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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토론 기록
일시 : 2019년 12월 27일(금) 오후 7시-
장소 : 카페 쏘렐라(송현동)
사회 : 권샘
참석 : 8명
발제 또는 감상평
권: 한트케의 소설은 기존 소설에 대한 관념이 파괴되어 있어 고정관념을 가지고 읽으면 안되는 것 같다. 특히 관객모독은 다르게 읽어야 하는데 각자 어떻게 읽었는지 말해보자. 한트케가 창조한 문학세계는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
배: 긴 이별~은 남녀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사실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이 것이 별로 없다. 왜 이 책을 추천자가 추천했을까 궁금했다. 노벨문학상을 탈 만한 이유? 잘 모르겠다. 관객모독은 연극장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단어들은 와 닿았는데 가슴에 와닿는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배우, 관객의 입장을 각각 설명했다고 할까? 이 또한 왜 유명한지 모르겠다.
허: 관객모독은 힘들게 읽었는데 중단했다가 다시 읽을때마다 새롭더라. 몇 군데 박히는 부분도 있었다. 작가는 실존적 사고를 하는 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너희들은 얼마나 알고 있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 관객모독은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면 긴 이별~은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한트케의 성장소설이라던데 내 삶이 같이 떠올라 좋았다. 나도 정처없이 발길 닿는 곳에 가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놀고 싶다는 소망이 생기게 했다.
홍: 관객모독은 작품에 우호적인 평론가들조차 연극이 될까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공연으로 올려지니 히트를 쳤다. 관객들은 참신함때문에 호응을 했을까? 지금 상황에서라면 그다지 참신하지 않은데, 초연 당시에는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했을까 궁금했다. 문장들은 다 좋았다. 욕설이 뒷부분에 나오는데 많은 이들의 위선적 모습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 부분의 "여러분은 여기서 환영받으셨습니다."를 보니 앞의 욕설이 다시 보이더라. 우리가 흔히 아는 일상의 욕을 뛰어넘는 욕설은 각자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적시하고 있어 특히 인상깊었다. 연극은 의도적으로 뭔가를 연출하여 보여주는건데, 이 작품은 연극 vs. 문학, (연극에서의) 배우 vs. 관객의 경계허물기를 목적으로 하는 것 같다. 긴 이별~은 서사가 들어가니까 한 편의 심리소설같은 느낌을 주었다. 앞부분에서 화자는 자연을 직시하지 않는다. 삶을 그저 흘려보낼 뿐. 이후 점점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관계맺기를 통해 성장해간다. 어린아이의 시각을 부러워하기도 하는데 아이를 통해 사물을 보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기도 했다. 묘사 자체가 굉장히 치밀하고 섬세한 것이 역시 작가는 작가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손: 관객모독은 소리내어 읽어보니 좀 더 재미있었다. 홍선생님 말씀처럼 경계허물기에 초점을 둔 작품 같았다. 긴 이별~은 호텔방이란 혼자만의 공간에서 자신에게만 집중하던 화자가 클레어와 화가부부를 만나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우리가 되어가는, 그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영: 관객모독은 대사 중에 맘에 드는 것들이 보였다. 책이 늦게 도착해 읽지 못했지만 꼭 읽어보고 싶다. 긴 이별~은 한 번 읽고 다시 읽으니 새로웠다. 전혀 다른 느낌으로 소설속으로 쏙 들어갔다. 소설 속에서 언급된 노래, 영화도 찾아보면서 읽었는데 작가가 이들을 활용한 의도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치 이방인을 읽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맨 마지막의 "모든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에서 '실제로'에 동그라미를 쳤다. 존 포드가 경험했던 것, 일어났던 것만을 이야기했다는 것과 연결되는 것 같았다. 사실 존 포드를 만나기 전까지가 좋았다. 존 포드는 왜 등장시켰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가는 '고통'과 '편한해졌다'나 '차분해졌다'와 같이 서로 상반되는 의미의 단어들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왔다갔다하는 화자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것 같고 그 부분이 공감이 갔다. 화자가 그리는 유디트의 모습은 상상이 안되더라. 실존인물이 아니라 회상인가 싶기도 했다.
홍: 앞에서 실수 잘하는 유디트와 뒷부분의 살인 계획을 세우고 소동을 일으키는 유디트는 불일치하는 느낌.
영: "나뭇잎들이 저토록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면, 게다가 따사로운 햇살까지 비춰 들어올 때면 나는 저 나뭇잎들이 아득히 오래전부터 저런 움직임을 보여왔으리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 영원의 느낌이죠." 부분이 특히 와 닿았다. 해설을 읽고 다시 읽으니 새로웠다. 작가는 언어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언어의 의미보다 언어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것. 소설 속에 화가 부부가 노랑색을 묘사하는 것에서도 그렇고.
은: 긴 이별~에서는 화자(남자)의 내면이 너무 꽉 차 있다. 어느 정도 비어야지 휴식도 가능한데. 본문 중 "지금 이 상태에서 내가 뭔가 더 경험한다면 포화상태가 될 것"이란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또한 화자는 강박적으로 대상을 세밀하게 본다. 너무 피곤할 것 같다. 내가 유디트라면 다시 남자를 만나거나 권총을 보내 살해협박을 하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질척대는 느낌. 이 둘은 서로를 피곤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는 세밀하고 정확한 성격인 반면 여자는 시간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허술한 편이다.
권: 남자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짧은 편지만 남기고 떠났으니.
은: 마지막의 존 포드 등장은 뜬금없었다. 꿈과 현실을 왔다갔다 하는 것 같더라. 관객모독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초보 독자들에게는 읽기 어려운 책. 연극으로 보기에 맞겠더라. 관객들의 옷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배우들의 의상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할 때 작가가 정말 패션을 모르는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뒷부분의 욕설은 개인적으로 욕을 싫어하기 때문에 나라면 이런 연극을 돈주고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불을 요구할지도.
허: 위선보다 위악이 낫다는 관점에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욕쟁이 할머니들을 찾아다니며 맛도 없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그 예가 될수도 있겠다.
홍: 작품 속 욕설은 욕이라기보다 '비하'에 가깝다. 읽으면서 일종의 시적 리듬을 느꼈다.
은: 독일어로 그 부분을 들어보고 싶었다. 운율이 있을 것도 같아서.
협: 한트케는 철저히 언어 중심의 서술을 하고 있다. 작가는 심지어 '지금까지 행해진 기존의 방법들에 대한 거부가 내 서술의 목적이다'라고도 했다. 욕설은 "우리가 여러분에게 욕설을 하게 되면, 여러분은 우리가 한 말을 그냥 흘려듣지는 못하고 주의 깊게 경청하게 될 것입니다"에서도 나타나듯이 경청을 유도하기 위함인 것 같다. 작가는 24세에 관객모독을 썼고 그 뒤로 결혼, 딸아이 출산과 육아, 이혼 등을 경험한 후 다른 소설들을 썼는데 거의 자기 과거를 반추하고 결국 그 과거(욕망과잉, 강박증)와 이별하며 자아성찰하는 내용이 많다. 자전적 소설이 대부분이며 긴 이별~도 그 중 하나. 이 작품은 부인과 이혼한 후 사고의 전환에 대해 쓴 것이다.
권: 자전적 소설치고는 타 작가들의 그것들에 비해 어렵다.
협: 작가는 프로이트의 실존주의에 많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권: 긴 이별~에서 유디트에 대해 말해보자. 이들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설명이 소설 속에 나와있지도 않고.
홍: 이름이 왜 유디트일까? 유디트는 성경 속에서 적장살해를 위해 투입되는 여성으로 등장한다. 앞 부분에서는 자기 세계에 빠져 있고 세상에 관심 없으며 어설픈 캐릭터인데 뒤로 가면 치밀해서 인물 매칭이 잘 안된다. 누구나 인간은 양면성을 갖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지만, 소설 속에서는 유디트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으니... 결국 남편인 화자가 서술하는 유디트를 볼 수 밖에 없다. 분석적 성격의 화자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유디트. 클레어와 대화하며 유디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기도 한다. 화자가 자신의 성향대로 유디트를 바꿀 수 있다고 여겼을까?
허: 화자의 묘사에 의한 유디트는 처음에 귀여웠다. 그 후로 폭력적인 모습도 나와 큰 사단이 날까 걱정했지만 별 일 없었다. 끝까지 유디트는 내게 귀여운 존재.
협: 강력한 유디트조차도 남성(화자)의 시각에 갇혀 있다.
은: 수도원에서 산(酸)이 나와 바지에 구멍이 뚫리는 장면은 좀 섬뜩했다. 마지막 부분의 유디트가 계속 소리를 지르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홍: 끝이 충격적이지 않은 이유는 화자가 여정을 통해 변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유디트에게 감지되어 화해한게 아닐까? 화해가 성장인 셈.
권: 책 속 내용을 보면 이들 사이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은: 이혼하는 부부들은 사소한 문제로 이혼한다. 그 사소한 충돌들이 성격차이로 명명될 뿐.
권: 사실 성격차이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사소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
홍: "내가 분석한 것을 (유디트에게) 들려줬다"고 화자가 말했을 때, '아! 이 관계는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의 장단점을 분석해 그 사람을 변화시키려 한다는 시도는 정신적 폭력을 가해 상대를 떠나게 한다.
영: 클레어와 화가부부인 연인들을 통해 화자가 변화한 것 같다.
홍: 처음엔 전혀 자기 얘기를 남들에게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클레어에게는 유디트와의 관계를 말하며 스스로 잘못을 깨닫기도 한다.
허: 책을 다 읽고도 화자가 성장했는지 잘 모르겠다. 유디트와 특별히 화해한 부분도 드러나지 않았다.
영: 나는 성장했다고 본다. 화가부부를 바라보는 첫 느낌(상호의심으로 서로 자유롭지 않다)→다음 느낌(보여지는게 다가 아니었다)→다음 느낌(그게 다가 아니었다)→마지막 느낌(서로 불신하면 붙어있고 둘 사이의 불신이 해소되면 떨어져 있다고 catch=성장)이 달라지는걸 봐도 알 수 있다.
홍: 어린 시절에는 화자가 자연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두려워했는데 이제는 자연으로 눈을 돌려 나무를 제대로 바라본다. 꼭 자연만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부분도 성장의 증거. 존 포드는 '우리'라는 말을 쓴다. 유럽인들은 '나'라는 말을 보통 쓰는데 반해. 그래서 마지막에 존 포드가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허: 클레어가 아이에 대해 말할 때, 아이의 집착이 싫어 장난감도 사주지 않았는데, 오히려 갖고 놀던 집안 물건에 더 집착하더라는 부분이 남는다. 클레어의 말들에 더 성장의 요소가 있더라.
협: 화자의 의도는 유디트와의 화해와 재결합이 아니라 자신이 미국여행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변화해갔다는 것이다. 꼭 성장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을 필요는 없다.
허: 유디트를 찾는 여정 중에서도 연극을 보고 다양한 문화활동들을 하면서 감정이 순화되는 것을 느꼈다. 성장이라기 보다는... 또, 서로를 증오하는 표현들이 오히려 사랑으로 읽혔다.
협: 손목시계 (p.90), 유디트에 대한 첫인상을 더이상 회상할 수 없다는 부분 (p.191)을 보면 초반에 유디트에 대해 가졌던 감정들이 시간이 가면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허: 나 혼자보다 여럿이 있을 때 상대방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홍: 유디트가 떠났기 때문에 화자의 반추와 자기반성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보면 "더 이상 유디트가 어딨는지 궁금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이걸 보며 완전히 끊어진 관계라고 생각했다. 미국행의 동기가 되었던 파국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를 파헤치나 했는데 또 유디트를 만나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권: 해설에 보면 프랑스 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았다고 나온다. 어떻게 구조주의가 작품 속에 녹아들었는지 생각해보자. 이런 스토리의 소설들은 많은데 기존의 독법을 따라가면 안되는 작품이라 이것이 궁금하다.
협: 쉽게 이야기하면 기존의 이런 소설들은 기-승-전-결이 있고 일관성이 있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것이 없다.
허: 프랑스 혁명 이후 파시즘이 등장, 이후 대두된 근현대철학을 비판하는 사조가 구조주의. 사회참여 문학을 비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협: 작가가 기존의 틀을 답습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홍: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즉,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참여문학이다. 사람의 내면의 흐름은 현실과는 다른데, 그것(내면)을 도외시하고 드러나는 현실만 보여주는 것이 옳은가? 그렇다면 문학에서 남는 것은 무엇인가? 서사인가? 작가가 영향을 받은 비트겐슈타인이나 소쉬르 등은 언어밖에 남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학은 언어를 통해 표현되는 예술이니 언어에 집중해보자 했을 것. 어떤 단어를 써서 표현하냐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허: 평론가들의 평가가 작품을 설명하는 전부가 아니다.
홍: 우리가 어떻게 읽어내는지가 중요하다. 관객모독은 단락 단락 집중해보면 시낭송 같기도 했다.
협: [패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에서 작가는 나와 타인의 관계는 언어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쓰고 있다. 카프카의 [이방인]과 유사한 정서가 확실히 있다. 여기서도 주인공이 강박적이다. 언어를 중시하고.
홍: 작가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을 타인이 어떻게 알 수 있겠나?' 고 말한다. 그래서 의식의 흐름을 계속해서 자세히 서술하는데 심지어는 혼자 있는 시간에 혼잣말을 계속해서 한다. 말로 내뱉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로 언어구조주의와 연결되는 부분인 것 같다.
권: 관객모독에 나타난 작가의 의도는 무얼까?
홍: 배우, 무대, 희곡이 연극의 3요소인데 이 작품에선 배우부터 배우같지 않다. 연극은 의상, 대본, 연기 등이 어우러져서 이루어지는데 언어로만 연극이 성립되는지 알고 싶었을 수도.
허: "우리는 지금 말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를 봐도 말로 다 하겠다는 뜻.
은: 그 시대에 비추어보면 대단히 신선하다.
권: 그 연극을 직접 가서 본다는 이야기는 책에서와는 다른 감동이 있다는 뜻인데 책은 왜 그런 감동이 느껴지지 않을까?
홍: 나는 느껴졌다. 앞 부분의 배우를 위한 규칙들을 보면 오로지 소리에만 집중하라고 요구한다. 그 외의 지침은 없다. 배우 상호간의 교류도 없다. 시간, 공간에 대해 언급할 때 지금 이 순간의 시간과 공간이 중요하다고 반복하는데, 시를 가만히 서서 읽을 뿐이지만 감동이 있는 것처럼 이 또한 단락별로 각 배우가 대사를 치면 그것 자체로 관객이 점차 배우의 말에 집중하게 해서 감동을 줄 것이다. 그래서 책의 앞부분은 관객을 훈련시켜가는 과정이고 진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뒤의 욕설에 있는 것 같다.
허: 제목이 관객모독이다. "그래도 여러분의 자의식은 대단하군요."에서는 관객을 마치 조롱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권: 그럼 왜 관객을 모독하는가?
협: 욕을 들으면 사람들은 더 집중한다. 기존의 연극 틀을 바꾸려는 의도도 있다.
허: 평론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 평론가의 호평을 빌어 돈도 더 벌고.
홍: 그리스희극부터 봐도 그렇고 연극이란 기승전결이 있고, 형식적인 틀이 있는데 그 틀을 깨고 남는게 뭘까 질문하는 것 같다.
권: 모노드라마와 다른 점은?
홍: 다르다. 그건 설정이 있다. 배우의 역할이 있고 스토리가 있다. 이 작품은 배우 4명이 있을 뿐 배우 각자의 역할(명)도 없다.
협: "여러분이 이전에는 눈으로 보았던 것을 귀로 듣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홍: 초반의 "이 작품은 일종의 머리말입니다."에서도 드러나듯이 뒷부분의 욕설이 작품의 중심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허: 47그룹을 비판하던 한트케가 나이 들어서는 유고슬라비아의 독재자를 비호해 논란이 되었다.
협: 관객모독이 그의 나이 24세에 쓴 작품이다. 그에게 비판받았던 귄터 그라스도 당시 한트케의 비판을 그대로 두라며 연륜있는 모습을 보였다. 작가도 인간이고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것.
은: 작가는 무미건조하다. 긴 이별~에서 동생을 봤으면 인사라도 해야 하는데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관찰자의 모습만 보인다. 메마른 장작의 느낌이랄까.
허: 나는 이해가 가더라. 차마 아는체할 수 없는 비애. 서양인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권: 마지막으로 나눌 한마디가 있다면?
은: 나 혼자였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 아베체에 들어와 독서편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덕분에 이런 작가의 책도 읽어보게 되고.
협: 군데군데 우리네 정서와 유사한 표현도 보인다. 한트케가 바라보고(관찰하고) 분석하는 관점이 특이했다. 그래서 무미건조해 보일 수도 있다. 어머니의 자살로 인한 상처, 자신이 가진 강박증 등에 그러한 성향이 생겼을 수도 있다.
영: "그 순간 내가 그동안 유디트를 아무런 쓸모도 없는 존재로 여겨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 그녀의 얼굴은 점점 사려 깊게 변해갔지만 정작 나는 그 사려 깊음을 읽어내지 못했던 거야." 이상입니다.
허: 나는 유디트가 끝까지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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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말에 수고많으심다~
토론할 때 내가 책을 건성 읽었나 싶을만큼 기억나지 않는 구절이 많아서 당황스러웠다능..
토론에서 각자의 느낌들이 와닿아 좋았고,
웨믹씨의 토론기록은 언제봐도 경탄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12월 27일 독서토론기록 완료했습니다. 중간중간 집중력이 떨어져서, 또 내용도 간혹 어렵고해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보시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