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만 사진집 <人愛2 수산시장 사람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사람들을 5년 동안 담은 조영만 사진집 『人愛2 수산시장 사람들』 이 사진 전문출판사인 하얀나무에서 발행되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밤골마을 사람들과 가족처럼 지내면서 3년의 기록으로 엮은 휴먼다큐멘터리 사진집 『人愛 밤골마을 사람들』 (2014, 하얀나무)로 제53회 한국사진문화(출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조영만의 人愛시리즈 2번째 이야기이다.
조영만이 추구하는 사진의 주제는 愛와 情으로 뭉친 인간사이다. 조영만은 피상적인 느낌을 담기보다는 그들의 삶속에 들어가 진정한 인간의 정을 나누면서 일상을 기록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꾸밈이 없고 담백하며 솔직하다. 인간의 향기가 넘치는 또 다른 곳의 기대감으로 찾게 되었다는 노량진 수산시장들. 그의 삶 역시 녹록치 않지만 사진을 향하는 그의 진정성은 사진집 곳곳에서 향기 되어 전해진다.
노량진수산시장은 개장 40년이 넘으면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대두되어 2012년 12월 현대화 사업이 시작되었고, 2016년 3월16일 새로 건축된 노량진수산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작가노트
“사람들은 수많은 관계 속에 인연의 실타래를 풀고 엮으며 오늘을 살아간다. 세상사 길흉화복이 사람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데 愛와 情처럼 사람 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많지 않다.”
오래전부터 내 사진의 관점은 오롯이 愛와 情으로 뭉친 인간사이다.
동작구 상도동 밤골마을을 3년간 기록한 『人愛 밤골마을 사람들』 사진집을 발표한 지 약 1년 6개월이 흘렀다. 그로부터 멀지 않은 지금 人愛 시리즈의 2집『人愛 수산시장 사람들』을 조심스레 세상에 내놓는다.
나는 『밤골마을 사람들』을 발표한 이후에도 계속 밤골마을에 다니면서 그들의 삶속에 진정한 인간의 정을 나누면서 그들과 함께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인간의 향기가 넘치는 또 다른 곳의 기대감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게 되었다.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찾아간 수산시장 사람들은 밤골마을 사람들을 처음 대면했을 그 당시의 냉랭함과 닮아 있었다. ‘내가 바라는 愛와 情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하는 마음으로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수산시장을 다녔다. 몇몇 상인들과 대화도 하면서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을 인화하여 선물로 전해주며 지내왔지만 밤골마을과는 달리 상인들에게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가끔은 ‘여기서 내가 밤골마을처럼 사진작업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산시장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입구에는 채소장사부터 여러 종류 잡화 등의 노점상이 길목 한 쪽으로 나란히 옹기종기 모여서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산시장의 본 모습은 이들이 모여 있는 길을 한참 지나야 볼 수 있다. 수산시장에서는 여러 부류의 수산물을 판매한다. 첫 번째 만나는 곳은 횟집들이며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해조류, 건어물, 젓갈류, 냉동수산물 등을 판매하는 곳을 볼 수 있다. 나는 주로 안쪽의 냉동수산물과 생물을 판매하는 곳에서 이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사진작업을 하였다.
새벽 1시에도 나가서 경매하는 모습 등 그들이 삶을 대하는 진지한 모습들을 시간이 허용하는 대로 소중히 담고 또 담았다. 어느덧 여름이 가고 가을을 지나 추운겨울을 함께 지내며 봄이 다가오는 계절로 바뀌고 있지만 나는 변화되지 못하고 처음 찾을 때와 다를 바 없는 사진을 하고 있다. 수산시장 사람들에게서는 내가 바라는 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그럴 틈을 안주며 그저 철길의 앞만 보며 달리는 기관차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하나 주면 주는 만큼 다시 주는 마음으로 살아가며 더 이상 받지도 주지도 않는다
남들은 나를 다큐멘터리 사진가라고 하지만 나는 이들에게서 내가 바라는 人의 愛와 情을 찾지 못하였다. 나는 거짓 없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자 생각하고 있으며 인간과 인간 사이에 흐르는 진정한 정을 찾고자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카메라에 담고 있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사진작가인가요?”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러면 아니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아직 나는 내 마음을 사진 속에 담지(만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사진집 『人愛 수산시장 사람들』에 대해 좋은 평을 받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그건 수산시장 사람들과 나와의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외형적인 사진이미지만을 담았다는 것에 대한 내 마음속 진실이 무겁기 때문이다.
‘사진은 잘 찍고 못 찍고’란 말을 남에게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카메라를 ‘왜 들었느냐’가 중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물어 보아라. 카메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하여라. 작가는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작품 속에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진은 수학의 공식처럼 명쾌한 정답이 없기에 잘 찍고 못 찍고의 판단이 무의미하며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왜 어떻게 찍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진동선 사진 평론가가 발행한 『사진철학의 풍경들』 그리고 故(고) 최민식 사진작가의 『휴먼선집』 등을 읽고서 나의 사진 길을 찾았다.
이제 낡은 노량진 수산시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사업으로 국비 1540억 원을 비롯한 총2241억 원이 투입되어 정부정책 사업으로 재탄생한다. 그러나 시장상인들은 점포면적이 적다며 현대화시장으로의 입주를 거부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시장이 가진 문화적 가치와 전통을 훼손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이 무시되지 않는 선에서 전통과 현대의 가치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은 흐른다. 역사는 낡음을 부수고 새로운 변화와 질서 속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노량진 수산시장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오늘을 살고 있다.
2016년 3월 人愛 조 영만
<작가 소개>
人愛, 조영만
1961년 1월 12일, 광주광역시 출생
교통일보 취재부 사진기자
- 마이택시뉴스사 발행인 대표 역임
- 제 53회 한국사진문화(출판)상 수상
『人愛 밤골마을 사람들』 (2014, 하얀나무)
개인전
『홀로서 50년 울 엄마』 (2011)
작품집 출판
『삶의 흔적』 (2010)
『홀로서 50년 울 엄마』 (2011)
『人愛 밤골마을 사람들』 (2014)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학술교육분과위원
작품집
사이즈 : 185*250mm
페이지 : 118
제본 : 양장제본
가격 : 30,000원
출판사 : 도서출판 하얀나무
ISBN : 979-11-85154-20-6
구입문의 :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서점, 등
작가 E-mail : ymc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