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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十五 章 敵과의 동침 깊은 어둠에 잠겨 있는 산. 난데없이 들려온 말발굽 소리가 어둠의 정적을 깨트렸다. 뚜가닥! 뚜가닥! 숲길 사이로 난 산길에 위지강을 태운 말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말을 천천히 몰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위지강은 염서시와의 대화를 되새기고 있었다. ― 천하사세 중 유독 남극벌만 갈수록 힘이 쇠약해지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 모르오, 알고 싶지도 않고……. ―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암투 때문이에요. ― ……! ― 그중에서도 절정검마(絶頂劍魔) 우문허도(宇門許道)가 가장 골치 아픈 존재죠. ― 절정검마 우문허도라면 남극벌의 일등창업공신으로 노천주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알고 있는데. ― 그래서 문제가 더욱 커진 거예요. ― 어떻게 말이오? ― 최근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그는 이미 남극벌의 노른자위들을 대거 흡수하여 본격적인 독식체계를 갖추기 시작했어요. 막후의 실력자를 꿈꾸며 후계구도를 정리하고 있던 노천주로선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격이죠. ― 어딜 가나 그놈의 친구가 늘 말썽이군! ― 유혹 앞에선 약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 하긴 정말 무서운 것은 원수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친구이긴 하지만. ― 친구에게 실망하신 적이 있나요? ―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결론은 절정검마 우문허도를 해치워달라 이거요? ― 대가는 무엇이든 치르겠어요. ― 당신 상전은 통이 큰 자로군. ― 어때요? 어차피 힘의 세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라고 태어난 인생인 바에야 우리와 손잡고 큰일 한번 해보시지 않겠어요? 위지강은 느릿느릿 말을 몰면서 어느덧 숲길을 벗어나고 있었다. 말을 몰며 전면을 응시하던 위지강의 성목에 순간적으로 기광이 스쳐 지났다. 그의 전면에는 개울물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가 놓여 있었다. 그런데 구름다리 한복판에 달빛을 등에 엎은 채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이 눈에 띈 것이다. 위지강은 천천히 사내에게 다가갔다. "나에게 볼일이 있소?" 위지강은 멈춰선 말 위에서 무심하게 물었다. 희미한 달빛에 사내의 용모가 드러났다. 그는 바로 만검산장의 소장주인 상관기였다. 그의 얼굴은 바위처럼 잔뜩 굳어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으니 아마 그럴 것이다." 상관기는 차갑게 응수했다. 그의 불손한 태도를 응시하던 위지강이 묘한 미소를 떠올렸다.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그대 얼굴에 써져 있군." 스르릉! 그러나 상관기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등뒤에 메고 있던 장검을 뽑아들었다. 달빛을 받은 장검이 현란한 광채를 발산했다. 그는 장검을 정면으로 척 겨누었다. "너는 이 검을 아느냐?" 위지강이 담담하게 말했다. "소리가 무겁고 검신이 투명한 것으로 보아 보기 드문 명검이 틀림없을 것이오." 상관기가 차갑게 대꾸했다. "이 검은 강호에 나온 이래 아직까지 누구에게도 꺾여본 적이 없는 불패무적(不敗無敵)의 유성검이다." "좋은 검을 가졌군!" 후우우우웅! 상관기의 전신에서 살벌한 살기가 발산되었다. 그는 자신의 내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나는 이 검으로 너의 숨통을 끊을 것이다." 위지강은 희미하게 웃었다. "그대와 나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그런 짓을 하려는 거요?" 파앗! 상관기의 신형이 지면을 박차고 솟아올랐다. "그건 네가 내 여자와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상관기의 음성은 질투로 가득 차 있었다. 위지강은 검을 치켜든 채 달빛 속으로 떠오른 상관기를 조용히 응시했다. "충고해 두는데 지금이라도 검을 거두어들이지 않는다면 그대는 틀림없이 나를 무정하다고 원망하게 될 거요." 쿠쿠쿠쿠쿠! 몸을 풍차처럼 휘돌리며 상관기는 무서운 기세로 덮쳐왔다. "도대체 뭘 믿고 그토록 오만방자한지 알아보겠다." "목숨엔 여벌이 없소.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헛소리는 지옥에나 가서 지껄여라." 위지강의 두 눈이 죽립 밑에서 차갑게 빛났다. "굳이 마다한다면 할 수 없지!" 파아앗! 위지강의 신형이 말등을 박차고 수직으로 솟구쳤다. 콰콰쾅! 두 사람은 허공 중에서 격렬하게 격돌했다. 위지강은 계속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고 상관기는 위지강과 수평을 이루며 가로질렀다. 휘휘휙! 상관기는 연속으로 공중회전을 했다. 허공으로 솟아오르던 위지강은 머리를 축으로 해서 몸을 기묘하게 뒤집었다. 터턱! 상관기는 숲길 입구에 내려섰다. 위지강도 어느새 말잔등에 다시 내려앉아 있었다. 상관기는 돌아서면서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위지강을 향해 코웃음을 날렸다. '흐흥, 알고 보니 천하의 마도수도 고작 이 정도에 불과했군그래!' 그는 재차 검을 치켜들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목줄을……." 푸확! 갑자기 피분수를 뿜으며 상관기의 검을 든 손이 어깻죽지가 잘려나갔다. "허억!" 상관기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툭! 잘려져 나간 검을 쥔 손이 자신의 발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팔을 내려다보며 극도로 경악하고 말았다. "내, 내 팔이……." 상관기는 그제야 피분수가 솟구치는 어깻죽지를 감싸쥐고 처절한 비명을 토했다. "크아아아악!" 상관기의 비명을 뒤로하고 위지강은 천천히 말을 몰았다. 뚜가닥! 뚜가닥! "이 세상에 목숨을 걸고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는 아무도 없소." 점점 멀어져 가는 위지강의 뒷모습은 쏟아지는 달빛을 받아 더욱 더 무심한 분위기를 풍겼다. "정말 그런 여자가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순진하거나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지." 이윽고 위지강의 모습이 다리 너머로 사라져갔다. "돌아가면 염서시에게 제의를 수락한다고 전해주시오!" 상관기는 뼈를 저미는 고통과 처절한 분노에 휩싸인 채 사라지는 위지강을 노려보았다. 그는 피로 범벅이 된 어깻죽지를 감싸쥔 채 어금니를 뽀드득 갈아 마셨다. "두고보자, 마도수! 언제고 이 빚은 반드시 갚고야 말겠다!" "그럴 필요 없어. 너에게 그런 기회는 영원히 없을 테니까!" 불쑥 등뒤에 와 닿는 음성에 상관기는 눈을 부릅떴다. 아무리 자신이 부상을 당했다손 치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지척지간에 다가선 자의 무공에 놀란 것이다. 그는 놀란 얼굴로 돌아서며 대경성을 발했다. "누구……?"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이어지지 못했다. 푹! 한 자루 장검이 그의 목덜미를 깊숙이 파고든 것이다. 상관기의 두 눈이 곧 튀어나올 듯 불거졌다. 그의 앞에는 염서시가 자신의 목에다 장검을 박은 채 요염한 미소를 흘리며 서 있었던 것이다. 달빛 아래에서 미소를 흘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고혹적이고 뇌살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관기의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야차와도 같았다. 상관기는 극도의 경악과 충격에 휩싸여 그녀를 향해 남은 한 손을 힘겹게 내뻗었다. 앞으로 뻗어낸 손이 무섭게 경련하고 있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염서시를 잡으려 애썼다. 촤악! 순간 염서시가 상관기의 목에 박힌 검을 뽑았다. "커어억!" 상관기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목을 감싸쥐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는 전신을 경련하며 염서시의 치맛자락을 움켜쥐려고 필사적인 힘을 기울였다. "이… 더러운……." 그러나 그것은 그의 마음뿐, 마음과는 반대로 상관기의 손은 허공에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퍽! 마침내 상관기는 할말을 다 하지도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는 무섭게 숨을 몰아쉬며 눈을 까뒤집은 채 몽둥이로 얻어맞은 개구리처럼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기어코 그의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울려나오더니 툭 고개를 밑으로 떨구었다. 배경 좋고 촉망받던 신진고수 하나가 여인으로 인하여 이렇듯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염서시는 숨이 끊어진 상관기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지옥에 가서라도 순진하게 굴지 마." 그녀는 요요롭게 웃으며 허공을 응시했다. "하마터면 병신 같은 자식 때문에 다된 밥에 재를 뿌릴 뻔했잖아!" 이윽고 그녀는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 * * 만추의 계절. 낙엽이 분분히 휘날리는 산기슭 길가에 허름한 객잔 하나가 자리해 있었다. 신선루(神仙樓). 매우 고귀한 상호이나 그 뜻과는 무관하게 매우 초라한 이 객잔은 산길을 오가는 이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곳이다. 두두두두두! 산기슭 언덕 저쪽에서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두 필의 준마가 이곳을 향해 달려왔다. 마상에는 두 명의 청년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바로 무적검맹의 청년제일고수인 무형도(無形刀) 좌수경(左手景)과 그의 사제인 태양도검(太陽道劍) 수홍장(秀虹長)이었다. 좌수경은 갸름한 얼굴에 매우 심기가 깊어 보이는 인물이었고 수홍장은 매우 호탕한 기질이 엿보이는 호걸풍의 사내였다. 두두두두두! 어느덧 그들은 객잔 가까이 이르렀다. 수홍장은 객잔 쪽으로 달려가면서 좌수경을 보고 말했다. "사형, 출출한데 요기나 하고 갑시다!" 좌수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워워!" 두 사람은 객잔 앞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추었다. 입구의 마방에는 벌써 여러 필의 말들이 묶여 있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말을 묶어놓은 뒤 객잔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옵쇼!" 나이 지긋한 주인의 인사를 받으며 그들은 입구에 서서 웅성웅성, 시끌벅적한 실내를 둘러보았다. "핫하하하!" "자자, 어서 들자고!" 몇 개의 탁자뿐인 실내의 중앙탁자에는 네 명의 관병이 둘러앉아서 요란스럽게 떠들어대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수홍장은 그들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좌수경의 시선은 관병들은 외면한 채 구석진 자리에 등을 보이고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한 사내를 주시하고 있었다. 일순 사내를 주시하던 좌수경이 흠칫했다. 그러나 수홍장은 우선 허기를 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는 옆에 서 있는 주인에게 퉁명스럽게 주문했다. "소면이나 두 그릇 갖다주쇼!" 이윽고 두 사람은 빈 탁자를 찾아 마주앉았다. 수홍장은 목을 쓰다듬으며 연신 투덜거렸다. "젠장할, 모처럼 목의 때 좀 벗기려 했더니 꼴 보기 싫은 놈들 때문에 기분 잡쳤군." 그는 위지강을 주시하고 있는 좌수경에게 동의를 구했다. "안 그렇습니까? 사형!" 그러나 좌수경은 그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위지강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 친구 말이야……." 수홍장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좌수경의 시선을 쫓아 뒤를 돌아보았다. "밑도 끝도 없이 무슨……." 그는 구석자리에 앉아 있는 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기 저 친구 말입니까?" 이때 객잔 주인이 그들이 주문한 소면 두 그릇을 가져와 탁자 위에 놓았다. 그러나 좌수경은 앞에 놓여진 소면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좀 특별한 친구 같지 않나?" 수홍장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글쎄요, 검은 색으로 잔뜩 멋을 부린 것 외엔 별로……!" 그는 신경 쓰기 싫다는 듯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자자, 갈 길도 먼데 후딱 한 젓가락 해치우고 뜹시다!" 수홍장의 재촉에 좌수경도 별수없이 건성으로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그의 번쩍이는 시선은 여전히 사내에게 가 있었다. 검은 죽립에 검은 장포, 사내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자음자작하고 있었다. 그런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좌수경은 내심 놀라고 있었다. '도대체가 바늘 끝만큼의 허점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자세다. 거기다 고요한 기도 속에 물처럼 잘 용해되어 있는 저 무서운 폭발력이란 것은 극상승의 무공을 익혔다는 증거!' "안 먹고 계속 한눈만 팔 겁니까?" 볼따구니가 튀어나오도록 소면을 쑤셔 넣으며 수홍장이 재촉했다. 좌수경은 마지못해 소면을 뒤적거렸다. "그 친구 어린애처럼 보채긴……. 알았네." 그가 막 소면을 한 젓가락 입에 넣으려는 순간이다. 쾅! 누군가 탁자를 거세게 내려치는 소리에 그는 멈칫했다. 탁자를 내리친 장본인은 바로 중앙의 탁자에서 식사를 하던 관병들 중 하나였다. 그는 잔뜩 주눅든 주인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더니 입구의 계산대를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며 위압적으로 윽박질렀다. "이놈의 영감탱이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그는 주인의 멱살을 확 잡아채었다. "주제에 그나마 이 바닥에 빌붙어 사는 게 누구 덕분인데 어디다 대고 뭘 달라는 거야?" 그의 옆에 서 있던 동료가 쩝쩝대고 이빨을 쑤시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성질 나면 확 불질러 버릴까 부다!" 주인은 숨이 막혀 캑캑거렸다. "죄, 죄송합니다. 그냥 가셔도 좋으니까… 이 손 좀……." 관병은 계산대 쪽으로 주인을 거칠게 뿌리쳤다. 주인은 쿵! 하며 뒤쪽으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앞으로 확실히 해! 알겠어?" 주인은 허리를 감싸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 알겠습니다요, 나리들……." 주인을 내팽개친 관병은 손을 툭툭 털면서 거들먹거리며 일행과 함께 입구로 나섰다. 이때 누군가의 싸늘한 음성이 관병들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세상이 어수선하니까 나중엔 별 거지같은 족속들이 속을 썩인단 말이야!" 툭툭! "나 좀 봅시다, 형씨!" 말과 함께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에 주인을 구타한 관병은 멈칫했다. 그는 곧바로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렸다. "어떤 놈이 감히……." 쾅! 순간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턱주가리가 홱 돌아갔다. 그리곤 피분수를 뿜어내며 한쪽 구석으로 날아가 볼썽사납게 처박혀 버렸다. 주먹을 휘두른 장본인은 바로 수홍장이었다. 관병들의 횡포를 보다못한 그가 마침내 열통이 터진 것이다. 그는 손을 툭툭 털었다. 관병들은 개구리처럼 쭉 뻗어 있는 자신들의 동료와 손을 털고 있는 수홍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폭갈을 내지르며 일제히 무기를 뽑아들었다. 촤촹! "꼬락서니를 보니 네놈은 무림인인 것 같은데 감히 관병을 구타해?" "죽고 싶어 환장한 놈이군!" 관병들은 저마다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길길이 날뛰었다. 본시 무림과 관은 서로가 은연중 불가침조약이 묵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서로의 영역은 결코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수홍장이 관병을 구타했으니 결코 그냥 지나칠 사건은 아니었다. 관병들의 협박에도 수홍장은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 그는 턱짓으로 뻗어 있는 관병을 가리키며 조소를 띠었다. "저런 꼴이 되기 싫으면 내 말이 끝나기 전에 계산을 끝내도록 하라!" 그의 우렁찬 음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명의 관병이 그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들은 맹렬히 검을 휘두르며 득달같이 덮쳐왔다. "미친놈!" "그 한마디로 네놈 인생은 끝났다." 부우우우웅! 순간 바위 같은 수홍장의 주먹이 파공음을 내며 연달아 두 사람을 가격했다. 퍽! 수홍장의 무지막지한 주먹은 오른쪽에서 공격해 오던 관병의 면상을 정확하게 가격했다. 와지끈! 관병의 얼굴은 냄비처럼 찌그러지며 벽을 부수고 나가 떨어졌다. 순간 그의 발끝이 번개처럼 움직여 왼쪽에서 공격해온 관병을 올려 찼다. 관병은 턱주가리가 으스러진 채 뒤쪽으로 날아가 탁자를 부수고는 큰 대(大)자로 뻗어버렸다. 좌수경은 수홍장의 과격한 행동에 혀를 끌끌 찼다. "쯧쯧! 관병이라면 자면서도 이를 가는 친구의 비위를 건드렸으니……." "애고고고!" "여기가 천당이냐, 지옥이냐?"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관병과 엉금엉금 기면서 부서진 부위를 감싸쥐고 고통스러워하는 동료들을 혼자 남은 관병이 정신없는 시선으로 번갈아 보고 있었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때 수홍장이 그의 앞에 손을 척 내밀었다. 관병은 질린 얼굴로 두 눈을 부릅떴다. 그는 사색이 된 채 수홍장을 쳐다보았다. "무슨……?" "돈!" 수홍장이 담담한 음성으로 짧게 말했다. 관병은 그제야 여기저기 주머니를 뒤적여 돈을 있는 대로 꺼내들었다. 그는 수홍장의 손에 돈을 쥐어주면서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외쳤다. "자… 잠깐만 기다리십쇼! 절대로 흥분하시면 안됩니다요!" 그는 돈이 수북이 쌓인 수홍장의 손에 마지막으로 꺼낸 은자를 놓으며 아부하듯 말했다. "그 정도면 안될까요? 부족하시면 신발 속에도 몇 푼 감춰둔 게 있습니다만." 수홍장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눈이 휘둥그래져 있는 주인의 두 손에 돈을 와르르 쏟아주었다. "됐어, 가봐." 그의 입이 떨어지자 피범벅이 된 관병들의 얼굴에 희색이 만연해졌다. "살았다!" "으아아아!" "가, 같이 가자고!" 그들은 살았다는 기쁨에 환성을 내지르며 걸음아 날 살려라, 줄행랑을 놓았다. 슈슈슈슉! 이때 공기를 가르며 줄달음치고 있는 관병들의 뒤통수를 향해 네 가닥의 암전이 섬광처럼 날아갔다. 퍼퍼퍼퍽! 관병들은 작살 맞은 물고기처럼 허공으로 한차례 펄쩍 튀어 오르더니 모두 썩은 짚단처럼 나동그라졌다. 뒤통수에서 얼굴 쪽으로 피를 흘리며 눈을 부릅뜬 채 죽어 떨어진 관병들의 뒤통수엔 나무젓가락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좌수경과 수홍장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들은 잔뜩 굳은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들의 시선에 빈 젓가락 통을 움켜잡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좌수경은 불쾌한 듯 사내를 향해 인상을 찡그렸다. "굳이 죽일 필요까진 없질 않았소!" 사내는 쓱 신형을 일으켰다. "이 집이 쑥밭이 되고 주인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얘긴가?" 사내의 음성엔 일말의 감정도 들어 있질 않았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를 타이르듯 조용히 하는 말이었으나 두 사람에겐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다. 수홍장이 흠칫했다. 사내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이다. 그는 두 손 가득 돈을 받쳐든 채 사색이 되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주인을 쳐다보았다. '그렇군.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군!' 씁쓸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수홍장의 앞을 사내는 저벅저벅 무심히 지나쳤다. 사내가 막 입구를 나서려는 참이다. "잠깐만!" 그의 뒷덜미로 좌수경의 음성이 와 닿았다. 좌수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포권을 하며 말을 건넸다. "난 무적검맹에 몸을 담고 있는 좌수경이라 하오. 괜찮다면 술을 한잔 대접하고 싶소만." 사내의 눈빛이 희미한 이채를 발했다. '무적검맹이라면 천하사세 중 하나인 절대세력!' 사내는 돌아보지도 않은 채 한마디로 거절했다. "쓸데없는 인연으로 인생을 더 이상 복잡하게 만들고 싶진 않네." 사내는 저벅저벅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 말은 안들은 것으로 해두지." 수홍장이 사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대뜸 반말을……? 거기다 도검쌍패(刀劍雙覇)라면 다른 사람들은 인연을 맺지 못해 아우성인데 쓸데없는 인연이라고?" 그는 밖으로 사라져 가는 사내를 쏘아보며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흥분했다. "저런 건방진……!" 이때 그의 어깨를 턱! 잡는 손 때문에 수홍장은 멈칫했다. 돌아보는 그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좌수경이 묵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건방떨 자격이 있는 친구다. 부질없는 시비는 삼가해라." 수홍장의 볼따구니가 불만을 가진 탓으로 잔뜩 부풀어올랐다. "그래봐야 어줍잖은 몇 수 재간이나 팔아먹고 다니는 자객 나부랭이 같은데 무슨 자격이 있다는 거요?" 좌수경은 휘날리는 낙엽 속으로 말을 몰며 사라지고 있는 흑립사내의 모습을 지그시 응시했다. "자객도 자객 나름이지!" 그는 어떤 확신을 얻은 듯 이내 굳은 얼굴이 되었다. "네 말대로 꽤 잘나가고 있는 도검쌍패의 권주를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있는 자객이라면 저 친구가 누구라는 걸 짐작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 수홍장은 좌수경의 말뜻을 잘 헤아리지 못한 듯 아리송한 얼굴로 손가락을 꼽았다. "내가 알기로 강호에는 그런 자객이……." 이때 문득 어떤 영감이 그의 뇌리를 빠르게 스치고 지났다. 수홍장은 갑자기 두 눈을 휘둥그렇게 치뜨며 외쳤다. "가만!" 그는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좌수경을 쳐다보았다. "맙소사, 그럼 저 친구가 바로……." 좌수경이 눈빛을 강렬하게 빛내며 그의 말을 받았다. "마도수다. 이건 내기를 해도 좋아!" 휘이이이잉! 어느덧 사내의 모습은 이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 * * 일 장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욱한 운무가 깔려 있는 산기슭. 거대한 성채 하나가 괴물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안으로는 수많은 고루거각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는 이곳은 바로 천하사세 중 한곳인 남극벌이다. 남극벌. 천하사세 중 하나로 총 일백 예순다섯 개의 대소문파를 관장하는 북부무림(北部武林)의 하늘! 둥둥둥둥둥! 지금 남극벌에선 최고의 귀빈을 맞이할 때만 울린다는 대백고(大百鼓)가 울리고 있었다. 대백고란 지름이 오 장이나 되는 커다란 대고(大鼓)를 두 명의 장한이 양쪽에서 번갈아 가며 일백 번 치는 것을 말한다. 웅장하고 장엄한 대고 소리가 남극벌 전체를 일백 번 떨어 울리면서 최고의 귀빈을 영접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강호의 거물명숙들은 누구나 남극벌을 방문할 때마다 대백고가 울려주길 바라지만 지금까지 대백고는 단 한 번도 울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내 오늘 그 전통이 깨진 것이다. 과연 누가 이 오랜 전통을 깨트렸단 말인가? 검각(劍閣), 화월신교(花月神敎), 만검산장(萬劍山莊), 청해제일가(靑海第一家) 등, 눈부신 태양 아래 남극벌에 예속된 일백여 개 문파의 각종 깃발이 위풍당당하게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둥둥둥둥둥! 구릿빛 상체를 드러낸 거대한 체구의 장한 두 명이 힘차게 대고를 두드렸다. 그들의 북채가 대고를 내리칠 때마다 대고는 연달아 천지진동음을 토했다. 거대한 광장 양쪽에는 각종 깃발을 든 각 문파의 고수들이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있었다. 광장의 중앙에는 수십 개의 계단이 있었고 그곳 역시 가슴에 남(南)이라는, 남극벌을 상징하는 글자의 복장을 한 무사들이 양쪽으로 도열해 있었다. 계단 끝에 세워진 이층 규모의 대전은 매우 웅장하고 화려했다. 사방이 탁 트인 대전 안에는 길다란 장방형의 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남극벌의 노천주(老天主)인 개벽신수 철륭을 중심으로 각파의 지존들이 나란히 자리해 있었다. 개벽신수 철륭. 과거 천하무림의 절대공포로 불렸던 강호칠겁의 장본인이고, 또한 강호칠협 중 한 사람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일신의 무공은 이미 신(神)의 경지에 들어선 것으로 세인들에 의해 평가되고 있는 철륭. 가슴까지 내려온 백염은 한층 더 그를 근엄하고 위엄 있어 보이게 했다. 그의 우측 자리는 누구의 자리인지 비어 있었고 좌측에는 염서시 수음희가, 그녀의 옆에는 죽은 상관기의 부친이자 만검산장의 장주인 일천검후(一千劍后) 상관청(尙官靑)이 자리해 있었다. 상관청 역시 절대고수다운 기도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풍기는 선풍도골의 인물이었다. 문득 철륭과 좌우의 각파지존들이 흠칫했다. 그들의 맞은편 광장 끝 정문 입구에 말을 탄 채 나타나는 인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검은 죽립에 검은 장포, 그는 바로 위지강이었다. 둥둥둥! 그가 나타남과 동시에 대백고가 멈추었다. 어느덧 일백고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정문 입구에 잠시 멈추어선 위지강은 잔잔한 눈길로 광장 안을 휘둘러보았다. 따각따각! 이윽고 그가 고삐를 잡아채자 말은 천천히 광장 안으로 진입했다. 위지강이 탄 말은 광장 한복판을 지나 도열해 있는 무사들 사이를 무심하게 통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말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위지강의 그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철륭은 무표정했다. 그러나 그의 좌우에 앉아 있는 남녀 지존들은 흠칫하고 말았다. 그들은 모두 황당한 표정이었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곧 터질 듯이 팽팽한 긴장감 때문이었다. 위지강이 탄 말은 유유자적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하마장검(下馬長劍)은 고사하고 말을 탄 채로 계단을 올라오다니……!' '저런 오만방자한 놈!' 그들은 내심으로 위지강의 안하무인격인 행동에 분노를 폭출시키고 있었다. 천하에 그 누가 감히 철륭의 앞에서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 목이 열 개라면 모를까 보통사람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행동이 아닌가 말이다. "껄껄껄껄!" 문득 들려온 가가대소에 남녀지존들은 일제히 철륭에게 고개를 돌렸다. 철륭은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주름 가득한 노안에 미소를 머금었다. "한 자루 검에 의지하여 천하를 오시하니 참으로 눈부신 기백 아닌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눈이 휘둥그래진 남녀지존들을 뒤로한 채 저벅저벅 계단을 내려갔다. 철륭의 돌연한 행동에 남녀지존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맙소사! 설혹 황제가 온다 해도 눈 하나 깜짝 않으실 분이 손수 계단을 내려가 맞이한다는 건가?' '남극벌이 생긴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이다.' 그러나 그들 중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다름아닌 염서시였다. 그녀의 시선은 위지강이 이곳에 나타날 때부터 그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마침내 위지강은 계단 중간에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철륭의 앞에서 하마했다. 위지강이 먼저 포권지례를 했다. "마도수라 하오." 담담하면서도 무게가 있는 음성이었다. 철륭은 만면 가득 미소를 머금고 그의 양팔을 덥석 잡았다. "남극벌의 식구가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네." 위지강은 이미 철륭의 청부를 받아들인 바 있고 이제 그와 한식구가 되어 남극벌이 천하대세를 움켜쥐는데 일익을 담당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위지강의 내심 깊은 곳에는 철륭의 조건을 수락한 이유가 있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이제 동반자적 입장에서 동등하게 서로를 대하게 되었다.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월광이 거대한 대전의 지붕을 비추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대전의 지붕을 꿰뚫을 듯 들려왔다. "하하하핫!" "껄껄껄!" 철륭이 술잔을 높이든 채 대소를 터트렸다. "오늘은 남극벌이 생긴 이래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오! 모쪼록 마음껏 마시고 즐기시기 바라오!" "와아!" "남극벌 만세!" "노천주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시길……!" 거대한 만찬회장에서 군웅들은 술잔을 높이 들고 환호하며 철륭에게 축하를 보냈다. 이들이 환호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 누구도 거느릴 수 없다는 천하제일살객(天下第一殺客)인 마도수를 영입하므로써 남극벌이 무림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뚱가당… 뚱따당! 한쪽에서는 눈이 확 떠지는 미희들이 가야금을 탄주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악사들이 피리를 비롯한 각종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뚱따당… 뚱따당! 삘릴릴리! 또한 속살이 은은하게 비치는 잠자리 날개옷을 걸친 아름다운 무희들이 음악에 맞추어 좌석 사이를 누비며 선정적인 춤을 추었다. 술과 무희들의 춤사위로 한창 흥이 오른 군웅들은 질펀한 웃음을 터트리며 희희낙락했다. "하하하핫!" "고것 참! 죽인다, 죽여!" 철륭의 좌측에는 위지강이, 우측에는 염서시가 앉아 있었다. 철륭은 좌우로 자리해 있는 남녀지존들을 향해 술잔을 들어 보였다. "자, 우리도 오늘은 마음껏 취해 봅시다!" 그의 제안에 여기저기서 동조의 말소리가 터져 나왔다. "천하제일검 마도수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남극벌을 위하여!" "무림일통을 향해……!" 군웅들이 높이 쳐든 술잔들이 허공에서 일제히 부딪쳤다. 그리곤 단숨에 술잔을 들이켰다. 술을 마시며 군웅들을 휘둘러보던 철륭이 일순 흠칫했다. 군웅들 사이에 바위처럼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만검장주 상관청을 발견한 것이다. 상관청은 철륭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존재였다. 남극벌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핵심세력 중 하나가 만검산장이었기 때문이다. 철륭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상관청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상관장주께서 금주(禁酒)를 선언했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소만." 상관청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마도수가 절정검마를 제거함으로써 남극벌의 가장 큰 우환을 잘라낸 것은 인정하외다." 그렇다. 철륭이 위지강을 이렇게 환영하는 이유는 골칫덩이이던 절정검마를 마도수가 제거해 주었기 때문이다. 쾅! 그는 두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탁자를 거세게 내리쳤다. "하지만 애비 된 도리로 어찌 자식을 죽인 원수와 술잔을 나눌 수 있겠소!" 철륭의 안색이 급변하며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졌다. 대전 안의 군웅들 모두도 마찬가지였다. 상관청의 말은 그들에게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었던 것이다. 철륭이 눈살을 찌푸리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도수가 상관장주의 아들을 죽였단 말이오?" 상관청은 그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위지강에게 살기 어린 눈빛을 보냈다. "설마 상관기를 모른다곤 하지 않겠지?" 그의 음성은 잘 벼려진 칼날처럼 매우 날카로웠다. 자식을 잃은 안타까움에 한이 깊은 탓이었다. 그러나 위지강은 무심하게 침묵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 그런 위지강을 염서시는 묘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상관기를 죽인 장본인은 염서시 자신이 아니던가! 철륭은 위지강이 침묵을 지키자 곤혹스런 기색을 띠었다. "내 생각에는……." 이때 위지강이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제지했다. 철륭은 흠칫했으나 위지강이 하는 양을 두고보기로 하고 이내 입을 다물었다. 위지강의 무심한 음성이 대전 안 모든 이들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무인은 검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거요." 그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술잔을 들어 쭈욱 들이켰다. 탁! 단숨에 술을 들이킨 위지강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상관청을 향해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낮게 말했다. "생각 있으면 나갑시다, 노선배!"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