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을 사랑하는 마음
운문부/본선 심사평/김양수(시인, 시조시인, 아동문학가/강원문인협회 고문)
화천과 연관된 주제로 작품을 공모하였다.
그러나 심사를 하면서 그렇지 않은 작품이 여러 편 있어서 아쉬웠다. 그중에서 작품 수준이 놀라운 것들이 있어서 더 아쉬웠다.
주최 측에서 제시한 주제는 분명히 화천과 관련이 있어야 하는데 제목이나 몇 개의 단어만으로 그것이 화천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제목은 ‘파로호’지만 내용은 평범한 강에 대한 이야기라서 제목을 삭제하면 그것이 소양호인지 낙동강인지 알 수 없는 글이라는 뜻이다. 이는 파로호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그냥 호수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적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화천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글 속에 담겨 있는 작품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끌었다.
전국 각지에서 응모한 작품들을 읽으면서 화천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적어도 응모한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화천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입상한 작품 모두 우수하지만 각급별로 장원작에 대해서 소감을 밝히고자 한다.
초등부 장원은 윤예지(원주 섬강초 6)의 시조 ‘파로호’이다.
시조를 쓰는 능력이 이미 많은 습작을 거친 듯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호수 안에 하늘이 잠겨 있댜’ ‘역사가 숨을 쉰다’ 등의 시어 선택이 놀랍다.
3연으로 짜여진 구성도 빈틈이 없다.
이 시조의 압권은 3연이다. 파로호의 그 아픔이 전설로 전해져 오고 있음을 알고 쓴 시여서 감동은 배가 된다.
중등부 장원은 김하은(춘천 유봉여중 2)의 시 ‘화천 평화의 댐’이다.
아침이슬처럼 시가 깨끗하고 맑다.
평화의 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그림처럼 가슴속에 그려진다. 이미지의 형상화가 대단하다.
퇴고를 여러 번 한 듯 잘 다듬어져 있고 군더더기가 없다.
시가 무엇인지 알고 쓰는 능력가다. 머지않아 시인으로 기억 될듯 하다.
고등부 장원은 김민형(인천 상정고 2)의 시 ‘겨울 산천어’이다.
시가 감칠맛이 난다. 읽을수록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표현력이 우수하다.
산천어 축제에 참가해 보지않고는 이런 감동을 독자에게 전할 수 없을 것이다.
글을 읽으면 기억 속으로 축제의 아름다움이 살아나 산천어처럼 뛰고 있다.
일반부 장원은 장숙경(화천)의 시 ‘사랑나무’이다.
이 사랑나무는 화천에만 있는 나무라고 한다. 특이한 나무인가 보다. 그 나무를 전국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나무는 어느새 400살이 되었다고 한다. 춘천댐 건설로 거례마을이 수몰되었건만 언덕에 자리 잡은 사랑나무만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따스한 손을 내민 채 사랑나무는 힘겹다고 한다. 사랑나무 앞에서 고백을 하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쁜 가을에 사랑나무 한 번쯤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입상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낙선자에게는 분발하여 내년에 더 좋은 작품으로 도전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