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둠의 장막이..]
6시 반, 불과 열흘 전만하더라도 아침 산책에 나서던 시각.
그러나 밖은 아직도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기온은 섭씨 4도.
겨울이 다가오면서 나의 기동도 많이 많이 늦어졌다.
아직 사위가 고요하다.
일찍 출근하는 이, 어쩜 아직도 골프장으로 향하는 이
드문 드문 자동차가 단지를 빠져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어제는 둘째 며느리 묘윤이 왔다.
한 달의 휴가를 받아 멀리 아프리카에서 한국을 찾은 며느리
그가 찾아오고 오늘은 큰 며느리가 점심을 호스트한다.
큰 며느리 수련은 요즘 교회 일로 바쁘다.
분당우리교회에서 교구장을 맡았기 때문인데
섬기는 순 (cell) 이 스무 개에 가깝다.
하나님 일에 매진하는 수련이 동서를 위해 오늘
집에서 점심을 차린다.
차로 불과 15 분의 거리, 판교에서 오늘 가족 점심을 갖는다.
워싱턴의 본부를 떠나 멀리 아프리카 말라위에 파견된
남편 주경을 따라 묘윤이 검은 대륙에 둥지를 옮긴지 1 년 2개월이다.
남편을 돕고 안살림을 살핀다.
관사에서 종사하는 현지 사람이 일곱 명이다.
그들을 가족 같이 돌본다.
늘 본부를 비롯해서 방문하는 손님들을 맞아야 한다.
작은 교포 교회를 섬기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50 명 미만의 작은 동포 교회,
그들이 아들 내외가 말라위에 둥지를 튼 후
언젠가서 부터 주일이면 넓은 관사에서 주일 예배를 드린다.
사랑은 안에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밖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현지 사람을 위해 봉사한다.
물이 부족해서 늘 목말라하는 그들에게 우물도 파 준다.
두 아이들을 떼어놓고 멀리 아프리카에서 그들은 그런 삶을 산다.
그 묘윤이 모국 휴가로 한국에 오고 지금은 시부모가 사는 수지를 방문한 것이다.
모국에 오면 건강을 체크하는 게 중요한 일정 가운데 하나다.
유방암 검사에서 아무 티도 발견하지 못했다.
하나님의 은혜로다
간수치가 좀 아상하다고 정밀검사를 받고 아무 탈이 없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몸에 혹여 이상이 있을까, 걱정하던 모든 걸 다 떨어버리고
다시 검은 대륙, 내게는 너무나 생소한 나라 말라위로 돌아간다.
그들이 삶의 뜻을 찾고 큰 열매를 거두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제 저녁은 며느리와 근처 식당에서 추어탕을 먹었다.
꼭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걸어서 다다른 첫번 식당이
추어탕과 순대국 식당이었다.
좋은 가정을 이루는데 좋은 며느리가 아주 소중한 요소임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