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는 짬뽕집과 칼국수집, 국밥집이 유명하단다. 서민갑부에 나온 솥뚜껑 매운탕 집에 가서 수제비를 먹었다. 100개는 더 되어 보이는 테이블 곁에는 100 정도의 드럼통이 놓여 있다. 드럼통 위에는 드럼통 지름 크기의 놋 세숫대야처럼 생긴 냄비가 얹어져 있다. 냄비의 모양은 고깔을 엎어 놓은 듯 하다. 저렇게나 큰 곳에 수제비를 끓인다고? 너무 신기해서 지켜 보았다. 온갖 재료가 담긴 육수에 수제비만 넣지 않고 가져 오더니 드럼통에 가스불을 붙인다. 육수가 끓으니 서빙하는 사람이 오시더니 비닐봉지에 담긴 숙성된 말가루 반죽을 뜯어 넣는다. 한참 끓자 가위와 집게를 넣더니 무언가를 건져 올린다. 살이 토실한 메기 두 마리다. 민물고기여서 망설여지는데 다행이 내껀 수제비만 떠 주신다. 수제비 건데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었다. 쫄깃한 식감이 그저그만이다. 비린내도 안난다. 국물을 한 숟갈 떠 먹었다. 깻잎향이 물씬 풍기는 얼큰한 국물은 속이 다 풀린다. 자꾸 수제비를 떠 먹었다. 배가 남산만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