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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구 맛집 대구 [대구맛집] 추천 동성로 중앙로역 2.28중앙공원 근처 <상주식당> 추어탕, 대구 경북 대표음식 배추추어탕, 남원추어탕과의 차이
연경 추천 0 조회 1,814 20.10.15 01:25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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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0.10.18 10:15

    첫댓글 배추된장국처럼 보입니다. 날씨가 쌀쌀할 때 뜨끈뜨끈한 배춧국에 고봉으로 담은 이밥 한 그릇이면 그만이지요. 달짝지근한 김장배추와 구수한 된장이 어우러진 배춧국에 밥을 말아 흡입하듯 들이키다 보면 어느새 배가 불룩해집니다. 그 자리에 김장김치나 깍두기가 빠지면 안되고요.

    제가 어렸을 땐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먹은 기억이 없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 음식점도 많지 않았고, 음식을 사먹는다는 개념도 없었지요. 음식점이라고 해봐야 시장 골목에 자리잡은 순대국집이나 해장국집, 시내 중심가에나 있는 불고기집, 주로 주택가에 들어앉은 막국수집, 길거리에 위치한 중국집 정도가 눈에 띄는 식당이었지요. 고등학생 정도 되었을 때, 그러니까 1970년대나 되어 어쩌다 음식점에 들렸던 것 같은데, 그때 들어간 곳은 중국집 아니면 막국수집이 전부였습니다.

    지금 당진에 와있습니다. 급히 나갈 일이 있어 나중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1)

  • 20.10.18 10:25

    제가 어렸을 때 집에서 해먹은 추어탕은 요즘 식당에서 파는 추어탕이 아니고, 미꾸라지고추장국이었습니다. 도랑에서 잡아온 미꾸라지를 해감시킨 후, 뻣뻣해진 미꾸라지를 한 마리씩 밀가루를 묻혀가며 펄펄 끓는 고추장국에 집어넣는 게 전부였지요. 고추장국엔 별다른 양념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푹 끓은 미꾸라지탕은 냄새나 맛이 매콤한 수제비고추장국과 비슷해, 수제비고추장미꾸라지국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미꾸라지국 한 사발에 밥 한 사발을 말아 입에 떠넣기 시작하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 노자는 道를 황홀하다 했는데, 저는 뱃속이 홀황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추어탕집이 여기저기 생겨났고, 미꾸라지국 맛이 그리워 들른 추어탕집은 실망만 안겨줬지요. 어렸을 적 혀와 코와 오장육부에 새겨진 미꾸라지고추장수제비국을 한 번 더 먹어볼 수 있을까? (2)

    부기: 콘라트 로렌츠가 발견한 刻印(인상 찍히기)이 사람 입맛에도 적용되는지 모릅니다. 어렸을 적 어떤 계기에 의해 경험한 입맛을 평생 간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내달 포항에 내려갈 일이 있는데, 올라올 때 상주식당을 찾아갈 생각입니다.

  • 20.10.18 23:00

    상주식당은 대구 유명한 노포인데 이름만 들어본 적이 있고 가본적은 없어요. 추어탕을 맛집을 찾아다니지는 않아도 좋아해서 성서 계명대 뒤에 있는 유여사 추어탕을 가는데 젬피를 아주많이 뿌려 먹어요. 근데 초피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젬피라는걸 이 글을 보고 알았어요. 맛은 있겠지만 추어탕 만원이면 좀 비싼 것 같기도 합니다.

  • 작성자 20.10.24 22:59

    젬피는 다양하게 불립니다. 젠피라고도 하지요. 전라도에서는 젠피, 경상도에서는 산초라 많이 부릅니다. 공식적으로는 '초피'라고 합니다. 모두 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지만 언중이 사용하는 어휘로 젬피는 젠피, 제피, 조피 등까지 다양하게 쓰입니다. 젠피와 산초는 비슷한 나무인데 다른 품종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이전 사전 어휘 작업을 하면서 몇 개의 식물 어휘를 추적한 적이 있었는데, 종국에 가서는 갈래를 타지 못하겠더라고요. 분류 지점에서 매우 혼동되어 쓰이므로, 식물학적 지식이 없으면 도저히 구분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식물학자와 함께 어휘 분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젠피도 그런 류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초피, 산초, 젠피 등이 모두 사용되고 발음이 비슷한 젬피, 제피, 지피, 조피 등등이 모두 쓰입니다. 편하게 쓰시면 될 거 같습니다.

  • 작성자 20.10.24 23:06

    아직 원주 추어탕을 못 먹어봤는데, 아마 거기에는 수제비가 들어가는 거 같습니다. 수제비가 들어가면 거의 어죽 수준인데, 그렇게 먹는 것이 강원도식이 아닌가 합니다. 밥을 따로 먹을 필요없이 추어탕 한 그릇이면 한끼가 온전히 해결되는 것이지요. 제가 어릴 때는 미꾸라지는 침 흘리는 아이들에게 꼭 해먹였습니다. 식약동원의 대표적 식재료가 미꾸라지인 셈이지요. 추어탕 한 그릇이면 밥도, 약도 다 해결되는 건강식이었던 것인데, 논에 농약을 하면서 쉽게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사라져 여기저기 양식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일설에는 시중 유통의 80% 정도가 중국산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맛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집은 다행히 식재료에 대한 신뢰도는 확실한 집이니 드실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강원도식과는 완전히 다르니 새로운 음식문화 수용이라고 생각하고 드십시오. 그래도 추어탕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거니, 어릴 때 만들어진 음식 스펙트럼 안에 있습니다. 추억도 영양도 모두 잡는 음식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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