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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움직임
시인 이영경
그 순간, 마치 초스피드 한 시간
한 순간의 미끄러짐의 몇 초
큰 행성이 가슴으로 온 날
별을 가슴 속에 품었다
행성이 지구를 돌다가 선택지로 내려온다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밤 그 행성
컴퓨터가 습도를 측정하는 시간
바람의 의미를 담아본다
집중의 시간이 몰려온다
별을 세어보고 그리워하며 노래하고
시를 적어보고 시낭송을 한다
윤동주 행성'에서 시인 윤동주를 알게 된 날
간절함과 믿음 시와 함께한 행복의 순간
유리 밖에서 손 건네주는 소녀의 모습
그 행성에서 살아간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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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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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시인은 우주와 같은 넓은 스케일의 세계관을 시로 담아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의 삶은 물리적 현실을 넘어서 정신적, 철학적 탐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인간 존재와 우주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색해 왔다. 이 시에서는 별과 행성, 그리고 윤동주 시인을 통해 개인의 내면과 우주의 조화를 그려내며, 동시에 시를 매개로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시인의 노력과 신념이 담겨 있다. 특히 시적 대상과의 소통을 통해 존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시인의 의지가 엿보인다.
"그 순간, 마치 초스피드 한 시간" 여기서는 시간의 흐름이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이미지를 제시한다. 빠른 시간의 흐름은 행성이라는 거대한 존재의 등장과 맞물려 있으며, 이로 인해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순간이 압축되어 표현되었다. 초스피드는 일상적 시간 개념을 벗어나 우주의 차원으로 확장된 시간의 감각을 나타낸다.
"한 순간의 미끄러짐의 몇 초" 시간의 짧은 순간이 미끄러지는 듯한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 '미끄러짐'은 우주적 경험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불가항력적인 감각을 묘사한다. 행성의 움직임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흡수되는 사건으로 그려진다.
"큰 행성이 가슴으로 온 날" 이 구절은 우주와 개인의 내면적 만남을 상징한다. '큰 행성'은 시적 화자가 마주하는 거대한 존재, 혹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무한한 감정과 사고의 범위를 암시한다. 가슴으로 온다는 표현은 그 거대한 존재가 화자의 내면으로 직접 들어와 감동을 준 사건을 나타낸다.
"별을 가슴 속에 품었다" 별은 상징적으로 시인의 꿈과 이상을 나타낸다. 행성이 가슴으로 왔다면, 이제 그 별은 시인의 영혼에 스며든 존재로 자리잡는다. 이는 감정의 깊이와 시인이 느끼는 우주적 연결성을 강조한다.
"행성이 지구를 돌다가 선택지로 내려온다" 우주적 차원에서 행성이 지구를 돌며 특정한 선택지로 내려오는 모습은 운명적 만남을 암시한다. 이 순간은 시인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을 예고하며, 그 선택지가 시인의 개인적 경험과 연결된다.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밤 그 행성" 여름밤의 바람은 감성적 배경으로 작용하며, 행성이라는 비현실적인 존재와 연결된다. 바람은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행성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고,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준다.
"컴퓨터가 습도를 측정하는 시간" 현대적 기계 문명 속에서 자연의 요소인 바람과 습도가 함께 묘사된다. 이 대조적 이미지는 시인이 현대적 삶 속에서도 자연과 우주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바람의 의미를 담아본다" 여기서 시인은 바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바람은 감성적으로 시적 주제와 연결되며,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선 철학적 상징으로 기능한다.
"집중의 시간이 몰려온다" 집중의 시간은 시인이 내면적으로 몰입하고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행성이라는 외부의 거대한 존재와 바람이라는 자연의 상징을 통해 시인은 점차 더 깊은 집중 상태에 빠져든다.
"별을 세어보고 그리워하며 노래하고" 이 구절은 시적 화자가 별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움을 노래하는 장면이다. 별은 시인의 감정과 꿈을 반영하며, 노래하는 행위는 시적 창작의 과정을 암시한다.
"시를 적어보고 시낭송을 한다" 시는 시인의 내면적 감정의 표현이자, 우주적 경험을 문자로 기록하는 행위로서 시인의 철학과 예술적 감각을 담고 있다.
"윤동주 행성'에서 시인 윤동주를 알게 된 날" 윤동주 시인은 이 시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작용한다. 윤동주는 자신만의 행성에서 시적 세계를 탐구한 인물로 묘사되며, 그의 시는 이영경 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간절함과 믿음 시와 함께한 행복의 순간" 윤동주 시인의 시에서 느껴지는 간절함과 믿음, 그리고 시와 함께하는 행복감이 강조된다. 이영경 시인은 윤동주 시인의 시적 세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더욱 굳게 다져간다.
"유리 밖에서 손 건네주는 소녀의 모습" 소녀는 순수하고 깨끗한 상징으로, 시적 화자에게 새로운 감정적, 철학적 통찰을 제시한다. 유리 밖에서 손을 건네주는 모습은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의미하며, 시적 화자는 이 소통을 통해 더 깊은 인식을 얻는다.
"그 행성에서 살아간다" 이 구절은 시적 화자가 이제 그 행성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우주적 존재와의 만남을 통해 시인은 더 넓은 세계관을 얻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정의한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며" 마지막 구절은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을 떠올리게 한다. 시적 화자는 그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장면을 통해 윤동주 시인의 정신적 유산을 이어받으며, 그의 시적 세계를 재해석한다.
이영경 시인의 시는 우주적 스케일과 개인의 내면을 밀도 있게 연결한다. 별과 행성은 단순한 천체를 넘어, 시인의 내면과 영혼을 담아내는 상징적 존재로 기능한다. 시 속에서 행성은 시인의 삶에 깊이 들어온 감정과 사유의 결집체로, 그 순간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윤동주 시인의 존재는 또 하나의 상징적 축으로, 그의 시와 삶이 이영경 시인의 내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암시한다. 행성에서 윤동주의 시적 정신을 만난 시인은, 그와 함께했던 간절함과 믿음, 시적 행복을 다시 한 번 새기며 그 속에서 자신의 시적 여정을 이어간다.
이 시의 큰 특징은 우주적 이미지와 일상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람과 별, 그리고 행성은 모두 시인의 내면적 탐구와 철학을 드러내는 요소로 사용되며, 이를 통해 시인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끌어내어 시적 사유의 깊이를 더한다.
결국 이 시는 거대한 우주와 작은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그 속에서 시인이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묻는다. 시인의 철학과 감성이 녹아든 이영경 시인의 시는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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