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
틱낫한 스님 저
*다섯
비어 있음의 표식
< 설일체유부 >
P.70
🌱설일체유부(Servastivada)는 기원후 1세기가 되기 전 카슈미르에 나타난 불교 분파로,
인도 북서부에서 1000여 년 동안 번성하며 위세를 떨쳤습니다.
설일체유부에 속하는 여러 주요 경전이 산스크리스트어에서 중국어로 번역된 바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했던 이들은 자아가 없다고 가르쳤지만,
한편으로는 오온과 여섯 가지 감각기관인 육근,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감각하는 대상인 육경 등 우리를 구분하는 기본 요소에 고유한 본질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부처님이 결코 설파하신 적 없는
내용 입니다.
설일체유부에 따르면 오온에는 사람의 자아가 없지만 각각의 온에는 해당 온의 자아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는 양파에는 핵이 없지만 층을 이루는 껍질마다 각기 자아가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세상 모든 것을 작은
요소로 나눌 수 있으며,
이 요소들은 제각기 따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이 등장하면서 이런 식으로 더이상은 물질을 바라보지 않는 과학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사물이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자가 아원자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는 과학자들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제 이 입자들이 독립된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입자는 오직 전체의 일부로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에 따르면 전자는 전자가 아닌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기장이 없다면 전자는 전자가 아닙니다.
양성자와 중성자도 마찬가지로 별개의 존재가 아닙니다.
중성자는 중성자가 아닌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성자는 양성자가 아닌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주의 다른 온갖 것들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원자 입자는 고정된 실체라고 특정지을 수도 없습니다.
이 입자들은 역동적이며 그 움직임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작디작은 소립자에서 풀잎, 강,
한 줄기 햇살, 머나먼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우주를 관찰해보면 과연 무엇이 머물러 있거나 불변할까요?
우리 몸은 정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세포로 이루어진 강이며 끊임없이 흐릅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매 순간 탄생과 죽음을 겪습니다.
따라서 자아가 없고 영원한 영혼도 없으며 불변하는 것도 없지만 지속되는
것은 있습니다.
강은 거기에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강이 흐르게 하는 자아는 없습니다.
감독하거나 통제하는 이도 없고 지시를 내리는 ‘대장’도 없습니다.
강에는 갠지스강, 나일강, 미시시피강과 같은 이름이 있지만 변함없이 남는 것은 이름뿐입니다.
강 자체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늘 새로워집니다.
당신은 같은 강에서 두 번 목욕 할 수
없고,
강 역시 같은 당신을 두 번 맞이할 수 없습니다.
강으로 돌아 올 때는 당신 또한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이며 강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입니다.
마라반야바라밀
언제나 따듯한 부처님 마음으로
눈 밝으신 수행자가 되시길
두 손 모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