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98)
목사안수를 지난 16일에 받았습니다. 함께 축하를 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제게 안수를 해 주심으로 하나님의 소명을 전달해 주신, 김영수감독님과 김창수감독님, 이성주감리사님 그리고 홍린원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멀리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에게 기쁨을 드려서 참 좋았습니다. 감리교 신학대학 졸업후 14년만에 보여드린 가시적인 선물로 제게는 작은 효도가 된 셈이어서 매 번 불효자의 입장이 되었던 제게는 특별한 의미가 더 있었습니다. 제 아내와도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동기뿐 아니라 많은 후배들이 "목사"였는데 "언제나~" 하면서 무던히 기다려 주었던 아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우리 목사님~" 하시며 기뻐해 주신 새벽기도 멤버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최승태목사님과 사모님, 사진을 찍어 주신 한성득전도사님, 언제나 좋은 말씀으로 격려를 해 주신 홍종걸목사님, 조일구 목사님, 이석부전도사님 내외, 박승준전도사, 그리고 많은 클레어몬트 공동체 멤버 여러분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국외선교연회에 참석차 온 것이지만 오랜만에 우리 80동기 9명이 함께 모인 가운데 축하를 받은 것도 제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정경식, 이영찬, 김재완, 정인호, 조은영, 박인갑, 이동건, 임봉대, 그리고 저까지...옛날 추억을 되새길 수 있었고, 그들은 진심으로 동기중 마지막이 된 김재완과 저의 목사안수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80동기의 목사패도 우리 동기들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목사안수기념패에 쓰여진 글입니다.
냉천골에서 만나/ 80의 험난한 시대를 지내고/ 오랜 길 홀로 걸어/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그대의 두손 잡아 높이 쳐들며/ 기쁨의 노래 부르오./ 척박한 황토길 걸을 때/ 더욱 뜨거운 가슴으로 감싸 안으며 나가시오.
1998년 4월 15일 (사실은 16일입니다) 감신 '80 동기일동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는 하나님께 감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치기 만만했던 시절 종교와 목사라고 하는 성직에 회의를 느끼며 방황했던 그 시절에 저는 (종교를 떠날 생각은 없었지만) 목사안수를 평생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부패한 종교와 타락한 목사들의 상(像)이 제 머릿속에 너무 깊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저 스스로 타락한 종교의 자리에도 또 그 반대편의 자리에도 굳건히 서 있을 자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 그러나 결국은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성직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목사"로서의 제 일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축하해 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서 그 정도(正道)를 걷도록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