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는 날
겨우내 들어 앉아 곰처럼 살찌우던
곰순이가 걷기에 나섰다.
참~~ 이상한 일이다.
겨울만 되면 겨울잠 자는 곰처럼
문밖을 나서기 싫어진다.
최소의 기초대사량만 사용하는 곰처럼
나도 최소의 움직임으로 겨울을 난다.
근데 이제 봄이다.
기지개를 켜고 대문을 나섰다.
봄바람이 산들거리고
예쁜 꽃들이 나를 반기는 시간
화사한 햇살마저 축복의 빛을 내린다.
오늘의 올레길은 신숭겸 유적지에서 시작하는 올레 2길을 택했다.
평탄하게 시작되는 초입이다.
길가엔 아름다운 산수유가 눈길을 끈다.
대곡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물가의 나무들은 봄을 가득 안고 있다.
지나는 길가의 매실 밭엔 꽃이 눈처럼 피어있다.
가지치기를 한 가지에서 꽃도 한움큼 주워보고~~
그리고 왕이 지나신 길을 따라 봄을 호흡한다.
의병장 최휘인의 유적지인 원모재도 있고
가파른 소원만디에 오르는 길이 진수이다
오리의 자맥질이 사랑스럽다.
도란도란 정을 나누며 걷는 길이 더 좋다.
봄을 캐는 여인들의 모습에 나도 주저 앉고 싶다.
마지막으로 인증샷 날리고
매화가지에 마음을 다시한번 줘보고~~
아무리 정신없어도 한가지 잊으면 안되는 것~~~
대구올레 팔공산 2코스는
2009년에 만들어진 길이다.
아파트촌 사이에 우리의 옛 건물이 숨은 듯 자리했다.
신숭겸장군의 유적지는 서기 927년 태조 왕건과 견훤이 목숨을 걸고
'공산 전투'를 벌인 곳이다.
그 유적지 오른편으로 한실골 가는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의 백미는 소원만디(소원의 언덕)
를 바라보며 걷다보면
팔공산의 정상인 비로봉과 갓바위가 보인다.
주변으로 노태우 전대통령의 생가가 있고 파계사까지 연결해서 걸을 수도 있다.
첫댓글 같은 길을 걸었는데 만난 풍경은 서로 다르군요.^^
글게요~~~,
청솔객님을 따라 잡지 못하니 뒷쳐진 풍경만 봅니다.
산수유도 이쁘게 피고...길이 참 이쁜것 같아요 자연속에서 걷는 그느낌 좋을것 같습니다.
언제나 걷는 길이 있으면 행복해져요.
팔공산왕건길 좋았습니다^^
다리 완전 후들후들 ㅎㅎ
잊지 못할거에요^^
팔공산 풍경을 볼 수 있는 좋은 둘레길이죠^^^
봄을 맞아 즐겁게 걸었던 걸었던 왕건길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