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우담바라를 보다
울주 언양 신불산·간월산 아래 간월사 터가 있다. 신라 진덕왕 때 자장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634년(인조 12)에 다시 복원하였다고 전한다. 그리고 『언양현호적대장』에 수록된 기록으로 보아 적어도 19세기 말까지는 사찰이 남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 동아대학교박물관이 발굴 조사함에 따라 금당터와 남·북 삼층석탑, 중문터, 동문터, 강당터를 비롯한 각종 건물지가 확인되어 대체적인 가람 배치가 밝혀졌다.
일반 사찰과 다른 특이점은 우선 금당터가 동향하고 있으므로 금당터 앞의 쌍탑이 남·북으로 배치되었다. 또 일반 쌍탑사찰 구조와는 다르게 금당터 앞쪽 중앙을 기준으로 많이 벗어난 지점에 탑을 배치했다. 남탑은 인공으로 축대를 만들어 그 위에 기단부를 설치하였고, 북탑은 야산의 능선상에 기단부를 설치하였다.
간월사의 창건 연대는 보물 제370호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의 석조여래좌상과 파손된 석조여래좌상 2구, 발굴 당시 출토된 청동여래상과 청동보살상, 각종 와당, 그리고 복원된 남·북 삼층석탑 등으로 보아 대략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중엽 이후로 추정한다.
석탑에 새겨진 인왕상과 갇혀 있는 마귀들의 모습도 흥미로운데 어떤 마귀들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저절로 소멸되어 버렸다. 입구 안내판엔 농사를 짓다 발견한 불상을 팔아먹은 농부가 죄를 뉘우치고 자수했다는 이야기도 적혀있다.
지난 10월 1일 간월사지에서 나만의 우담바라를 목격했다. 우담바라는 3천 년 만에 한 번 꽃이 피는 신령스러운 꽃을 말하는데 정확히 아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잠자리 알보다는 차라리 불상에 낀 이끼가 꽃을 피운 모습이 상상 속의 우담바라 같다.
우담바라를 뒤로 한 채 만난 간월사지 안내원에 따르면 복원계획이 있다고 한다. 우담바라를 만난 덕에 조만간 간월사의 원래 형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