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공저/이민아 역,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1.
- 적자생존 (適者生存)의 뜻을 국립국어원은 “생명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멸망하는 현상. 영국의 철학자 스펜서가 제창하였다.”로 설명한다. 그럼에도 적자생존이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주창한 이론으로 알려져 있고, 언젠가부터 진화론의 동의어, 더 나아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오랫동안 자연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피도 눈물도 없는 삭막한 곳으로 묘사하기 바빴다.
- 저자는 적자생존 보다 생존에 더 유리한 방법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원제: (Survival of the Friendliest)>라고 주장한다. 하나의 종이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강자가 약자를 짓밟기보다 자기가축화로 생존에 유리했다는 이론이다. 자기 가축화라는 단어가 어색하지만 사회화와 비슷한 하고 다정함, 친화력이라고 해석해도 무난하다.
예) ① 지구에는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같은 다양한 종의 인류가 살았는데, 그들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신체적, 지능적으로 부족하지 않았음에도 멸종에 이르렀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서로 보살펴주는 자기가축화의 길을 걸은 덕분에 번성한 반면, 나머지 인류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전투하여 결국에는 멸종되었다고 한다. ② 늑대보다 훨씬 보존에 살아남은 개, 침팬지보다 약해도 굳게 자리 잡은 보노보는 사냥함을 기반으로 종족간 결속을 했기 때문이다.
③ 침팬지와 보노보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유인원 종으로 유전체의 98.7%가 일치한다. 침팬지는 공격성 강한 수컷이 주도하는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무리 생활을 하고 있는 반면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콩고강 남쪽에 서식하는 보노보는 암컷 중심으로 새끼를 애지중지 돌보며 갈등이 있을 때도 전쟁 대신 사랑을 선택하는 종이다. 이들 두 종은 인지력 테스트에서는 비슷한 결과를 보였지만, 마음이론 테스트와 협력능력 분석 테스트에서는 다정함이 넘치는 보노보가 우세했다.
- 사람에게는 연민과 공감능력이 있어서 대부분 고통받는 아이를 보게 되면 마음이 아프고, 배우자와 사별한 동료에게는 위로하고, 투병하는 친척에게는 돌봄의 손길을 주고 싶어 하고, 낯선 사람이었던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은 관심을 단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
미국의 정치제도는 만인이, 최악의 적까지도 동등한 사람으로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우리는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지도자는 외면하고 타인에게도 인간애를 실천할 것을 주장하는 지도자에게 정당과 소속을 떠나서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 무한경쟁에 내몰려 하루하루 버티고 각자도생 하는 현실에서 인류가 지금까지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적자생존보다 자기 가축화라는 말에서 많은 지혜를 얻었습니다. 자기 가축화를 쉽게 설명하면 함께 살기 위해서 자기를 절제하고, 내가 편한 대로가 아니라 상대를 편하게 하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