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10보1배 순례 기도 회향
라오스 빈곤마을 지원도
보광스님, 자중스님, 석광스님이 통일안보공원을 향하고 있다. |
강원도 고성 통일안보공원 5km 전, 보광스님이 절을 시작했다. 망가진 오른쪽 무릎 탓인지 스님은 비틀거리며 10보1배를 했다. 공사 중인 도로, 파헤쳐진 땅 옆 좁은 공간에서 절을 하며 스님이 걸어가고 차량들이 아찔하게 스님 옆을 빠르게 지나간다.
보광스님(부산 불광사 주지)과 석광스님(부산 우리선원), 자중스님(구미 관음정사 주지) 세스님이 부산을 출발해서 통일전망대를 향해 온지 64일째. ‘경제회복과 남북통일발원 10보1배 대순례 기도’를 타이틀로 불자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시작된 순례길 마지막 날이다. 보광스님에 이어 석광스님이 10보1배를 이어갔다. 지난 3일 오전11시30분 통일안보공원에서 807km 순례 대장정이 끝났다.
보광스님은 “도착하면 울컥 눈물이 쏟아질 줄 알았는데 엎드려 절을 하며 지나온 시간 속에 다 녹아버렸나 보다. 좋았던 일도 나쁜 일도 순례 중에 있었지만 이젠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라며 “며칠 전부터 모두들 몸에 탈이 생겼지만 여기까지 무사히 오게 돼서 기쁘다”고 짧은 소감을 말했다. 스님들은 서로에게 삼배하며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했다.
이날 130여명의 부산 불광사 신도들이 스님들의 순례회향을 축하하기 위해 통일전망대를 찾았다. 스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몇몇 신도들은 눈물을 글썽였다. 스님들은 순례 중 찾은 사찰에서 천도재를 지내왔다. 통일전망대에 있는 통일미륵대불 앞에서 마지막 7번째 무주유주고혼을 위한 축원기도를 했다. 통일 염원의 불공도 이어졌다.
이번 순례의 또 다른 목적은 라오스 반티온 마을에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다. 보광스님과 불광사의 봉사단체 ‘라오의 산들바람’은 이미 지난 6월 라오스 반티온에 최신식 초등학교를 건립했다. 보광스님은 “그곳 어린이들은 학교 졸업 후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간다.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겠나. 결국 나쁜 곳으로 빠진다"며 “마을에서 돈을 벌수 있게 양돈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반티온 마을에 종자가 되는 돼지를 지원할 생각이지만 아직 자금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스님은 걱정하지 않았다.
보광스님은 지난 9년 동안 21번이나 설악산 봉정암을 10보1배를 하며 올랐다. “절을 하고 오면 몇 달은 편안해졌지만 이내 답답함이 다시 올라왔다. 하지만 이번 순례를 통해 이제 거의 답을 찾았다. 힘들면 도망가는 가기보다 문제를 두려움 없이 받아드리겠다”며 “이젠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미소 지었다.
통일전망대 앞에 도착한 석광스님. |
마지막 순례 기도 모습. |
공사중인 도로를 지나가는 보광스님. |
차량이 스님 옆을 지나가고 있다. |
스님과 신도들의 만남. |
통일전망대 통일미륵대불 앞에서 열린 천도재. |
스님과 신도들이 서로 고마움을 표하며 절을 하고 있다. |
신도들이 스님들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
순례를 마친 세 스님. 사진 왼쪽 부터 자중, 보광, 석광스님. |
64일 동안 함께 한 스님들이 서로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