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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공생성을 살리는 일을 하고자 단기사회사업 실습에 지원했습니다. 복지관이 있는 봉천동, 성현동 일대를 거의 모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맡은 바를 성실히 해내기 위해 실습 전에는 꼭 한 번 동네를 답사해보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합동 연수 때 동기 실습생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눴었고, 여유가 되는 선생님들끼리 모이기로 약속했습니다. 마음을 함께 모아주었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7월 셋째 주, 주초에 비가 많이 내려 답사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못 가게 되는 건지 마음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며칠 후 날씨가 갠다는 예보를 보고 18일 목요일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관에 먼저 들려 선생님들과 주민들께 인사를 드리고 동네를 걸어보려고 합니다. 선행연구 자료도 강민지 선생님께 받기로 하고 점심 약속도 함께 잡았습니다. 같이 실습하는 승기 선생님도 시간이 되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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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침이 되어 짐을 가볍게 준비했습니다. 사진을 얼마나 찍게 될지 몰라 휴대폰에 있는 사진들을 조금 정리해뒀습니다. 무엇을 봐야 할지 궁리해봅니다. 아이들과 어디를 돌아다니게 될지 모르니,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골목을 돌아다녀 봐야겠습니다. 맛있는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도록 인기 있는 분식집이나 맛집을 알아봐야겠습니다. 혼자선 알기 어려우니 돌아다니는 친구들에게 먼저 물어봐야겠습니다. 이제껏 영화제 사업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모모카페’의 사장님을 꼭 만나 뵙고 싶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제껏 봉사해 오셨는지도 간단히 여쭙고, 제가 어떻게 도우면 될지 조언을 부탁드려야겠습니다.
날씨가 다소 더웠습니다. 날씨가 개어 비는 오지 않았지만, 습도가 조금 높았습니다. 미세먼지도 많다고 합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당사자 면접 때 규환이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습니다.
“아무렴 어때요!”
정말입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실습 전에 마을을 걸어보고 많은 것 얻어가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선뜻 시간을 내어주신 민지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승기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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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찾은 복지관입니다. 방문하니 이가영 부장님과 김 별 선생님께서 복지관에 찾아와주신 손님들을 배웅하고 계셨습니다. 어떤 분들인가 하니, 합동 연수에 함께 참여해주셨던 선생님과 실습생 선생님들이셨습니다. 한 분께서 제게 베이스 치신 분이지 않냐고 알아봐 주셨습니다. 알아주시니 감사하고 예술단 활동을 한 것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자리가 아니더라도 지켜봐 주시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더욱 감사하고 책임감을 느낄 줄 알아야겠습니다.
반겨주신 부장님과 선생님을 따라 사무실로 올라갔습니다. 복지관에 계신 선생님들이 웃으며 인사해주셨습니다. 환영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일반 실습을 하는 사례관리팀 실습생 장한별 선생님을 만나 인사했습니다. 한별 선생님과는 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실습은 잘하고 있는지,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어보고 격려해주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사례관리에 대한 지평을 더 넓게 갖고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진정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모자람으로 늦게 연락을 주었던 승기 선생님도 이어서 도착해주었습니다. 민지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단기사회사업의 의미와 가치를 마음에 두기 위해 선생님의 경험과 생각들을 여쭈었습니다. 워크숍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미리 들어볼 수도 있었습니다. 성현동의 역사나 복지 관련 통계 자료를 얻을 수 있는지도 여쭤보았습니다. 준비된 게 있으니 꼭 받아 가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항상 공부할 때마다 선생님의 경험이나 양질의 자료를 찾고 듣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단박에 해결해주시고 맛있는 점심 사주신 민지 선생님 무척 감사합니다.
식사를 대접받았으니, 차를 대접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말씀을 드리고 민지 선생님, 승기 선생님과 함께 모모카페로 향했습니다. 길을 내려가면서 많은 지역주민분과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민지 선생님께서 활동하시면서 만나셨던 많은 지역주민분과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회사업에 참여하신 분들이셨습니다. 사회사업을 통해 만나게 된 인연들이 사적인 공간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무척 아름다운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사회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과 곧 함께하게 됩니다. 앞으로 제대로 인사드리고 기분 좋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대하던 모모카페가 앞에 보입니다. 민지 선생님께서 며칠 전 방문하셨을 때, 영화제 사업에 참여하는 실습생이 누구인지 사장님께서 물어봐 주셨다고 합니다. 벌써 만날 일을 기대해주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도 덩달아 기뻤습니다. 어떻게 인사를 드릴까 즐겁게 고민했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니 사장님께서 웃으면서 반겨주셨습니다. 민지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덕분에 사장님께 더욱 편하고 공손하게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장님의 성함도 여쭤보고, 카페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잠시 들었습니다. 친절하신 모습에 앞으로 활동이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우리 집 영화관’ 활동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고, 모모카페에서 상영하게 될 때 아이들과 함께 도움을 부탁드리러 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쁜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역사회에 이런 어른이 계신다는 것은 지역사회복지관에 얼마나 든든한 자원인지 모르겠습니다. 민지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사회사업의 시작과 결과의 공통점에는 모두 당사자의 자주성과 공생성이 있었습니다. 참여자의 ‘주인됨’이 그 원인이자 결과였습니다. 마치 판타지를 읽는 것 같습니다. 소극적 복지와 적극적 복지의 차이가 있다면 명백한 차이점은 여기서 나올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론이 잘 조화될 때, 진정 ‘복스러운 경지’가 당사자의 삶에, 지역사회의 삶에 펼쳐지게 될 줄 믿습니다.
다시 복지관에 들러 민지 선생님께 선행연구 도서들을 받고 나왔습니다. 본격적으로 동네를 걸어볼 차례입니다. 승기 선생님의 ‘3060 남성 모임’사업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선생님은 텃밭 모임과 사우나 모임을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승기 선생님의 아이디어가 무척 톡톡 튀었습니다. 사우나는 정말 생각도 못 했습니다. 남성 지역주민 선생님들께서 사업의 취지를 이해해주시고, 즐겁게 동아리 활동하며 관계망이 넓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승기 선생님과 승철 선생님의 진심과 열정이 닿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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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동은 독특한 외관을 가졌습니다. 노후화된 주택들이 펼쳐진 지구 뒤로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역주민의 생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높게 들어선 아파트들을 보면서 지역주민들이 여러 격차를 느끼진 않을지 염려도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관을 찾아주시는 지역주민들이 정말 많다는 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운영하는 동아리만 20개가 넘어간다는 점은 이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성현동은 낯선 청년들이 인사하는 데에도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동네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인사하면 경계하는 것이 당연할 텐데도 말입니다. 복지관 선생님들께서 웃으며 인사해 오셨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봅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2018년도에 영화제 사업이 진행되었던 ‘88계단’이 나왔습니다. 선행연구를 위해 읽었던 온라인 보고서의 내용이 머리를 스쳐 갑니다.
‘여기서 스크린을 설치하고, 여기서 장기자랑을 하고, 앉아서 영화를 보며 웃고 떠들고….’
남녀노소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관심을 두고 실제로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성현동에 대한 애정이 샘솟습니다.
승기 선생님은 이번 답사 이전에 벌써 몇 차례 동네를 돌아다니셨습니다. 먼저 돌아다녀 보면서 찾으셨던 동네의 요모조모를 제게 소개해주셨습니다. 소개해주신 내용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자원들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실제로 텃밭을 가꾸고 계신 분들을 찾으려고 노력하셨다는 점입니다. 동네의 텃밭 활동이 어디서 진행되고 있는지, 어떻게 가꾸고 계신지를 주의 깊게 살피셨습니다. 텃밭의 공간이 허락되지 않을 때 어떻게 텃밭을 운영할 수 있느냐는 고민에, 스티로폼 박스를 활용한 화분 활용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과연 승기 선생님이 동네와 사업에 대한 애정이 없이 이런 것을 눈여겨 찾아볼 수 있었을까요? 실습을 위해,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시는 승기 선생님의 모습에 감동하고, 도전받았습니다. 저도 덩달아 텃밭을 찾아보게 되었고 사업 내용을 궁리해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해주고 열정 나눠주신 승기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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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답사로 조금 씁쓸함도 느꼈습니다. 3시경이 되니, 구암초에서 하교하는 초등학생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걸어가는 길 위주로 걸어보자고 승기 선생님께 제안했습니다.
학원이 밀집해 있는 상가 쪽에 아이들이 많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걸어 올라가면서 아이들에게 간식은 어디서 사 먹는지 물어봤습니다. 세 차례 정도 모여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의 대답은 다소 예상 밖이었습니다.
“친구들 삼촌이 뭐 하나만 물어볼게요.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간식 사 먹으러 보통 어디로 가요?”
“안 먹어요.”
“아 정말요? 왜요?”
“학원에 가야 해서 시간이 없어요.”
“그랬구나. 그래도 중간에 짬 내서 떡볶이 같은 거 사 먹으러 가지 않아요?”
“그냥 근처에 편의점에서 보통 사 먹어요.”
대화를 재구성해보면 이 정도입니다. 맛있는 떡볶이집을 물어보면 신나서 알려주기도 했지만, 보통 대화의 시작과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학원에 가야 해서 친구들끼리 간식을 사 먹을 시간도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해맑고, 씩씩하게 이렇게 대답하는 모습이 더 찡하게 느껴졌던 것은 왜일까요? 이 해맑음이 놀면서 더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관 사업에 참여하는 극장주 아이들에게도 물어봐야겠습니다. 적어도 학원에 안 가는 그날만큼은 신나게 놀고 웃을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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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꽤 많은 곳을 승기 선생님과 함께 돌아다녔습니다. 경로를 대강 표현해보면 이렇습니다. 구석구석 골목을 살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살필 수 있었습니다.
더위를 피해 적당한 패스트푸드점에 들러서 승기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회사업에 대한 열정과 생각들을 공유했습니다.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지, 우리가 앞으로 어떤 것을 더 공부해야하는지 나눴습니다. 당장 주어진 선행연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궁리했습니다. 각자 사업에 대한 조언을 걸언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신 승기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발바닥 닳도록 두루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할 일이 보이고 하고 싶은 일이 그려집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 선한 근심과 고뇌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게 사회사업가이고 그래야 사회사업가입니다.
복지요결 2019, 발로 일하는 사람
첫댓글 시간이 되면 함께 하고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요.
진우쌤의 열정 보고 배웁니다!
이번 여름, 발바닥 닳도록 두루 다니며 함께 열정 쏟아봐요.
응원할게요 진우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