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홈페이지에 어떤분이 올린 글입니다.
모두들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것 같아 이곳에 옮겨 봅니다.
----------------------------------------------------
NASA의 KENNEDY SPACE CENTER를 보고...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의 컴퓨터 관련 기업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국사람입니다.
얼마전 일관계로 Florida에 위치한 NASA의 KENNEDY SPACE CENTER에 갔다가 그 곳의 시설들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나서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신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KENNEDY SPACE CENTER는 한마디로 로켓의 발사만 담당하는 곳입니다. HOUSTON의 MCC (Mission Control Center)에서는 발사후부터 모든 임무를 제어하는 역할을하고요. Kennedy Space Center는 플로리다 주의 Orlando 공항에서 동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차를 타고 들어가면 됩니다. 그곳에는 현재 2기의 셔틀 발사대가 있는데 각각은 서로 5마일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현재 이곳 kennedy space center에서 사용하는 모든 시설들은 70년대 아폴로를 쏘아올일때 사용했던 장비들을 상당수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물들도 모두 낡았고 미국에 이런 구식 장비나 건물들이 아직도 있나 할정도로 낡은것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영화 Contact에서 보셨던 Kennedy Space Center의 발사 통제실은 실제로 아직도 사용되는 곳입니다. 그 건물은 매우 낡았고 VAB (Vehicle Assembly Building)과 붙어 있습니다. (이 VAB에서는 발사체들을 가져다가 조립하는 곳입니다. )
발사통제실은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발사를 주관하고 통제합니다. 매우 비좁고 장비들이 정말 위험할정도로 구식들입니다. 아직도 이런 골동품이 움직인다는 자체가 신기할 정도의 구식들입니다. 옆에 붙어 있는 VAB는 엄청나게 높은 빌딩입니다. 왜냐면 예전에 아폴로를 조립할때 지은건물이기 때문이죠. 현재 셔틀은 이 건물의 1/4도 안되는 높이입니다. 물론 셔틀도 여기서 조립을 합니다. 여기서 조립된 셔틀은 커다란 캐터필러가달린 차량으로 시속 1마일의 속도로 발사대까지 옮겨집니다. 그래서 이곳 VAB에서부터 발사대까지 이 수송차량이 움직일수 있는 자갈이 깔린 길이 나 있죠. 발사대는 약간 높은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마치 야구장의 투수가 서있는 곳처럼 약간 솟아오르게 만든 곳입니다.
KENNEDY SPACE CENTER는 한마디로 군부대 같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특히 실제 기술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BOEING이나 USA (UNITED SPACE ALLIANCE) 같은 용역 회사의 직원들입니다. KENNEDY SPACE CENTER에 있는 NASA 직원들은 사실 특별히 기술직들은 아니고 대부분 관리직입니다. 물론 발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주관합니다. 그러나 실제 필드에서 발사와 관련된 모든 기술적 업무는 BOEING이나 USA가 모두 맡아서 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혹시 NASA에서는 이들에게 작업을 할당하고 계획하는종합적 관리 업무를 한다는 것입니다.
KENNEDY SPACE CENTER 주변은 모두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라서 악어나 흑표범들이 아무때나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이곳의 바로 옆에는 미공군의 자체 발사대가 있습니다. 공군부대에서 사용하는 자체 발사대와 관제실이지요. NASA와 이 기관은 서로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합니다. 흔히 케이프케네베랄이라고 하는것은 이 공군 기지의 발사대를 의미합니다.
셔틀은 왕복선과 두개의 부스터 그리고 한개의 보조 연료통을 모두 합쳐놓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흔희 우리가 말하는 challenger 호 나 endeavour라고 부르는 비행기 모양의 왕복선은 orbiter라고 부릅니다. 즉 궤도선회기 라고 해야 되나요? 하여간 그렇게 부릅니다.
셔틀의 발사는 매우 까다롭게 진행이 되는데 실제 발사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야간에 발사를 하면 한참 떨어진 조지아 주에서도 그 모습이 보입니다.
플로리다에서 조지아 주까지는 자동차로 6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니까..대충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되실겁니다. 가끔 딱다구리 같은 새들이 보조 연료통을 나무로 착각을 하고 붙어서 쪼아대기 때문에 그것도 가끔은 골치거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캘리포이아나 앤드류스 기지 같은 곳에 착륙하지 않고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로 직접 착륙을 시도할때는 활주로에 악어들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어서 그것도 사람이 착륙 몇시간전에 총을 들고 나가서 모두 사살한답니다.
현재 이곳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는 셔틀 말고도 국제 우주 정거장을 조립하고 있는데 iss 라고 불리는 빌딩에 가면 그 조립품드이 테스팅 되는것을 볼수 있습니다. 우주로 올라가기 전에 지상에서 면밀히 테스트를 하는 것이죠.
각국에서 자체의 LAB을 제작하여 이 우주 정거장에다가 부착시킵니다. 마치 집짓기를 하듯이 기본 설계표준안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여 자신들의 유니트를 본체에다가 추가 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흔희 LAB이라고 부릅니다. 우주정거장 사진을 보면 콜라 깡통 처럼 생긴것들이 모여 있는것처럼 보이죠? 바로 그 하나의 콜라깡통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UNIT LAB입니다. 이 랩의 실제 원통 지름은 아마 2.5M정도 되보입니다. 내부에는 모두 실험장비들이 벽에 붙어 있고 가운데에 사람이 걸어다닐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이 통로는 한사람이 그저 넉넉히 지나다닐만한 정도의 폭입니다. 이 랩에서는 여러가지 실험을 하는데 그중에 하나를 보니까 어떤 식물을 배양하고 있었습니다. 식물 배양 랩같았습니다.
이 국제 우주정거장의 최대 주도국은 역시 미국이고 그다음은 러시아 입니다. 걸려 있는 깃발들을 보니까 한 10여개국 정도 되보였는데..그중에 일본도 있더군요. 그러나 한국의 깃발은 없었습니다.
NASA에서는 아폴로 시대이후, 그러니까 70년대 이후로 KENNEDY SPACE CENTER에서는 거의 새로운 직원을 뽑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거의 90% 가까운 KENNEDY SPACE CENTER의 NASA직원들은 모두 나이든 사람들 뿐입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에 정책을 바꾸어 젊은 인원을 대거 뽑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동안 모든 프로젝트를 용역업체의 BOEING이나 USA같은 회사에서 모두 대행함으로써 어떤 기술의 내부 축적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느낀 모양입니다. NASA 자체가 현재 미국국민들로 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 스스로가 거듭 태어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엄청난 예산을 소비하고 있는 NASA가 과연 무엇을 국민들에게 보상해 줄수 있는지 스스로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KENNEDY SPACE CENTER의 대부분의 인력이나 전문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들은 어떤 매너리즘에 빠진듯이 보입니다. 즉, 국가 기관에공무원의 신분으로 일함으로써 다른 일반회사와는 달리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해고당할일도없고 여러가지 공무원으로써의 혜택도 많이 때문에 사람들이 가끔 게으르고 업무를 매우 방만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말로 하면 정신상태가 헤이해졌다는 것이지요. 하여간....
발사통제 센터로서의 KENNEDY SPACE CENTER는 아주 장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VAB에 아주 흥미가 있었는데 그 크기도 어마어마하고 내부는 마치 포항제철의 공장 내부처럼 내부가 온통 크래인과 계단등으로 얽힌 모습이었습니다. 통제실도 재미있었는데...특히 그 배치가 아주 특이했습니다. 장비들을 널직널직하게 배열한것이 아니고 좁다랗게 서로 다닥다닥 붙여놓은것이지요. 그런장비나 건물이 영화에서는 아주 멋있고 훌륭하게 보였다는것도 신기한일입니다. 실제는 아주 오래된 장비들인데요.
참..그곳의 엔지니어들에겐 발사와 관련된 많은 징크스와 전통들이 있었습니다. 한가지 웃기는 전통중의 하나는 발사가 무사희 끝나면 항상 모두 콩을 곁들인 돼지고기 (PORK AND BEANS)를 먹는답니다. 왜인지는 저도 물어보지는 않았지만요. 후후..
학교에 있는 학생들의 꿈이 학교라는 테두리에 묶여 매장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두려워말고 학교 울타리 밖으로 나와서 좀더 넑고 경쟁이 치열한 대양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우리도 할수 있으며..우리이기 때문에 할수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우주 항공에 관심이 많은것 같습니다.
우주항공분야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프로젝트이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됩니다. 그러나 한국의 두뇌정도라면 이런일을 거뜬히 할수잇을거에요.
한국의 젊은이들이 좀더 패기와 용기를 가지고 간판이나 자신의 개인적 명예를 위한것이 아닌 조국의 장래를 위하는 마음으로 넒은 바다로 뛰어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