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1/14
- 0510 장터목 출발
*0.6k
- 0535 제석봉
*0.6k
- 0600 통천문
*0.5k
- 0620 천왕봉
*0.9K
- 0650 중봉
- 0735 중봉에서 일출 감상 후 출발
*1.3K
- 0830 써리봉(1602M)
*1.8K
- 1050 치밭목대피소
- 1120 라면으로 조식 후 출발
*1.1K
- 1145 무제치기폭포
*0.7K
- 1200 새재갈림길
*4.4K
- 1310 유평 마을
*1.5K
- 1340 대원사
*2.0K(택시 이용)
- 탐방 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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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4KM ( 장터목-천왕봉 1.7K+ 천왕봉-대원사 11.70KM)
1420 원지까지 택시 이용후 남부 터미널행 탑승
1800 남부 터미널 도착
살다보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짜여진 틀에 얽매여 막상 일상에서 일탈하고 싶을 때 막연한
불안감에 부담을 느껴 결국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때 조금 무리가 따르더라도 때로는 과감히 결정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저지르고 나면 무슨 난리가 날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삶은 아무 무리없이
흘러가며 오히려 경험했던 알뜰하고 소중한 추억들로 우리를 생하게 해줄것이다.
첫날 백무동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하동바위와 참샘을 거쳐 소지봉까지는 어느 깔딱 못지않게
힘이든다. 망바위에 도착하여 벽소령대피소를 비롯 지리 주 능선 조망을 기대했으나 심한
안개로 불가하다.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여 제석봉에서 낙조를 감상하려했으나 이 또한 심한 안개와 바람으로
포기해야만했다.
이른 저녁을 하고 천왕 일출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한다. 하지만 대피소엔 평일인대도 많은
산객들로 소란하여 쉽게 잠에 빠지지 못한다.
다음날 이른 새벽에 잠이깨어 뒤척이다 밖을 나가보니 전날의 짙은 안개가 씻은듯이
사라지고 맑게 개인 하늘이 각각 다른 형상의 조각구름들과 달빛별빛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아름답다.
곧바로 침상에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전하자 친구들이 반색을하며 기상시간을 앞당겨 4시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하고 출발한다.
가는걸음 수시로 멈춰서며 넋을 잃고 활홀한 달빛야경에 빠져든다.
구름이 떠다니며 달을 스치면 영롱한 광채를 발하는 달무리가 주위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빛과 환상의 궁합을 이루며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벽소명월이라 하지만
이번 제석봉 근처에서 본 제석명월 또한 이에 못지않을것이다.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이러한 선경을 마주한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뿐이다.
또한 반야봉을 비롯한 능선의 실루엣이 아리하게 보여지고 주능선과 남부능선 사이에
피어오르는 운해가 장관이다.
제석봉에서 눈덩이와 구상나무가 어울려있는 기암봉우리 위로 달이 떠있는 그림은
쉽게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달빛에 흐리하게 비치는 천왕봉에 친구들이 오르는 모습은 바로 그 위에서 빛나는 별빛과
어울려 정겨움을 느끼게도 해준다.
천왕의 킬바람에 영하 15-6도의 극한의 추위에 잠시도 지체하기 힘들다.
서둘러 인증샷을 남기고 중봉에서 일출을 감상하기로 하고 서둘러 출발한다.
중봉에 도착하여서도 일출시간이 30분이상 여유가 있다.
칼바람을 피하기위해 큰 바위를 바람둑삼아 함께 모여서 여명의 노을을 감상하며 일출을
기다린다.
이제까지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지리의 일출을 경험한다. 극한의 추위에 카메라 배터리가
쉽게 방전되어 실제의 꿈 같은 장면들을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일출의 여운을 뒤로하고 치밭목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등로가 상당히 험하여 힘이 들고 속도를 낼 수가 없었으나 맑게 개인 쪽빛하늘과
수려한 주위 풍광들로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해준다.
분명 중산리나 백무동 보다 힘이 들지만 대신 더 많은 꺼리로 보상을 받는다.
이번에는 색다른 설화/영롱한 달무리/쏟아지는 별빛/장엄한 일출등 기대이상으로 또 다른
지리를 경험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었으며 다음에는 지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기대를 해본다.
우리 모두가 항상 푸릇푸릇한 구상나무와 같이 변함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리고 밤에 내린
신설처럼 순수하고 순결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