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는 걸 확신하면 알고 싶어 하는게 있다.
남자 보단 여자 쪽이 더 질문하는 편인데,
왜 나를 사랑하는지 또는
나의 무엇이 마음에 드는지,이다.
매력은 극히 주관적이라
자신의 추측과 다를 수 있기에
남들이 느끼는 나의 매력이 궁금할 수 있다.
과연 어떤 대답들을 할까?
대답에 따라선 진정한 사랑인지와
그 지속성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대개는 준비해 놨다는 듯이
즉각적으로 '예뻐서' 라는 대답을 한다.
사실 일 수도 있고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했을 수도 있다.
예뻐서 사랑할 수도 있고
좋아하니까 예쁘게 볼 수도 있다.
이 대답에는 무엇이 어떻게 예쁜지
더 구체적 질문이 이어지기도 한다.
예뻐서,라는 대답을 들으면
당연히 기쁘겠지만 감동하기엔 이르다.
흔한 대중적 대답이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반응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분의 매력이 사랑에 빠지게 했다면
누리게 된 순간 빠르게 무감각해지기 쉽다.
여자가 평생 골몰하는 이슈인 미모는
호감, 소유욕 또는 열정을 일으키는 요소지
(genuine)사랑 유발자는 아니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사랑하게 된 이유를 콕 집어내긴 어렵다.
합리적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는 대답 전에 뜸을 들이는데
사랑이나 관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만약 '예뻐서' 같은 너의 '무엇', 즉
눈으로 확인되는 무엇으로 수렴 된다면
사랑이란 이름으로는
오래가지 못한 단 걸 의미한다.
보이는 요소는 결국 언젠간 소멸/변형되거나
심드렁해져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난 너의 가늘고 긴 손가락을 본 순간
사랑에 빠졌어,라고 한다면
매일 보게 되면 특별한 느낌은 소멸되고
사랑의 원인이 없어지는 것이다.
사랑은 의식적인 통제가 불가한 감정이다.
네가 너이기에 사랑하는 것이지
무엇때문에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다.
누굴 사랑한다는 건
어떤 특정 매력 때문이라기보단
그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내부 명령이다.
따라서 무엇때문에 사랑하느냐,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에선 우문이지만
대답으로는 '그냥 다~'가 나올 것이다.
왜 사랑하는지 모를 정도로
그냥 사랑에 빠지게 되는 대상을 만나는 건
인생 최대 행운이다.
누구에게나 오는 건 아니다.
사랑이 뭔지 모르고 필요에 의해
같이 있는 게 좋아서,라는 연인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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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가족, 부모자식 간 사랑은 어떠할까?
1~2년 전에 묘한 화재 사건이 있었다.
엄마가 아이를 작은 방에 남겨두고
홀로 탈출한 사건으로
과연 모성애와 생존 본능 중
무엇이 상위 개념인지의 화두를 남긴 사건이었다.
엄마는 불길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했다.
그에 대해,
혹자는 모성애는 자신의 목숨보다
자식을 우선하는 마음이니 심히 수상하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그 처지에 있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니 마녀사냥 하지 말라며
엄마에 동정론을 펼쳤다.
생존본능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건
그 엄마는 아이를 예뻐했을지는 몰라도
절대적 사랑을 했다고 볼 순 없다.
아이를 진정 사랑했다면
자기 몸에 대한 고려는 떠오르지 않고
내 아이 고통만 느껴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바로 '나'와 동일한 몸이고
나를 화마에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만 놔두고 홀로 탈출했다면
엄마만의 비밀이 있을 수 있거나
내용의 선정성을 위해
기자들이 알리지 않은 비하인드가 있을 수 있다.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자기 몸을 희생해 연인 만은 살리고자 한다.
여자는 남자 혼자 보낼 수 없다고 하지만
남잔 자길 위해 살아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장면이다.
https://youtu.be/qHtcHxx6UfQ
My heart will go on / Cellin D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