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yce Canyon......14번 Freeway가 조금 위험하여 조금 먼 길인 20번 Freeway를 택하여 달려가는데 Bryce Canyon은 광물질과 붕사와 아연이 풍부한 돌들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침식작용에 의하여 생긴 자연형상의 돌탑들로 이루어져 있다. Bryce라는 이름을 가진 어떤 목수가 이곳의 돌 형상들을 보고 반하여 이곳으로 이주하여 살면서 그가 붙여놓은 이름이라는 것. 지금도 계속적으로 일년에 1m ~ 1.5m씩 침식작용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계속적으로 Canyon의 형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곳곳에 하이킹 길이 있고 말을 빌려주는 곳도 있고, 도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관광의 종류도 다양하다. 관광버스 관광, 경비행기 관광, 말 관광, 캠핑 관광, 등반 관광....
Bryce Canyon을 향해 달려 가면서 가이드 조이사가 훌라밍고라는 3류 여배우를 사랑한 벤쟈민 시걸이라는 남자의 낭만적이고, 정열적이지만. 슬픈 사랑이야기를 전해준다. 바로 그의 사랑의 결과가 지금의 라스베가스 호텔들의 원조가 된 것이었다. 알래스카 인디언들이 한국인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얘기도 들려준다. 아이를 등에 업는 습관, 절구질, 제기차기 etc. 추장의 며느리인 한국여자도 있었단다.
Bryce Canyon이 끝나가는 지점에 숲속 Restaurant가 있었다. 야채 샐러드는 뷔폐였고, 스테이크는 serving을 받았다. 점심 식사후에 옆에 나란히 붙어 있는 선물 가게에서 자질구레한 액세서리들을 구입했다.
Bryce Canyon이 여성적인 반면 Zion Canyon은 남성적이다.
Zion Canyon의 초입을 조금 지나서 Virgin River를 만난다. Zion Canyon의 거대한 육괴들이 가진 미세한 구멍이 필터역할을 하고, 육괴 정상에 내린 비가 구멍을 타고 흘러내려와 암반층 사이로 모여들어 거대한 강줄기를 이룬 것이라고 한다. 일명 <눈물 흘리는 바위>가 있다. 바위를 정면으로 바라볼 때 마치 붉은 색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 눈물흘리는 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일방통행인 1.8km의 터널이 있다. 깜깜한 터널 속을 지나다가 이따금씩 오른쪽, 왼쪽에 아치형으로 크게 뚫려있는 구멍으로 찬란한 햇빛을 받고 눈부시게 서 있는 Zion Canyon을 바라보는 것이 이 터널 여행의 묘미이다. <천국의 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바위는 정말 더욱 웅장하고 근사했다.
수천년 전에 유목생활을 하면서 지내다가 19세기에 몰몬교인들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겨 버리고 전멸을 당한 Anasazi Indian들의 한맺힌 숨소리가 잠시 어디선가 들리는 듯도 했다. 캐년의 남쪽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작은 마을, Rockville이라는 곳이 몰몬교인들이 Indian들로부터 착취한 증거물이다. Zion이라는 이름도 몰몬교인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으로 성경에 나오는 <시몬>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Zion Canyon!!!
글로써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설명하기에 나의 글 솜씨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친구들이 올려놓은 사진들을 보시면서,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동안에 우리가 계속적으로 얼마나 큰 환호성을 질렀는가를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벅찬 감동으로 요동치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유타주를 벗어날 때쯤, Guide 조이사가 우리들의 벅찬 가슴에 더욱 불을 지른다. 13년전 경비행기 사고로 죽은 존 덴버, 당시의 모든 소녀들의 연인이었던 존 덴버가 가수활동으로 인해 부인과 떨어져 생활하는 시간들이 길어지자 부인이 이혼을 요구해 왔고, 그는 아내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를 만드는데, 그 곡이 바로 <Annie's Song>이다. 아내를 향한 가슴 저린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그 아름다운 곡의 배경을 알고나니, 노래가 주는 잔잔한 감동이 더욱 세찬 파도를 밀고 왔다. 조이사가 우리를 더욱 감동시킬 작정이었는지 프린트한 노랫말까지 한 장씩 나누어 준다.
“조이사, 멋쟁이”소리가 한꺼번에 터졌고, 우리는 일제히 타임머신을 타고 고교시절로 돌아간다. 그런데 치밀한 조이사의 또 한 건의 인기작전에 우리는 완전히 정신을 잃는다. 우리 시대의 소녀들이라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푹 빠져 버렸던 노래, ‘Yesterday’... 이 노래도 프린트된 가사가 전달되었고, 우리는 마침내 <조이사>를 <조오빠>로 승격시켜 주었다. Annie's Song에 이어 Yesterday를 합창한다. 우리들은 이제 모두 물만난 고기들이었다. 그래, 맞아....이 정도는 되어야 아름다운 팝송이라고 말할 수 있지. 요즘 노래들은 도통 무슨 색깔이 없단 말이야. 정열적인 것도 아니고,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슬픈것도 아닌, 그저 시끄럽기만 한....이라고 말하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인네라는 말을 들으려나? 어찌 되었든, 우리는 존 덴버가 좋고, 클리프 리챠드가 좋다.
조이사가 이번에는 노래자랑을 시킨다. 대한민국의 다른 아줌마들과 다르게 느껴졌던가? 조이사가 물고를 텄는데도 아무도 대신 삽을 잡아주지 않으니, 내친김에 그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조별로 대표 한 사람씩을 나와서 노래하게 하고, 상품도 준비했다고 큰 소리이다. 조이사의 낭만적인 Guide에 이미 매료된 백송들은 그가 시키는 대로 말 잘 듣고 대표를 뽑아 내보낸다. 그러나, 노래방 문화에 이미 익숙해져버린 우리 백송들이 앞서부른 Annie's Song이나 Yesterday 말고는 가사를 아는 것이 있을 리가 없다.
어찌되었든 ‘나비야’도 부르고 ‘송아지’도 부르면서 노래자랑은 끝이 났고, 등수 발표와 함께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우리나라의 모든 Contest는 3등까지는 상이 있는데, 조이사의 노래자랑에는 1등과 2등밖에 없었다. 2등은 향좋고, 구수한 맛의 율무차 티백 한 개가 상품이었고, 1등은 그보다 더 시원찮아 필자가 아예 잊어버렸다. 아뭏튼 우리 백송들의 높은 수준을 이미 간파해버린 조이사의 낭만적인 Guide가 라스베가스로 돌아오는 우리들의 여정을 아주 짧게 단축시켜 주었다.
조이사가 이왕에 준 마이크를 좀 더 잡아보고 싶어서, 친구들이 하나, 둘씩 앞으로 나와 앉아 하고픈 이야기를 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동거의 시간들이 못내 아쉬워 서로들 사랑을 고백한다. 격려한다. 칭찬한다. 바비큐 파티날 한 밤중에 도착했던 박혜경과 김영미.... 수줍고 얌전하기만 한 것같던 혜경이와도, 환한 미소가 유난히 싱그러워보이는 영미와도.... 이틀의 동거 기간이 주는 의미는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서로 기억의 끝자락을 찾아 헤매며 어색해하던 우리들은 벌써, 뉴욕으로, 서울로...서로를 방문할 계획을 세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우리는 그동안 화장실이라는 곳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다만 모두 학교에만 다녔을 뿐이다. 조이사가 좋은 학교를 선정해서 보내준다.
모두 학교에 가서 학문을 넓히고, 학문에 힘쓰고, 학문을 잘 닦고 오라고......(^-^)
라스베가스로 다시 귀환하여 ‘토다이’라는 고급 일식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전통적인 일본식의 음식들이 아니라 마치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추어 놓은 음식들 같이 모두가 우리들의 입맛에 잘 맞았다. 한국에서는 비싼 값으로 먹어야하는 랍스터도 마냥 먹을 수가 있었고, 육,해,공군이 적당하게 골고루 준비되어 모두들 맛난 저녁을 먹었다.
Rivera Hotel로 다시 돌아왔을 때, 우리 모두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피곤이란 놈은 얄밉게도 우리들을 그냥 지나쳐 가주지 않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나는 깨끗이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코를 골며 자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참새들이 방앗간을 어떻게 그냥 지나가겠는가. 언제 다시 오게될지 모를 라스베가스에서 한 번 땡겨보지도 않고 잠만?????
몇몇 친구들은 우리 호텔의 기계를 찾아 갔고, 나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은 택시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사지>를 향하여 달려 갔다. 얼마 가져오지도 않았던 현금이 바닥난 내 지갑에는 겨우 15불밖에 남아있지 않았는데 그래도 10불쯤은 더 잃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한국돈 만원을 주고 room-mate에게 10불을 받았다. 판돈 25불로 25억불을????
그런 복은 별로 질이 좋은 복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아예 그런 복은 기대하지 않는것이, 질 좋은 복 받는 길에 방해되지 않을 것이다. 25불을 기계에 다 집어 넣는데에 20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백송 중에 딱 한사람 대박난 친구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1불짜리 가지고 장난 놀려다가 50불씩이나 따 버렸으니 이게 대박 아니고 무엇인고? 이 친구 정말 똑똑하기도 하지, 한 10분만 더 놀다 가려고 했으면 50불은 커녕 기계에다 오히려 상납 좀 하고 왔을텐데, 어찌그리 똑똑하게도 톡하니 발딱 일어나서 나와 버렸을까? 50불 따면 남들은 100불 따고 싶어서 절대 일어나지 못할텐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