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 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2019.4.8|264쪽|14,800원|경제|16세부터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명화로 경제 개념과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고흐의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란 그림으로 수요와 공급의 변동 과정을 설명한다. 이 그림은 고흐가 죽은 후 가격이 크게 뛴다. 고흐가 명성을 얻고 작품들이 높게 평가 받으면서 선호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터너의 ‘전함 테메르호의 마지막 항해’는 어마어마하게 큰 함선 테메레르호가 불을 내뿜는 작은 증기선에 끌려가는 그림이다. 증기 기관의 발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 혁명을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 소득 불평등과 빈부 격차 같은 사회 문제도 놓치지 않는다. 콜비츠가 그린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로 물가가 엄청나게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다룬다. 또한 청소년들이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상황과 관련지어 경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방탄소년단과 4차 산업 혁명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초연결’로 전 세계 사람들이 소통한다는 이야기도 나눈다. 다 읽고 나면 그림과 함께 경제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최정휘)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 파리로 슈테판 마르틴 마이어 글|토어발트 슈팡겐베르크 그림|류동수 옮김 찰리북|2019.4.10|81쪽|15,000원|사회|12~13세
오스만제국의 콘스탄티노플에 사는 시난은 파리에서 열리는 만국 박람회를 보기 위해 상인인 아빠와 함께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주방 보조인 피에르를 만나 사업가와 열차장이 되고 싶은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남작 부인의 회중시계가 없어지고 의심을 받게 된 피에르와 함께 열차가 파리에 도착하기 전까지 시계의 행방을 찾아 사건을 해결한다. 1890년대 최고의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이용했던 실존 인물들을 이야기 속에 매끄럽게 등장시켰으며 노동자와 자본가의 계급 사회 모습도 소년들과 인물들의 갈등 속에 잘 드러나게 쓰여있다. 열차의 경로와 종류, 증기 기관 내부, 19세기 유럽 역사와 국가 간의 문제, 나라마다 다른 화폐, 표준시 등의 설명이 있다. 연필과 수채화로 유럽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만화로 이야기를 풀어내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그림책, 만화책, 지식책, 모험 소설 등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진 도서이다. (황선숙)
갈라파 행성에서 만난 살아나마스의 진화 조너선 에밋 글|엘리스 돌런 그림|안민희 옮김 한울림어린이|2019.4.3|32쪽|13,000원|자연의 세계|8~9세
생물들이 아주 빨리 진화하는 갈라파 행성에는 핑크색 쭉쭉촉촉나무, 천적이 나타나면 뿌리를 움직여 달아나는 허둥지둥 눈알 등 신기한 생물들로 가득하다. 이들 중에는 살아나마스 무리도 있다. 지금은 노랗고 털이 길고 목도 길지만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파랗고 털이 짧았던 살아나마스가 추운 시기를 거치며 털이 긴 것만 살아남는다. 이따금 노란 것들이 태어났는데 천적을 피하기에 유리해 노란 것들만 살아남는다. 먹이 환경이 변하자 이번엔 목이 긴 살아나마스가 살아남는다. 환경 변화에 살아남은 것들이 유전되어 지금의 살아나마스가 되었다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진화의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자연 선택, 돌연변이, 다양성 같은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들 개념을 그림책 속에 담아냈다. 진화의 속도가 빠른 갈라파 행성에 비해 지구의 진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놀랍고 신기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말한다. (홍숙경)
코끼리 제니 데스몬드 글, 그림|서지희 옮김 고래뱃속|2019.3.25|42쪽|14,000원|자연의 세계|10~11세
몸무게 7톤, 몸길이 730cm까지 자라는 아프리카사바나코끼리는 하이힐을 신은 사람의 발처럼 발가락으로 걷는다. 두툼한 발바닥은 10km 밖에서 나는 소리의 진동도 느낄 수 있다. 귀를 펄럭펄럭 감정을 표현하고 활짝 펼쳐 표범을 쫓고 더위도 식힌다. 상아 한 개의 무게가 45kg에 일곱살짜리 아이 두 명의 키를 합친 만큼 길다. 양쪽면에 펼쳐 그린 코는 실제 모습을 보는 듯 생동감 있고, 코끼리의 특성이나 생활 방식들을 표현한 그림은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양쪽 지면을 가득 채운 얼굴과 눈을 보는 순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상상되어 ‘쿵’ 하고 가슴이 내려앉는다. 코끼리는 다른 동물과 식물에게 특히 중요한 핵심종이다. 5천5백만 년 전 처음 등장해 300여 종이나 있었지만, 오늘날 아프리카코끼리는 취약종이고, 아시아코끼리는 멸종 위기종이다. 우리는 동물원에서조차 더 이상 코끼리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코끼리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 균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희)
3.1만세운동길 - 독립의 함성 따라 걸어 보는 김영숙 글|송진욱 그림 파란자전거|2019.3.1|168쪽|13,900원|역사|12~13세
1919년 2월 8일, 도쿄에서 조선인 유학생 600여 명은 '독립선언대회'를 열고 독립선언서와 결의문을 발표하였다. 60여 명의 유학생들이 체포되었지만, 다시 모여 한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만세 시위를 했다. 이것에 자극을 받아 조선에서는 33인의 민족 대표를 결성하였고 전국적인 만세 시위운동을 펴기로 결의했다.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 경기도,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까지 항일 운동이 퍼져나갔다. 그 계층도 다양하여 학생, 지식인, 종교인, 해녀, 기생, 주부에 이르렀다. 온 국민이 독립 만세 시위에 목숨을 걸고 앞장섰다. 격문을 붙이고 시위를 하고 일본 주재소를 공격하기도 하며 평화적으로 때론 물리적으로 항일 운동을 전개했다. 만세 시위가 일어난 장소를 따라가다 보면 그날의 만세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독립선언서가 인쇄된 전단지를 빼앗길 뻔하기도 하고, 독립운동을 하다가 발각되어 일제에 잡혀가 갖은 고문을 당하기도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만 하는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김혜원)
옥수수를 관찰하세요 크리스티아나 풀치넬리 글|알레그라 알리아르디 그림|김현주 옮김 책속물고기|2019.3.5|108쪽|11,000원|인물|12~13세
온종일 한 가지 만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현미경으로 옥수수의 염색체를 들여다 보는 것을 가장 즐거워했던 매클린톡은 이동성 유전자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성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인물이다. 매클린톡은 기존의 연구 방법과는 거리가 먼 자신만의 관찰 방법으로 유전학의 큰 발전을 가져온 인물임에도 당시 동료 과학자들은 그를 ‘정신 나간 비정상’으로 여길 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괴짜 여성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연구에만 집중했으며, 그 일을 즐기고 사랑했다. 그는 80세가 되어서도 새로운 발견을 위해 끊임없이 현미경 속의 옥수수를 들여다보았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요즘 우리들의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다. 우리는 TV를 보며 스마트폰을 만지고, 상대방과 마주 보고 대화를 하면서도 SNS 창을 닫지 못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만 뒤처져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매클린톡은 그러한 우리에게 한 가지 일에 몰입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크고 가치가 있는 일인지 깨닫게 해 준다. (박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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