>
격조높고 화려한 반건시의 주홍 색상과 질감이 귀부인같다. 작품이라면 인간작이 아닌 신의 작품같다. 입안에 넣으면 그대로 시각이 미각으로 전환한다. 겉이 마르지 않고 시설이 피지 않아 안팎이 똑같이 촉촉하므로 오롯히 혀에 안기는 졸깃한 주홍의 식감이 천상의 맛을 안겨준다. 먹을 때의 편의성과 위생을 고려한 감꼭지 손잡이는 화려한 맛을 여는 고리가 된다. 자연예술 감보다 인간예술 곶감이 한 수 위다.
명칭 : 함안곶감(건시, 乾柿)
먹은날 : 2023.1.17.
1. 보물같은 곶감, 임금보다 더한 호사
아니나 다를까 파수 곶감 장인 이현도님의 대를 이은 아드님의 명작이란다. 조선 숙종조부터 진상해왔다는 파수 곶감이라지만 숙종도 장희빈도 이 정도 명작은 만나지 못했을 거 같다. 대대손손 이어지며 발전한 작품이 최고의 수준에 올라서지 않았나 한다.
한눈에 간파되는 안안팎 고른 육질이 그대로 잘깃한 식감으로 전이된다. 너무 달지 않은 미감은 식감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단맞은 너무 달지도 얄팍하지도 않게, 식감은 묽지도 단단하지도 않게 말랑말랑 촉촉하게 건조해내는 솜씨는 곶감 장인의 정성과 파수리 자연환경의 합작품이다. 너무 단 것을 겁내는 사람도, 이빨에 붙는 젤리의 끈끈함을 겁먹는 사람도 걱정없이 먹을 수 있다.
아름다운 곶감 꼭지는 가지째로 수확해서 만든다. 건조할 때도 곶감끼리 붙지 않고, 먹을 때도 손에 묻히지 않고 깔끔하고 편리하게 먹으라는 배려에서다. 꼭지는 편의성을 넘어 주홍의 곶감을 완성시키는 예술적 형상이 된다.
여항산 700미터 고지에 자리잡은 파수는 곶감 만들기에 최적의 날씨다. 전체적으로 선선하며 일교차가 크고, 맑은 햇살에 공기가 맑고 적당한 바람이 불며 안개가 드물다. 3일만 연속 비가 와도 색깔이 변해 상품을 만들지 못하므로 습도는 곶감 숙성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여항산 자락은 큰바람이 불지 않고, 남고북저의 지형에서 이는 자연바람이 감을 최상의 곶감으로 만들어준다. 파수곶감은 바람맞이를 위해 대부분 옥상 등 높은 곳에서 건조한다. 발효에 적절한 순창의 적절한 잘씨가 순창고추장을 만들어 내듯이, 건조에 적절한 파수의 날씨가 파수곶감을 만들어낸다.
날씨가 이처럼 곶감만들기 최적이라 다른 지역의 감도 가져도 말려 파수곶감을 만든다지만, 감나무 생장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파수감으로 만들어야 진짜 파수곶감이다. 파수리에는 230년 된 최고수령의 시조목 감나무가 있다. 함안곶감의 주품종인 함안수시이다. 여항산 자락 자갈땅은 배수가 잘 되어 수시감나무 성장의 좋은 조건이 된다.
수확은 다른 지역보다 조금 늦게 한다. 수확량은 줄어도 당도 높은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다. 파수곶감은 40일~50일 정도를 건조하여 만드므로 1월 중순에 최고의 자연건조 곶감맛을 볼 수 있다. 냉동해서 먹으면 1년 정도 크게 맛 차이 없이 곶감을 즐길 수 있다.
파수곶감은 국내를 넘어 단연 세계 최고의 곶감이다. 감이 이렇게 맛있고 많이 먹는 나라도 한국이고, 곶감을 이렇게 많이 먹는 나라도 한국이니, 한국은 감의 나라인데, 한국 최고면 세계 최고일 테니 말이다. 중국도 일본도 감을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다. 남불에 가서 감을 만났는데, 이름이 kaki였다. 일본 이름이 그대로 들어온 것이다. 곶감은 유럽에서 보지 못했다. 감은 kam이 아니라 kaki여서 억울했는데, 곶감이 알려진다면 당연히 koggam이 되어야 할 거 같다.
최고 곶감이 파수 곶감도 함께 알려져 국내가 아닌 세계로 무대를 넓혔으면 좋겠다. 그러나 파수곶감은 생산하기가 무섭게 대기하고 있는 예약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간다니 다른 나라로까지의 진출은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런 감을 국내에 앉아서 택배로 받아먹을 수 있다니 숙종 임금도 부러워할 것임이 분명하다. 장희빈이 즐겨 아들 경종에게 주었다는 곶감, 파수리 장인 덕분에 왕세자보다 더한 호사를 누린다.
2. 파수곶감 소개
해발 770미터 여항산 자락에서 45일간 산골바람을 맞으며 빚어진 함안 파수 곶감은 맑은 공기와 안개 없는 청정 자연지역에서 생산된다. 겨울 햇살과 찬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떫은 맛이 단맛으로, 단단한 감의 육질이 쫄깃하고 촉촉한 곶감의 육질로 바뀐다. 손에 잡기 좋게 꼭지 채로 말려 손에 묻히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말릴 때도 감과 감사이를 벌어지게 해서 부패를 방지한다.
지리산권의 '고종시'와 달리 '수시'감을 말려 만들어 오래 보관해도 굳지 않는다. 수시감은 씨가 적어 먹기 좋다. 끝모양은 뾰족하고 봉긋하며 대봉감보다 작다. 씨가 적고 당도가 높은 파수 곶감은 겨울철 별미였고, 조선 숙종조부터의 궁중 진상품이었다.
파수 곶감은 생산량이 적어서도 귀하다. 한 해 천700여 톤, 전국 생산량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는 470여농가에서 1,700여톤 정도를 생산한다. 상강이 지나 10월 하순부터 11월말까지 수확하여 깎아 말린다.
올해 함안곶감축제는 2023.1.6.~1.9.에 이루어졌다.
곶감의 가격은 30개들이가 3만원에서 명품으로 분류되는 최상품은 10만원을 웃돈다.
* 고종시(高種柹) 건시(乾柿) 곶감 : 알이 다소 작지만 껍질이 얇고 씨가 거의 없으며 당도가 월등히 높으면서 육질이 연한 감이다. 산청ㆍ함양ㆍ하동 등지에서 생산되는 지리산 곶감은 모두 이 고종시로 만들어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연암집(燕巖集)
* 곶감[乾柿] 90첩 경상도에 40첩, 전라도에 30첩이 분정되었다.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 : 경상도에서 전라도보다 더 많이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3) 곶감
곶감은 명절이나 제사 때 쓰는 과일의 하나이다.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건시(乾枾)’라고도 한다. 감은 ≪향약구급방≫에 기록되어 있어 고려시대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감를 말린 곶감은 문헌에 보이지 않고 있다.
곶감은 조선시대에 많이 애용된 듯하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1682년(숙종 8) 중국에 보낸 예물목록 중에 보인다. 19세기 초의 문헌 ≪주영편 晝永編≫에는 종묘제사 때 바치던 계절식료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규합총서≫·≪진연의궤≫·≪진찬의궤≫ 등에도 기록이 있다. .
감에는 껍질이 두꺼운 것과 얇은 것이 있다. 곶감용으로는 껍질이 얇고 육질이 치밀하며 당분이 많은 봉옥(峰屋)·미농(美濃) 등의 품종이 좋다. 그리고 완숙하기 전에 채취한 떫은 감이 좋다. ≪도문대작≫에서는 지리산의 오시(烏枾)가 곶감 만드는 데 좋다고 하였다.
곶감 만드는 법은 ≪규합총서≫에 의하면, 8월에 잘 익은 단단한 수시(水枾; 물감)를 택하여 껍질을 벗기고 꼭지를 떼어 큰 목판에 펴놓아 비를 맞지 않도록 말린다. 위가 검어지고 물기가 없어지면 뒤집어놓고, 마르면 또 뒤집어 말린다고 하였다.
다 말라서 납작해지면 모양을 잘 만들어 물기 없는 큰 항아리에 켜켜로 넣는다. 감껍질을 같이 말려 켜켜로 격지를 두고 위를 덮는다. 그런 다음에 좋은 짚으로 덮어 봉하여 두었다가 시설(枾雪 : 곶감거죽에 돋은 흰가루)이 앉은 뒤에 꺼내면 맛이 더욱 좋다고 한다.
대규모의 곶감 제조에 있어서는 유황훈증(硫黃燻蒸 : 유황 연기를 쐬어서 찜.)을 하여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것은 껍질을 벗긴 감을 유황으로 30∼40분간 훈증하여 햇볕을 잘 쬔다. 그리고 통풍이 잘 되는 건조장으로 옮겨서 30∼38℃에서 4∼5일간 건조시키는 방법이다.
감이 황갈색으로 되고 외피가 굳어지기 시작하면 과육을 손으로 문질러 연하게 하고 씨를 빼낸 다음에 구멍을 합쳐서 건시모양을 만든다. 3주일이 지나서 곶감의 무게가 생감 무게의 75% 정도 되고, 손가락으로 누르면 과육이 들어갔다가 곧 원상으로 돌아올 정도가 되면 거두어들인다.
상자에 잘 말린 짚을 켜켜로 깔고 곶감을 담아 시원한 곳에 두어 곶감의 표면에 흰 당분가루가 덮이도록 한다. 감의 껍질을 벗길 때는 쇠로 만든 칼을 사용하면 감에 함유되어 있는 탄닌과 반응하여 빛깔이 변하므로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감은 무게에 비하여 건조면이 좁으므로 갑자기 말리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너무 건조시키면 과육이 굳어지고 건조가 부족하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매우 조심하여야 한다. 곶감의 조성분은 수분 32%, 단백질 6.3%, 지방 0.44%, 탄수화물 44.8%, 섬유질 15%, 회분 1.99%로 되어 있다.
곶감은 그대로 먹기도 하고, 곶감에 호두를 싸서 곶감쌈을 만들기도 한다. 실백을 박아 숙실과(한과를 말함)이나 생실과(생과일)에 곁들여 놓기도 할 뿐 아니라, 수정과의 주원료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손님 접대용과 노인이나 어린아이의 간식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전재)
2023.2.7. 냉동실 보관 이후 해동 촬영
맛이나 식감은 큰 차이 없다. 오히려 표현이 더 촉촉해진 것이 입맛을 돋군다.
2023.3.13.
#함안파수곶감 #곶감진상품 #여항산곶감 #파수날씨 #파수곶감 #궁궐진상품곶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