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깨비란 드라마를 재방영하고 있어 시간이 되는대로 잠깐씩 보고 있다.
본 방을 할 때도 정주행으로 본적은 없다.
단지 딸들이 도깨비에 빠져 있다 보니 보다 안보다 하였고, 여러번 재방을 할 때에도 잠시 볼 뿐이었다.
그래도 그 내용은 다 알고 있었고 결말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짧은 출근시간에 항상 틀어져 있는 방송은 도깨비였다.
마나님은 바쁜 시간에 드라마에 빠져 있다고 핀잔이며, 딸은 보고 또 본다고 아빠가 드라마에 빠졌네 하며 놀린다.
나는 도깨비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김고은의 봄날같은 웃음소리와 "모든날이 좋았다"고 말하는 공유의 목소리에 나는 도깨비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잃어버린듯한 몽글몽글한 감정이 스물스물 피어올라 오는듯했다.
절대 현실에선 일어날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줄거리이기에 나는 좀 더 빠져들 수 있었다.
나는 그 오랜시간을 기다려 사랑을 완성할 수 있을까?
과연 내 곁에 있는 아내와 딸들은 나와 어떤 인연이 있어 현생을 같이 하고 있는가?
인간이 생각하는 오래된 질문 生과 死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나날이 되었다.
딸의 카페를 지키고 있는데 에일리의 도깨비 주제곡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가 우연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어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인연에 묶여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