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트레일 5일차
2022.11.08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민박집을 나선다. 밤새 내린 비로 길에는 물웅덩이가 보인다. 올리브 나무를 심은 구릉들이 온 사방에 펼쳐져 있다. 지금이 올리브 열매 수확 철이라고 한다. 15Kg에 20만원정도 받으며 괜찮은 수익이라고 한다.
킹 달랄 댐이 만든 큰 호수가 내려다 보인다. 트레일에서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댐에 있는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댐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야영터가 여럿 보인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멋진 야영터이다. 그러나 모두 근처에서 물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언덕을 좀 더 오르니 베두인 양치기가 보인다. 그에게 말을 걸었다. 군인인 그는 휴가 중에 양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나뭇불에 검게 그을린 주전자에서 차를 한잔 따라준다. 설탕이 들어간 달달한 홍차는 기분을 좋게 하고 활력을 준다. 대부분 베두인들은 무슨 이유인지 사진을 찍는 것을 사양을 한다. 특히나 여성들을 찍는 것은 금기시 되어있다.
르메이밈까지 지루하고 먼 길이었다. 거의 도착할 무렵 소나기가 내린다.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르메이민에 도착. 식당과 상점들이 여럿 보인다. 오랜만에 케밥과 콜라한잔을 맛있게 먹는다. 규모가 있는 마을에서는 야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도에 유일하게 숙소표시가 되어있는 식당에 갔다. 자기 동생이 민박을 하는데 그곳까지 데려다 준다고 한다. 민박집 주인은 혼자서 사는 60대의 남자로 요르단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이 자주 자기집을 찾는다고 했다. 그가 해준 저녁밥은 상당히 괜찮았다. 쌀밥에 닭고기를 함께 오분에 찌고 요그루트와 함께 먹는 요리였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음식은 여러 요르단 사람들이 추천한 '만세이프'였다.
도보 거리: 30.3km
총 누적 거리: 96.2km + 30.3 = 126.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