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국도
권태운
가을 날 좋은 때 오랜만에 고향 가는 길에 나섰다.
시가지에서 가장 가까운 고속도로 나들목으로 향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한참을 긴장하면서 달린다.
이윽고 낯익은 국도로 내려와 천천히 달린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정겨운 교통안내 푯말이 눈에 띈다. '일반국도.'
혼잣말로 불러본다. "일반국도!" 그냥 편안해진다.
아, 꿈같이 지나간 세월에, '일반국도' 너는 알고 있겠지.
울 아버지 따라, 새끼 돼지 일곱 남매 읍내 장에 팔고 오던 날을,
막차 띄우고 자갈길 삼십 리를 달빛과 함께 걸어오던 날을,
울 어머니 여의었을 땐 희뿌옇던 이 길로 선산에 모셨지.
고향길 일반국도, 너는 어찌하여 갈수록 새단장하여 젊어지건만,
내 얼마나 더 오래 너를 대할 수 있을까마는,
오나가나 상념에 젖게하는 고향길 일반국도.
첫댓글 태운 아우, 좋은 시를 공유해줘서 고맙네.
70년전 고향길이 내 눈에 선합니다. 영천서 입암까지 70리를 걸어도 고향을 간다고 신나게 걷던 그 고향길...
영자 조자 형님도, 병자 식자 할배도 함께.
경외하는 우리 종손 동암 권영진 형님! 이역만리 미국에서도 이 카페를 통해서 심정을 공유할 수 있기에 반갑고도 신기하군요. 꿈같은 지난 세월이 그립습니다. 다음달에 뵈올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하면서 좋은 컨디션이 장구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좋은 시 즐겁게 감상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올려주시고요
좋은 봄날되세요
영한 족질님! 미족한 글을 즐겁게 보았다고, 해주시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데 대하여 다시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한국문단에 수상경력은 일천하지만 이 편은 경북문단 42호 원고 시詩입니다. 카페가 덜 분답을 때 이따금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고향가는 길 69번 지방도와 31번 국도의 추억을 잘 담은 글이네요
태준 아우님! 반갑습니다. 글이야 볼품 없지만 이렇게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주고, 소통하는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요. 항상 건행하시고 큰 발전있기를 기원합니다. [고속도로를 찾아 빠르게 긴장하며 달리는 것이 현역일 때의 우리네 삶의 현실을 빗댄 표현이 내재돼 있다고 보면, 일반국도에 내리는 것은 중도에 퇴역하여 유유한 삶을 연상시키는 뜻도 있습니다.]
태운아우님, 아련한 추억의 시 잘 감상했어요.
먼 옛날 고2때 부모님과 여러 형제자매들 보고싶어 추석명절에 죽장으로 가는길
털털 거리는 마지막 버스는 급기야 평천 거랑에 빠져 오도가도 못하고
환한 달빛 아래 자갈 길에 물은 많은데 밤 새도록 걸어 고향집에 도착하니 벌써 추석 차례가 끝났더라,
좋은 시 읽으니 그 추억이 생각난다.
한번 보고싶구나 대구 오면 연락 바랍니다.. 식사라도
태원 형님! 작년 동봉재 행사때 뵈온게 가장 최근이군요. 여든이 되는 연세가 가까운데도 항상 동안童顔으로 절제와 처신을 잘 하시는 족형이시고 선배이신 형님... 곧 화수회 모임 때 뵈올 수 있겠습니다. 우리 입향조께서 큰 뜻을 세우시려, 입암 산곡에 터 닦으시사, 우리 여럿에게 기이한 추억들도 남기게 해주셨지요. 감사할뿐입니다.
아니 태원 아우가 여든이라고? 아직 은퇴도 않해서 70 가까운가 했지! 내가 늙었구나!
종친회때 만나자.
종손 형님, 늘 건강히 잘 계시지요.
화수회 소식이 반갑네요. 그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여든이 아닙니다. 몇년 후 이야기 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안녕하시길 빌겠습니다.
동암 종손님께서 '태원' 형님 보다 여섯 살 연배가 될 것입니다. 하오나, 종손 형님께서도 여전히 젊게 보이십니다.
태원아재도 시인이신데요
가끔씩 시나 수필 등 올려주세요
과거 우리 문중에 문장가들이 많았는데 문학계로 진출했으면 시 소설 수필가등 많이 배출했을 겁니다
한 동안 글을 올리더니.
요즘 뜸하네. 태원아우 다시
글 써보게. 치매에도 좋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