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재배 이야기
최성표 (남원시 사매면 수동리)
저기 보이는 높은 산이 노적봉입니다. 노적봉 밑에 고사리밭이 있습니다. 여기 이 고사리가 저희 산에서 꺾어온 고사리입니다. 올해 친환경농산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백이숙제가 어느 나라, 언제적 사람이죠? 네, 지금으로부터 1,000여 년 전 중국 주나라 사람입니다. 그때에 이미 수양산에 들어가서 고사리로 연명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1,000여 년 동안 우리 사람들이 즐겨먹은 고사리, 산채입니다. 옛날에 고사리가 화석연료가 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저희 산에서 하도 고사리가 커서 사진을 이렇게 한번 찍어봤습니다. 이 길이가 3m입니다. 날씨만 따뜻하면 계속 자라는 것이 고사리입니다. 한번 사진을 보세요. 고사리가 이처럼 크게 자란 것을 볼 때에, 옛날에는 고사리가 아름드리 나무였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인갑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애들 공부시키려고 객지에 나가서 살다가 95년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길래 어머니보고 객지로 가시자고 그러니까 “내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야지, 어디를 가야?”고 그러시길래, 제가 96년 3월 11일날 귀향했습니다. 안식구랑 애들은 공부할 때라 객지에다 두고 내려와서 우리 산에다가 무엇인가 나무를 심어야겠는데, 무신 나무를 심는 것이 좋겠냐? 나이가 들면은 농약허기가 귀찮을테니까 무농약, 농약을 너무 많이 쳐서 인체에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니까 농약을 안 할 수 있는 나무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해가지고, 은행나무를 택했습니다.
은행나무는 나무 자체에 약 성분이 있어가지고, 벌레가 날라들지 않습니다. 병이 없습니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산에다가 심어놓고 보니까, 96년에 씨로 심어가지고 99년에 3년 크니까 이만큼 자라요. 사능로 옮겼습니다. 산에다가 옮겨놓고 보니까 아무 것도 없이 산이 훤하죠. 누가 호박을 좀 심어보라고 그래요. “아, 호박을 심으먼 돈이 되간이?” 그랬더니, “아, 괜찮아요.” 그래요.
에이, 권하는 장사 밑 안간다더라고, 심어보자 해서 심었습니다. 가을 되니까 호박이 제법 열었어요. 따 달라고 그래요. 그런데 저 혼자 도저히 딸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이구, 나는 못 딴다. 따갈 수가 있으면 따가고 그래라. 아니먼 서리 온 뒤라도 주서다가 놨다가 염소라도 멕일라니까, 알아서 흐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자기네들이 사람을 데리고 와서 싹 따가면서 차에다 싣더니 278만원이라고 흐면서 280만원을 줘요. “아이고, 이거 봐라. 호박이 돈이 되네. 진짜 권하는 장사 밑 안 갔네.” 내년에는 거름을 많이 해서 500만원 소득은 해야겄다. 이렇게 생각했죠. 욕심을 좀 냈습니다.
2000년에 거름을 너무 많이 해버렸더니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해요. 호박잎이 피고, 넝쿨이 우그로 떠가고, 잎이 피고, 잎이 피고 그러니까 호박이 안 열려버려요. 호박이 주먹만 해가지고 안 크고 썩어버려요. 호박농사를 실패를 했습니다.
2001년에는 적당히 해서 호박잎이 한발씩 퍼져서, “아, 올해는 500만원은 할 수 있겠다.” 그랬어요. 좋아라고 했더니, 96년에 염소 한 마리 산 것이 수컷은 키워서 팔고, 새끼날 놈은 안 팔고 계속 길렀더니 한 70마리가 됐어요. 아이 숫자가 많으니까 호박잎은 꺼끌꺼끌허잖아요? 그러니까 염소가 즐겨 먹들 않습니다. 그런데도 숫자가 많으니까 호박이파리를 싹 먹어버렸어요. 그래서 호박농사를 못 해버렸습니다.
2002년에는 호박을 심어도 안 되고 그러니까, 그냥 염소나 길러야겄다 그러고 있었어요. 그런데 산에 본래 나 있던 고사리가, 산에 산야초가 싹 죽어버리니까 상당히 새까게 잘 자랐어요. 고사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염소가 끄터리를 쪼깨씩만 뜯어먹기는 헌데 안 먹어요. “아, 이거, 염소가 고사리는 안 먹네.” 그냥 두고 보는 거죠. 몇 근 꺾어다가 선물도 허고, 먹기도 허고 그랬죠.
2003년부터는 염소 숫자가 한 300마리가 됐는데, 그 많은 염소가 고사리를 먹으면 싹 먹어버렸을텐데, 고사리 번지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야, 이거, 많이 번식을 시켜놓으먼 이것도 돈 되겄네.” 허고 그빼부터 고사리 번식을 시작했습니다.
고사리는, 모든 식물은 생장기간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씨앗이 나가지고 지 몸을 튼튼흐게 맨드는 생장기간이 있고, 꽃이 피어서 자손을, 씨앗을 만드는 생식기간으로 나놔지는데, 고사리는 이파리 뒤에 홀씨가 있어가지고 생식기간이 없고, 계속 영양성장만 허는 거요. 써리 올 때까지 새 고사리가 납니다. 거름기만 충분하면은.
진흥청에서 홀씨를 받아가지고 발아를 시켜가지고 재배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그 눈에 보이도 않는 홀씨를 받아서 심어가지고서 저만헌 고사리가 나올려면은 뿌리가 이만큼 굵기가 돼야 헙니다. 저희 고사리는 뿌리가 이렇게 굵은 것도 있는데요. 굵은 고사리가 나올려면은 뿌리가 굵어야 되는데, 가는 뿌리를 가지고서 뿌리가 굵어지기를 기다리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뿌리번식을 주로 합니다. 뿌리를 캐다 심으면 되는 거예요.
제가 2005년에 이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설계도를 받아놓고 보니까 문학관에서 50m 뒤로 고속도로가 지나가도록 설계가 나 있어요. “이건 안 되겠다. 문학관 망치겠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내 생전에 이것 하나만큼은 변경을 시켜야겠다. 우리 사매면민 1,170명, 우리 최항우 이사님이 제 3종숙이십니다. 우리 최가 일가들끼리 970명, 우리 혼불선양회에서, 제일은행 사거리에서 가두서명을 받아가지고 600명, 해서 민원을 내가지고 고속도로가 상당히 많이 올라갔제. 한 170m 올라갔어요.
제가 삼계석문부터 대산면 신곡까지 4Km를 터널로 맨들어달라고 민원을 냈는데, 그렇게 헐려면 3,800억이 더 들어간대요. 그래서 중간에 세 군데가 노출이 돼가지고 사매 제1터널, 제2터널, 제3터널, 오수 1터널 이렇게 4개 터널로 돼서 320억이 더 들어갔습니다. 요만큼이라도 쫓아 올려놓고 보니까, 문학관 뒤로 도로가 지나가니까 저것을 언덕을 쌓아가지고 차가 다녀도 소음이 안 들리게 조금 애를 썼는데, 그래도 도로가 안 난 것만은 못 해요. 어쩔 수 없이 도로는 모든 국민들이 유용하게 쓰는 기간산업이니까 못 내게는 못 허고, 그렇게 됐습니다.
제가 우리 산이 18,068㎡인데, 2정을, 산에다가 고사리가 제법 놔있어요. 야 이거, 소나무를 다 베면은 다 고사리밭이 되겄다. 그래서 2정을 다 베는 것을 허가를 받고, 3정은 소나무를 기른다고 간벌 허가를 받았는데, 이 고속도로 설계변경 때문에 4개월을, 제가 집안일을 못 했어요. 후배보고 소나무를 베가라고 그러니까, 다 베는 데는 어차피 다 베는 것이니까 문제가 없는데, 우게까지도 소나무밭을 베려부렀어요. 어찌나 아깝던지 좀 화도 났습니다만은 아, 그렇게 되고 보니까 고사리가 많이 번지는 거예요. 아, 이거, 산 전체를 고사리 산으로 맨들어야겄다. 밤낮으로, 요새는 아침 일찍 5시부터 밤 7시까지 고사리밭에서 삽니다.
고사리는 영양생장만 허니까 거름만 잘 해주면은 계속 뿌리가 뻗어나가지고 새 고사리가 나고, 또 뻗어나가서 새 고사리가 나고, 새 고사리가 나가지고 손을 펴면은 엽록소에서 광합성을 해가지고 영양분을 맨들면은, 다른 식물은 열매 씨앗 맨드는 데로 버내는데, 고사리는 보낼 데가 없은개로 계속 뿌리로 보내는 거예요. 1년에 한 2m씩도 뻗어갑니다.
그래서 넓은 고사리밭을 맨들었는데 고사리밭을 제대로 맨들랴면은 보통 5월 말, 제가 논농사를 허기 때문에, 5월말까지만 소라리를 꺾습니다. 6월부터는 모내기를 허야 허니까 안 꺾습니다. 안 꺾고 두면 처음에는 이만 해서 고사리가 페겠지요. 이만큼 해서 피고, 이만큼 해서 피고, 아까 그런 큰 고사리가 돼서 꽉 들어차니까, 저거 한 개만 있으먼 쓰러져버리겠죠? 그런데 꽉 들어차니까 안 쓰러져요. 7월말이나 8월초 같으먼 비바람이 불고 그러니까 싹 들어눕습니다.
그러면 새 고사리가 나면 이만헌 데서 나고 또 이만큼 헌데서 피고, 피고 헙니다. 가을 되면 이제 또 싹 들어눠요. 눈이 오면 막 눌러가지고 잠을 재웁니다. 지금은 작년 고사리 넝쿨이 썩들 않지만 고사리를 안 꺾게 되고 그래서 고사리가 꽉 차서 어울려지면 또 7월 장마가 치면 다 썩어가지고 유기물로 다시 환원됩니다. 거의 비료를 안 하고 농사할 수 있는 것이 고사리입니다.
제가 친환경농산물로 인증을 받을려고 농약을 전혀 안 허고 3년간 농약을 안 해야 됩니다. 올해야 인제 인증을 받았는데요. 보통 제가 인터넷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봤는데, 저는 산이 너무나 경사가 져가지고서 그 높은 데까지 퇴비를 가지고 올라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높은 데는 비료를 한 번 아니면 두 번, 고사리 상황을 봐가지고 비료를 좀 해줘야겠다 허는 곳은 한 번, 또 아주 땅이 메말라가지고서 고사리가 잘 안되는 곳은 두 번, 세 번까지도 배료를 하는데, 요 밑에 부분은 거의 비료를 안 허고 고사리 농사를 해요.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비료 안 허고 퇴비로만 진 유기농 고사리는 600g에 12-3만원 갑니다. 농약 안 허고 제가 인증받은 고사리는 600g에 7만원에서 9만원 갑니다.
고사리 꺾는 것을 말씀을 드려야 허는데, 저만헐 때가 제일 향기가 좋고 맛이 있을 땝니다. 입이 펴버린 것은 뻣뻣해서 못 먹어요. 꺾으실 때도 밑에를 이렇게 잡고 힘을 줘서 살째기 땡기면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연한 부분에서 탁 떨어집니다. 너무 힘을 약흐게 주면은 너무 연한 데가 떨어져가지고서 우리가 먹을 것이 적고, 너무 힘을 쎄게 주면은 밑에 뻣뻣헌 부분이 꺾어져가지고서 먹을 때 씹히고 그래요. 못 먹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