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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열왕기상5장1~18절
제목 : 성전의 기초를 놓기까지
솔로몬은 축하 사절단을 보낸 히람과 성전 건축을 위한 약조를 맺습니다.
솔로몬이 건축자재를 요청하자, 두로 왕 히람도 원조를 약속하고 그 대가로 양식을 요구합니다.
성전 건축과 관련한 솔로몬의 제안(1~6절)
1) 솔로몬이 왕이 되었다함을 히람이 듣고 사절단을 보내니 솔로몬이 히람에게 사람을 보냅니다(1~2절)
“[1] 솔로몬이 기름 부음을 받고 그의 아버지를 이어 왕이 되었다 함을 두로 왕 히람이 듣고 그의 신하들을 솔로몬에게 보냈으니 이는 히람이 평생에 다윗을 사랑하였음이라[2] 이에 솔로몬이 히람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히람이 보낸 사절단을 계기로 솔로몬은 사절단의 편으로 성전 건축에 협력을 요청하는 서신을 히람에게 전합니다.
그런데 이 서신은 히람의(8절)와 함께 두로의 문서 보관서에 보존되었다는 내용이 요세푸스의 기록에 나타납니다.
2) 다윗이 사방의 전쟁으로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였습니다(3절)
“[3] 당신도 알거니와 내 아버지 다윗이 사방의 전쟁으로 말미암아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고 여호와께서 그의 원수들을 그의 발바닥 밑에 두시기를 기다렸나이다”
당신도 알거니와. – 다윗은 성전 건축을 위한 많은 준비를 생전에 했었습니다(대상 22장). 그 중에는 많은 기술자 및 백향목을 두로와 시돈으로부터 공급받는 일이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두로 왕 히람 역시 이러한 다윗의 성전 건축 준비 작업을 이미 도운 바 있었습니다(삼하 5:11대상 22:4).
그러므로 마땅히 히람은 다윗의 성전 건축 계획과 성전 건축을 향한 열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전 건축을 시도할 수 없었던 까닭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사방의 전쟁으로 인하여. - 다윗이 성전 건축을 열렬히 소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즉 다윗은 잦은 전쟁을 치러야 했으므로 성전 건축의 기회나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런형편에도 불구하고 다윗 자신은 성전 건축을 기대했으나 하나님께서 이를 허락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빈번한 전쟁을 치른 결과, 다윗은 피를 많이 흘리게 하였으므로,
하나님 보시기에 평화의 성전 건축에 적격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대상 22:8;28:3).
*대상22:8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피를 심히 많이 흘렸고 크게 전쟁하였느니라 네가 내 앞에서 땅에 피를 많이 흘렸은즉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리라”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 성전 건축의 목적으로서, 이는"오직...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하신 곳"(신 12:5,11)이라는 유일 중앙성소 개념에 근거한 것입니다.
전을 건축하지 못하고. - 성전 건축에 대한 하나님의 뜻(대상 22:8-10;28:2-6)을 분명히 안 다음, 다윗은 자신의 후계자로서 장차 자기 대신 성전 건축사역을 담당할 솔로몬에게 가능한 한 많은 도움과 편의를 주기 위해, 성전 건축에 필요한 기술자와 제반 자재들을 충분히 비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기하였습니다(대상 22, 29장).
발바닥 밑에 두시기를. - 성경에서 '발'(레겔)은 보통 종속, 비하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왜냐하면 발은 신체의 하부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Dentan).
예를들면 '발아래 두다'는 정복과 피지배관계를, '발 아래 앉다'는 선생과 제자의 종속관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시 8:6;눅 10:39).
따라서 본절 역시 정복하여 지배하는 관계를 표현하는 말입니다(시 91:13;사 63:3;롬 16:20;엡 1:22;히 2:8).
실제로 발견된 고대 앗수르의 그림 중에는 정복자가 적의 몸을 발바닥으로 누르고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3) 하나님께서 사방의 태평을 주시매 원수도 없고 재앙도 없습니다(4절).
“[4] 이제 내 하나님 여호와께서 내게 사방의 태평을 주시매 원수도 없고 재앙도 없도다”
사방의 태평. -여기서 '태평'(누아흐)은 '안식'이란 뜻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그러므로 ‘사방의 태평'은 국력의 신장(伸張)에 힘입어 나라 안팎으로 평온한 상태가 이루어졌으므로, 이제 '안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 주는 말입니다(4:24,25).
이로써 다윗의 성전 건축을 방해했던 '사방의 전쟁'(3절)이라는 원인이 사라진 것입니다.
한편, 하나님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사방의 태평을 주신 것은 대상 22:9 약속의 성취입니다.
*대상22:9 “보라 한 아들이 네게서 나리니 그는 온순한 사람이라 내가 그로 주변 모든 대적에게서 평온을 얻게 하리라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그의 생전에 평안과 안일함을 이스라엘에게 줄 것임이니라”
원수도 없고 . - 여기서 '원수'(사탄)은 '방해하다', '반대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구약에서 보통 사람의 길을 막는 방해자, 전쟁에서의 적군, 또는 법정에서의 고소자 등을 의미하는 데에 사용되었습니다(Gaster;민22:22;삼상29:4;시109:6,7).
한편, 11:14,23에서 솔로몬의 대적으로 나타나는 바 하닷과 르손의 반역 행위는 분명 성전 건축 후의 일로서, 솔로몬 통치 후기의 사건입니다(Keil).
그리고 그것은 후기에 이르러 하나님의 법도를 떠나 타락한 솔로몬의 불순종을 치시려는 하나님의 징계였습니다.
재앙도 없도다. - 여기서 '재앙'(페가)은 '졸지에 찾아오는 불행', '갑작스러운 재난'같은 것을 의미합니다(전 9:12).
*전9:12 “분명히 사람은 자기의 시기도 알지 못하나니 물고기들이 재난의 그물에 걸리고 새들이 올무에 걸림 같이 인생들도 재앙의 날이 그들에게 홀연히 임하면 거기에 걸리느니라”
구체적으로는 다윗이 겪었던 반역(反逆), 기근, 역병 등이 이에 해당 됩니다
(Bahr;삼하15:14;20:1;21:1;24:15).
다윗은 이러한 재앙을 많이 겪은 '고난의 왕'이었으나, 성전 건축을 담당할 솔로몬은 '평강의 왕'(대상 22:9)으로서, 이와 같은 재앙들이 전혀 미치지 않은 것입니다.
4)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대로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려 합니다(5절).
“[5] 여호와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하신 말씀에 내가 너를 이어 네 자리에 오르게 할 네 아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리라 하신 대로 내가 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려 하오니”
여호와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하신 말씀.–일찍이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나단을 통하여 '성전 긴축'에 대한 당신의 뜻을 명확히 전달한 바 있었습니다.
즉 삼하 7:12,대상17:11,12에 나타난 말씀으로,
그것은 다윗의 후계자로 말미암아 성전 건축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따라서 다윗은 자신의 후계자가 될 솔로몬에게 이러한 성전 건축 사역에 대해 간곡히 권면했던 것입니다(대상 22:11-16;28:9-21).
하신 대로 내가 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려 하오니. -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려는 것은 자신의 야심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과 부친 다윗의 유지(遺志)를 따르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Hammond).
5)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목재를 교섭하는 교역약조를 솔로몬이 두로 왕 히람에게 제안하고 있습니다(6절)
“[6] 당신은 명령을 내려 나를 위하여 레바논에서 백향목을 베어내게 하소서 내 종과 당신의 종이 함께 할 것이요 또 내가 당신의 모든 말씀대로 당신의 종의 삯을 당신에게 드리리이다 당신도 알거니와 우리 중에는 시돈 사람처럼 벌목을 잘하는 자가 없나이다”
레바논에서 백향목을 베어내게 하소서.
백향목 숲이 있는 레바논 일부 지역이 히람의 통치 영역에 속했던 것 같습니다(Keil).
아무튼 레바논은 고대에 백향목의 산지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백향목(柏香木, cedar tree)은
(1) 성장하는 데 수백년이 걸리고,
(2) 곧고 아름다우며,
(3) 목재의 쓴맛 때문에 병충해가 적다는 특징 등으로 해서 매우 값진 건축재였습니다(Gates).
나의 종과 당신의 종이 함께 할 것이요. - 영역본 리빙 바이블(Living Bible)은 '나의 종들을 보내 당신의 종들 곁에서 일하게 하겠다'(I will send my men to work beside them)로 번역하였습니다.
즉 벌목(伐木)하는 일을 돕겠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모든 말씀대로 당신의 종의 삯을 당신에게 드리리이다.
본절의 뜻이 한글 개역 성경에서는 좀 모호합니다.
그러나 영문 성경은 '당신이 요구하는 대로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로 번역함으로써 보다 선명합니다.
공동 번역도 이와 비슷하게 "당신의 신하들에게는 당신이 정하는 급료를 지불해 드리겠습니다"로 번역하였습니다.
이러한 솔로몬의 말에서 그의 부(富)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대하 2:10).
우리 중에는 시돈 사람처럼 벌목을 잘하는 자가 없나이다. - 벌목(伐木)에는 단순히 나무 자르는 기술뿐만 아니라 쓸만 한 나무를 골라 적절한 시기에 자르고, 또 이를 적절히 보관하는 등 보다 광범위한 지식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시돈 사람(the Sidonians) 곧 베니게인들 중에는 그러한 건축 기술자들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베니게인들은 무역 중심의 생활을 해왔던 관계로 예전부터 선박 건조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이스라엘은 농경.목축 생활을 해왔으므로, 목재를 사용하는 건축 기술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 여기서 '시돈 사람' (치도님)이란 명칭은 곧 베니게(페니키아) 사람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본래 베니게는 도시 국가 형태로서, 곧 시돈과 두로의 두 주요 도시로 구성된 국가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두로보다 시돈이 보다 중요한 도시로 여겨졌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이 베니게인들을 속칭 '시돈 사람'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특별히 여기서는 백향목이 있는 지역이 시돈 지역에 속했고, 또한 시돈 성의 주민들이 보다 뛰어난 건축 기술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이처럼 시돈 사람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지역 역시 두로 왕 히람의 통치 영역에 속했습니다.
2. 히람 왕의 약조(7~12절)
1) 히람이 솔로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찬양합니다(7절).
“[7] 히람이 솔로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이르되 오늘 여호와를 찬양할지로다 그가 다윗에게 지혜로운 아들을 주사 그 많은 백성을 다스리게 하셨도다 하고”
히람이 솔로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 두로 왕 히람은 솔로몬의 교역 제의를받고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당시 강력한 세력을 지닌 이스라엘과 탄탄한 정치적 우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통상 관계를 통해서도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베니게(두로와 시돈) 지역은 좁은 해안 지대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작물 재배가 여의치 않았습니다.
따라서 베니게는 이스라엘에 곡물 수입을 의존해야만 했습니다(Keil, Bahr).
여호와를 찬양할지로다. -'찬양할지로다'(바루크)의 기본 뜻은 '무릎꿇다'입니다.
그러므로 찬양이란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는 행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절의 '찬양'은 히람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유일신으로 믿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히람이 다스리던 베니게 지역은 다신 숭배, 특히 바알 숭배가 성행했던 곳입니다.
그러므로 히람은 단지 대부분의 고대 근동인들의 신앙 태도처럼 많은 신들 가운데 하나로서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를 인정했던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창26:28,29).
그렇다면 본절은 히람이,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을 시작할 수 있으리만치 안정과 부를 주셨음을 크게 인정하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대하 2:12).
다윗에게 지혜로운 아들을 주사. - 부친 다윗과 마찬가지로 계속 히람과 화평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려는 솔로몬의 처신이 두로 왕 히람에게 '지혜롭게'(현명하고 분별력 있게) 비쳐졌을 것입니다.
2) 솔로몬의 제의에 대해 히람의 답장입니다(8절).
“[8] 이에 솔로몬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당신이 사람을 보내어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거니와 내 백향목 재목과 잣나무 재목에 대하여는 당신이 바라시는 대로 할지라”
이에 솔로몬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 즉 솔로몬의 제의(2-6절)에 대해 히람이 답장을 보내온 것입니다(대하 2:11).
그 내용상 일종의 교역 협정을 맺는 것이므로,
솔로몬과 히람 사이에 오간 서신들은 국가 공문서와도 같은 것입니다.
한편, 히람이 솔로몬의 막대한 규모의 통상 요구를 쾌히 응낙한 사실은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 외에도 당시 이스라엘의 국력이 그만치 성장하였음을 인정한 측면도 있습니다(1절).
잣나무 재목. - 잣나무는 보통 백향목(cedar) 보다는 못한 것으로 취급되지만 역시 병충해, 부패에 강하여 내구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튼튼하고 가벼워, 좋은 건축재입니다.
3) 건축용 백향목과 잣나무는 레바논 산지에서 벌목된 후 일단 베니게 해안 지대로 운반되었다(9절)
“[9] 내 종이 레바논에서 바다로 운반하겠고 내가 그것을 바다에서 뗏목으로 엮어 당신이 지정하는 곳으로 보내고 거기서 그것을 풀리니 당신은 받으시고 내 원을 이루어 나의 궁정을 위하여 음식물을 주소서 하고”
그리고 그곳에서 그 나무들은 거대한 뗏목으로 엮어져 바닷길로 이스라엘의 항구까지 운송되었습니다.
당신이 지정하는 곳. - 역대기 기록에 의하면, 이 장소는 바로 욥바입니다(대하 2:16).
'욥바'(Joppa)는 '아름다움'이란 뜻을 가진 예루살렘 최근교의 항구 도시로서 예루살렘에서 56Km 가량의 거리에 위치하였습니다.
이곳은 바위들로 자연 방파제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천연의 선박 기항지였습니다(Gold).
그런데 정작 레바논에서 욥바까지의 바닷길 보다도 욥바에서 예루살렘까지의 험하고 울퉁 불퉁한 육로가 목재를 운반하기에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식물을 주소서. - 베니게는 지중해 연안을 따라 뻗어 있는 길고 좁은 나라입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 지대로 이루어진 페니키아(베니게)는 임산물(林産物)이 풍부한 대신 농작물(農作物)이 부족했습니다.
실제 베니게 지역에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평야 지대는 대략 75Km2 정도의 면적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비록 비옥한 땅이기는 해도 실제 경작면적은 결코 넓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베니게는 외국으로부터의 식량 수입에 상당량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과의 교역에서도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언제나 식량이었습니다(스 3:7;겔 27:17).
4) 히람이 솔로몬의 모든 원대로 재목을 주었습니다(10절)
“[10] 솔로몬의 모든 원대로 백향목 재목과 잣나무 재목을 주매”
솔로몬의 모든 원대로. – 대하 2:7-9에는 솔로몬의 요구 내용이 좀 더 상세하게 나타나 있는데, 곧 여기에 없는 솜씨 좋은 공장(工匠)과 백단목(오동나무)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재목을 주매. - 여기서 '주매'(노텐)는 분사형으로서,
곧 계속 공급하여 주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솔로몬과 히람의 교역은 성전과 왕궁 건축이 모두 필할 때까지 근 20년동안 지속되었을 것입니다.
5) 솔로몬이 히람에게 필요한 음식물을 고루 주었습니다(11절)
“[11] 솔로몬이 히람에게 그의 궁정의 음식물로 밀 이만 고르와 맑은 기름 이십 고르를 주고 해마다 그와 같이 주었더라”
밀 이만 석. – 솔로몬 왕궁의 하루 밀 소비량이 90석(가는 밀가루 30석, 굵은 밀가루 60석)이었으므로, 일년 치를 환산해 보면 삼만이천 팔백 오십 석(코르)입니다(4:22)
그러므로 혹자는 두로(베니게) 왕궁의 소비 규모가 솔로몬 왕궁의 소비 규모보다 훨씬 적었다고 생각합니다(Rawlinson).
그러나 본절의 밀 이만 석이 두로 왕궁의 전체 밀 소비량일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계약상 목재와 노동력의 대가를 그만큼 지불했다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만치의 양을 매년 한 차례씩, 아마도 건축이 계속되는 동안(Keil) 계속 보냈다니 상당량 액수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또한 그만한 지불을 감당할 수 있었던,
솔로몬 왕국의 부강한 일면이 강조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편, 대하2:10의 식량(밀 이만 석, 보리 이만 석,포도주 이만 말, 기름 이만 말)은 히람의 일꾼들에게 주는 대가로서, 본절의 식량과는 구별되는 것입니다.
맑은 기름. - '맑은 기름'(pure oil,KJV)이란 감람 나무 열매에서 짜내는 식용유, 즉 올리브 유(油) 중의 고급 기름입니다.
설익은 감람나무 열매를 따서, 그것으로 올리브유를 짜낼 때 처음 나오는 기름을 따로 모으면 그것이 바로 맑은 고급 기름입니다.
이 기름은 일반 기름보다 더 흰 색깔을 띠고 있으며, 맛은 더 순수하다고 합니다.
석(코르) - 액체 또는 고체의 용량을 재는 가장 큰 단위로서(4:22),
학자에 따라 180l(D.J Wiseman, D.H. Weaton), 210l(O.R. Sellers),380l(KB) 등으로 다양하게 추정하나, 대략 230l 가량 되는 용량 단위입니다.
6) 히람과 솔로몬이 친목하여 두 사람이 함께 약조를 맺었습니다(12절)
“[12]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신 고로 히람과 솔로몬이 친목하여 두 사람이 함께 약조를 맺었더라”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신 고로. – 본 구절은 솔로몬과 히람이 화친하여 약조를 맺은 사실이 결국 3:12의 성취로서, 솔로몬이 하나님께로부터 얻은 지혜에 힘입은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뿐만아니라 13절 이하의 내용, 즉 건축 사업의 조직과 관리에서 솔로몬이 지혜롭게 역량을 발휘한 사실도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신 지혜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Keil, Henry).
친목. -여기서 '친목'(샬롬)은 4:24의 '평화'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 말입니다.
약조를 맺었더라. - '약조'(베리트)는 성경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언약'으로 번역되었습니다(창 6: 18;신 31:16;삼하 3:13 등).
그런데 '베리트'는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의무를 말합니다.
그리고 이 '베리트'를 맺는 데는 보통 종교적 의식(儀式)이 따랐습니다(Vos).
실제로 본절의 '약조를 맺다'(카라트베리트)는 '언약을 자르다'라는 원어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계약 당사자들이 희생 제물을 자른 후 그 사이를 지나가는 맹세 의식을 가진 데서 비롯된 듯합니다(창 15:10;렘 34:18).
한편, 삼상 22:8의 원문에서는 '자르다'의 뜻인 '카라트' 만으로 '맹약을 맺다'라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였습니다.
3. 성전 건축에 동원된 사람들의 수효(13~18절)
1) 역군의 수가 삼만 명입니다(13절)
“[13] 이에 솔로몬 왕이 온 이스라엘 가운데서 역군을 불러일으키니 그 역군의 수가 삼만 명이라”
본절의 역군 삼만 명은 이스라엘인들로서 15절의 이방인들로 구성된 짐꾼 칠만과 돌 뜨는 자 팔만 명과는 구별됩니다(Keil;9:21;대하 2:17).
즉 본절의 이스라엘 역군들은 아도니람의 지휘하에 만 명씩 석 달에 한번 윤번제로 일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집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 이스라엘 역군 삼만 명은 히람의 기술자들을 도와 벌목(伐木)
작업을 조력하는 비교적 가벼운 노동을 맡은 자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본절 솔로몬이 이스라엘 자손은 노예를 삼지 않았다는 9:22과 모순되지 않습니다.
2) 한 달에 만 명씩 번갈아 레바논으로 보냅니다(14절)
“[14] 솔로몬이 그들을 한 달에 만 명씩 번갈아 레바논으로 보내매 그들이 한 달은 레바논에 있고 두 달은 집에 있으며 아도니람은 감독이 되었고”
한 달에 일만 인씩 번갈아 레바논으로 보내매. – 이들 이스라엘 백성들로 구성된 역군 삼만 명은 아마도 레바논에서 히람의 일꾼들을 도와 벌목하는 일을 했을 것입니다(6절).
그런데 솔로몬이 이들을 '한 달에 일만 인씩 번갈아'일을 시킨 것은 그의 지혜로운 경영을 보여줍니다.
즉 이와 같은 윤번제 방식으로 해서 이들 역군들은 일 년에 팔 개월간은 자신의 생업과 가사를 돌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으로써
(1) 노동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었고,
(2) 전 이스라엘의 일상 경제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었고,
(3) 국민 각자는 자신의 가정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도니람은 감독이 되었고. - 여기서 '감독'(알 하마스)은 4:6의 '감역관'(監役官, superintendant)과 같은 말입니다. 4:6 주석을 참조하라.
3) 짐꾼이 칠만 명이요 돌을 뜨는 자가 팔만 명입니다(15절)
“[15] 솔로몬에게 또 짐꾼이 칠만 명이요 산에서 돌을 뜨는 자가 팔만 명이며”
본절의 '짐꾼'과 '돌을 뜨는 자'들은 모두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던 가나안 사람들입니다(9:20,21;대하 2:16, 17;8:7-9).
왜냐하면 이들에 대해서는 앞의 '역군'(마스)삼만 명의 경우와 달리 이스라엘 사람임이 명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9:21에서 보듯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노예 역군'(마스 오베드)이란 말로 지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짐꾼 - '짐꾼'은 '짐 나르는 사람'(transporter)을 의미합니다.
이들의 임무는 벌목한 나무나 뜬 돌을 일정 지점까지 운반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돌을 뜨는 자.-'돌을 뜨는 자'란 '돌을 자르는 사람', '석수'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숫자가 팔만이나 되고 또 산에서 일을 한 것을 보면,
이들의 일은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것이기 보다 단순노동에 가까운 것,
즉 채석공(採石工)으로서의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동 번역의 '돌 깨는 사람'은 적절한 표현입니다.
보다 기술적인 작업은 히람의 건축 기술자들이 담당하였을 것이다.
한편, 목재의 벌목 작업과는 달리 돌의 채석 작업은 아마도 이스라엘에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목재와는 달리 돌은 먼 거리 수송이 결코 용이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내에서도 채석은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고고학적 발굴결과, 예루살렘 성 바로 근교에 '솔로몬의 채석장'이라고 불리워진 대규모의 채석장(採石場)이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전의 기초석으로 사용될 크고 우아한 돌은 레바논에서 가져왔을 수도 있습니다.
4) 사역을 감독하는 관리가 삼천삼백 명입니다(16절)
“[16] 이 외에 그 사역을 감독하는 관리가 삼천삼백 명이라 그들이 일하는 백성을 거느렸더라”
사역을 감독하는 관리가 삼천삼백 명. - '사역을 감독하는 관리'란 노동을 감독하는 관리, 즉 십장을 의미합니다.
한편 본절의 관리들의 숫자는 대하 2:18의 '삼천 육백 인'과는 차이가 납니다.
혹자는 이것을 필사자(筆寫者)의 실수로 보기도 하지만(Thenius),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분류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된 기록 차이로 봅니다.
즉 이들은 미카엘리스(J.H. Michaelis)의 견해를 따라 다음과 갈이 설명합니다. 열왕기가 제시하는 감독관의 총수(總數)는 본절의 '삼천 삼백'에다, 9:23의 '오백 오십'을 더하면 도합 '삼천 팔백 오십'입니다.
이 수는 역대기에서 제시된 바 대하 2:18의 '삼천 육백'과 대하 8:10의 '이백 오십'을 합한 슷자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감독관의 총 숫자는 열왕기와 역대기의 기록이 일치합니다.
단지 열왕기(9:23)는 직위의 차이 즉 하급 감독과 상급 감독으로, 역대기(대하 2:18;8:10)는 출신의 차이 즉 가나안인 감독과 이스라엘인 감독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솔로몬의 건축 사역의 관리로 발탁된 총 수효는 3,850명인데,
이중 3,300명은 하급관리이고, 550명은 고급 관리입니다.
또한 3,850명의 관리 중 3,600명은 가나안 족속 출신 관리이고, 250명은 이스라엘 출신 관리입니다.
5) 크고 귀한 돌을 떠다가 다듬어서 성전의 기초석으로 놓게 하였습니다(17절)
“[17] 이에 왕이 명령을 내려 크고 귀한 돌을 떠다가 다듬어서 성전의 기초석으로 놓게 하매”
'크고 귀한 돌'이 '무거운 돌'이라는 견해(Thenius)에 대해,
카일(Keil)은 그것이 무거운 돌이라기 보다 '값진 돌'을 의미한다고 반박합니다.
아무튼 본절의 '크고 귀한 돌'은 성전의 기초석을 놓기 위한 돌입니다.
그런데 7:10의 기록에 따르면, 이 '기초석'의 크기는 10규빗 또는 8규빗 되는 정방형의 돌입니다.
대략 일규빗은 팔꿈치로부터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로 약 46cm 정도입니다.
이렇게 환산해보면, 성전기초석은 각각 거의 4미터에서 5미터에 이르는 큰 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본절의 '크고 귀한 돌'은 무게도 무거웠으려니와 성전 기초석 용도에 걸맞게 값진 돌을 고른 것 임에 틀림없습니다.
한편, 이처럼 성전의 기초석이 놓여지게 됨으로써, 솔로몬 성전은 역사적인 기공식(起工式)을 거행하게 되었습니다(6:1).
이로써 모세 시대 이후 여러 곳으로 옮겨지고, 또 여러 장소에 분산되어 있던 하나님의 성소가 마침내 유일 중앙 성소(신 12:5)인 솔로몬(예루살렘) 성전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떠다가 다듬어서. - 성전 기초석으로 놓이게 될 '크고 귀한 돌'은 하나 하나가 빈틈없이 꼭 맞아들어가도륵 8규빗 내지는 10규빗의 정방형 크기로 다듬어졌습니다.
그리고 6:7로 미루어 보건대, 이 돌을 잘라내고 다듬는 작업은 채석장 현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6) 건축자들은 그 돌을 다듬고 재목과 돌들을 갖추었습니다(18절)
“[18] 솔로몬의 건축자와 히람의 건축자와 그발 사람이 그 돌을 다듬고 성전을 건축하기 위하여 재목과 돌들을 갖추니라”
그발 사람. - '그발'은 트리폴리와 베이루트 사이에 위치한, 베니게 최북단 연안의 도시입니다.
헬라 시대에는 '비블로스'(Biblos)라고 명명된 이곳은 무역과 조선업의 중심지입니다(겔 27:9).
따라서 유능한 해양 선원들과 건축 기술자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수 13:5 주석 참조.
그런데 '그발'은 두로, 시돈과 마찬가지로 베니게에 속한 한 도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발 사람'(the Giblites)이 새삼 '히람의 건축자'와 나란히 언급된 것은 뛰어난 기술자인 그들이 솔로몬의 건축 공사에서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점했기 때문입니다.
전을 건축하기 위하여 재목과 돌들을 갖추니라. - 솔로몬이 히람과 협정을 맺은 목적인 성전 건축 준비 작업이 마무리 되었음을 보여 줍니다(Keil).
한편, 70인역은 이 모든 준비를 갖추는 데 3년이 걸렸다고 덧붙입니다.
이러한 추론은 아마도 본격적인 성전 건축 공사가 솔로몬 즉위 제 4년째부터 시작되었다는 6:1의 연대기적 진술에 근거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솔로몬과 히람의 협정은 분명 솔로몬 즉위 초에(5:1) 진행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입니까?
1) 하나님이 평화로운 시대를 허락하셨기에, 성전 건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3~5,12절).
솔로몬도 자신이 누리는 번영과 평화가 성전 건축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요 배려임을 인정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 가장 적절한 시기와 토대를 마련해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내게 주신 축복이 사명을 위한 것임을 기억하고 소명에 응답하며 살아야 합니다.
지금 내가 믿음의 눈으로 해석하고 바라보면서 묵묵히 감당해야 할 소명은 무엇입니까?
나(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1) 솔로몬은 히람에게 다윗의 오랜 숙원이자 하나님의 뜻인 성전 건축 계획을 전합니다(2~7절).
그리고 선친에게 보인 호의를 지속해 주길 바라며 필요한 자재와 전문 인력을 요청합니다.
그는 아버지 다윗에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마음과 성전 건축의 열심을 이어받았습니다.
아버지와 맺은 두로 왕과의 선린 관계도 이어 갑니다.
다윗이 물려준 것은 왕위만이 아닙니다.
신앙과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히람도 하나님을 인정하고 대를 이어 협력을 약속합니다.
대를 이은 믿음과 사명이 우리 가정과 교회에서는 어떻게 계승되고 있습니까?
2) 히람은 솔로몬의 교역 제의를 받고 크게 기뻐합니다(7~12절).
강성한 이스라엘과 정치적 우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통상 관계로 경제적으로도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화친과 조약은 외교술이나 실리적 판단의 성과만은 아닙니다.
선한 뜻(5절)을 이루려면 ‘때를 아는 지혜’(“이제”,4절)와 함께 ‘협력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준비요, 기초입니다.
3) 부역을 담당하는 역군과 짐꾼과 돌을 뜨는 자들, 그리고 건축을 계획하고 감독하는 자들의 수효가 세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13~18절).
성전 건축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돌을 다듬고 쓸 만한 재목을 고르는 일부터 기초를 놓기까지 많은 이의 노고가 필요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모든 수고에 버려질 손길은 없습니다.
서로 비교하기보다 거룩한 부담감을 안고 협력하고 있습니까?
보이지 않는 수고를 귀하게 보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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