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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우짜스까이?...주인을 잘못 만나 죄없는 니가 이렇게 천대를 받는구나!...ㅋㅋㅋ 이제 간월재에서 택시타고 내려가라며 박사님은 내 배낭을 훌러덩 벗어 던져 버리고 신불공룡 칼바위 능선으로 내려 갔단다. 우리팀이 여럿 뭉쳐 내려가는지 청풍님 목소리도 들리고...
2010.10.09. 영남 알프스에 물색없이 가을비는 내리고...(신불산 공룡능선)
드디어 간월재가 내려다 보이니...대피소 옆에 승용차도 1대 보이는데 혹시 택시인가?...아직까지 나는 파이프 드림에 취해있다... ㅋㅋㅋ
술패랭이꽃
아무리 내림길이라도 신불산에서 간월재까지 53분이나 걸리는 거리다.
이때 멋지게 사는 젊은 부부인지 연인인지 임도길을 자전거타고 올라온다...십수년전 스위스 알프스 배낭 여행중에 만난 그때의 그림과 똑같아서 반가웠다.
유니폼도 똑같이 커플룩으로 맞춰 입으니 보기 좋고...젊은 여인의 앙증맞고 애교스럽고 모습도 보기 좋고...영남 알프스 에서나 볼수 있는 광경이다.
택시가 올거라니 스틱도 접어 배낭에 집어넣고 기다리는데...전화 통화가 오래 걸리면서 5만원 어쩌고 하다가 나중에는 8만원 어쩌고 하면서 사람이 6명이니 차가 2대 올라오면 좋겠다느니 어쩌고 하면서 흥정이 되는가 싶더니 옴마나!...결국에는 못올라 온단다. 낙담한 우리들은 그 와중에 앰브란스 얘기도 나오고...ㅋㅋㅋ. 아무리 그렇지만 명목없이 어떻게 앰브란스를 부르냐며 일소에 붙이고...내다리가 내딸이여!...누가 뭐라해도 산행은 우직한 내 다리로 하는겨!...알간!..
아무리 임도 내림길이라지만 이정표에는 등억온천단지까지 8.8km라고 적혀있다. 현재시간 16:10분이니 내 걸음으로 족히 1시간 30분은 걸어야 할터!...그러나 어쩌랴?...물은 이미 엎지러졌고 폭탄은 터져 버렸다!...써글!... 간월휴게소 앞에 조금전에는 안보이던 공단 복장을 입은 남자가 눈에 띄는데 우리가 어쩌고 통사정할 눈치가 보였는지 슬그머니 등을 돌려 버린다. 만일 내가 발목이 부러 졌다고 해도 엠브란스를 부르라고 하지 공단 나리님들이 감히 그런 힛치를 해줄 턱이 없잖은가?...삶은 호박에 이빨도 안들어갈 일이지...ㅋㅋㅋ
그렇게 우리는 임도길을 어기적 거리며 내려가고 있다.
지름길이 나타나면 가파른 자갈과 바위를 돌아 질러 내려가고...
홍류폭포 삼거리에 이른다.
동래정씨 묘지에 이르니 2010년 산행때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고작 20메타만 가면 홍류폭포인데도 무슨 폭포타령인가?...싶어 포기하고 서둘러 내려간다.
참으로 민망하고 쪽팔리는 순간이다. 신불산에서 신불공룡으로 내려갔던 박사님은 우리들이 택시를 못타고 걸어 내려온다는 비보를 듣고 득달같이 쫒아 올라와 우리들 3명의 배낭을 뺏어지고 도로 내려간다... 이 노릇을 우짜쓰까이?...
일부러 잡은 그림은 절대 아니다. 단지 도착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아무렇게나 샷터를 눌렀는데 회장님이 대장님에게 조폭처럼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사죄하는 장면이 잡혔을 뿐이다!....ㅋㅋㅋ (산행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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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예상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2분후에 출발해야지 하고 있다가 산행기에 빠져 시간 놓쳐버렸네요...
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