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창 밖으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거대한 뉴욕의 건물 집단이 내려 보이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쳐 댔다. 십년만의 재회이기도 했지만 역시 세계의 심장 도시다운 뉴욕의 힘과 열정을 빼곡한 빌딩숲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항을 빠져 나와 뉴욕 양키 스타디움을 옆으로 지난 뒤 조지 워싱턴 브리지를 타고 나가자 왼쪽으로 해질녘의 땅거미를 받아 맨하탄 스카이 라인이 한 눈에 들어왔다.
9.11 사태를 겪었으나 끄떡없이 그대로 살아서 움직이는 웅장한 경제 대국의 힘은 필시 도도히 흐르는 허드슨 강변에 어울리게 담갈색으로 얼룩진 마천루(摩天樓)의 군단으로부터 터져 나왔으리라. 세계 증권가의 본산인 월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그 저력은 살아있다.
이튿날 아침, 뉴저지의 팔리 사이드 파크를 출발한 급행 버스의 출근 행렬이 맨하탄 42가의 종합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 뉴욕 한 복판의 체온이 그대로 피부에 닿았다. 영화와 상품을 홍보하는 대형 광고판이 번득이고 있었고 거리마다 가득찬 인파가 서울의 명동거리를 방불케 했으며 옷깃을 스치고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국적을 피부색과 얼굴에 담아 전시하듯 뽐내며 인간 시장을 활보하고 지난다. 영어와 스패니쉬가 섞여 나오고 인도와 중국의 언어가 혼재되어 이길 저길 꽃가루에 실려 오간다.
드디어 32가와 아메리칸 애비뉴가 만나는 한인 타운에 입성한다. 예나 다름없이 노란색 영업 택시들이 분주하게 지나는 그 거리에는 한인 영업소들의 간판이 즐비했으나 어쩐지 지나는 행인들은 낯이 설었다. "산천은 의구(依舊)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
나는 마치 귀향객처럼 브로드 웨이 선상에 멈춰 서서 지나온 감회에 젖는다. 만감이 교차하는 머리 위로 때 아닌 빗방울이 듣는다. 잠시 할말을 잊은 채 내리는 비에 얼굴을 적신다. 봄비 사이로 눈에 익은 그 거리는 이내 주마등의 강물이 되어 회상의 징검다리를 놓는다.
"동창생 임성부, 네가 나를 맞는구나. 맨하탄 32가 한 복판에서 한성의 전우를 만나는구나. 해군 시절, 진해 앞바다를 거쳐 20년을 보냈고 홍콩을 함께 떠난 그 때로부터 10년의 세월을 또 다시 흘려 보냈건만 옛 모습 그대로 나의 허름한 몸을 따뜻하게 맞는구나. 이 거리를 떠나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동안 나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네. 겁 없는 무역 전사가 되어 전세계를 누볐으며 지금은 김삿갓 되어 봇짐을 내려 놓은 채 맨하탄에서 기다리는 <굴레방 다리의 우정>을 만나기 위해 바람 타고 다시 찾아 왔다네."
<미주 매일 신문>의 원고지에 젖고 일에 채였던 젊은 날의 뉴욕이었지. 넘치는 청년의 혈기를 감쌌던 부성애의 땅. 이제 지금 장사에 닳아진 발바닥과 무뎌진 펜촉을 아쉬워 하며 이 거리에 서서 나는 너를 향해 소리친다. 질곡(桎梏)의 과거를 회상하며 애잔한 절규를 보내고 있다. 한 때 젊은 날의 꿈을 일궜던 '야망의 제국'에 서서 오늘 속절없이 비를 맞으며 저며오는 속을 쓸어 담고 있지 않느냐.
인생은 지극히 뜻대로 되어지지 않았다. 가자고 하면 멈추어 섰고 뛰자고 하면 걸렸고 넘자고 하면 오히려 나를 뒤로 넘어뜨렸다. 현명한 판단이라고 내려 보았지만 실패라는 결과는 오기를 낳았고 욕망의 불은 꺼질 줄 몰랐다. 이상의 불길은 타올랐으나 허상을 향해 무모한 길을 가고 있었고 한 번 들어선 길은 되돌릴 수 없었다. 지금, 그렇게 빼앗긴 세월이 인형처럼 울고 있다.
일주일의 여정을 마치고 존 에프 케네디 공항을 떠오르는 어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의 힘찬 발진과 함께 나는 눈을 감고 친구에게 이별을 전한다. 친구여 안녕~ 남쪽 바다 뉴욕 만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쥐고 있는 평화의 횃불을 향해 나의 기구(祈求)를 올린다.
"이제 9.11 참사를 겪어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가 다시 세워질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의 건립을 기다리듯 이 사람도 새로운 출발을 다집니다. 부서진 인생의 복구를 위한 장도에 오르기 앞서 지금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겸양(謙讓)의 지혜를 심으렵니다. 부질없는 부귀에 대한 집착이나 영화(榮華)에의 도전을 떨구고 참다운 자아 성취를 이루고자 합니다.
만하탄 남단, 비극의 땅인 그라운드 제로에 분노와 복수를 넘는 화해와 용서의 탑이 높게 세워지는 날, 이 몸도 비로소 매진(邁進)의 고행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로운 심신을 찾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함태용(커넷티컷에서 대형 창고와 차량진이 가동하는 청과물 도매상을 경영하고 있슴. 동창에 한해 야채는 평생 무료 공급함. 그날 밤 그 녀석 집에서 성부랑 밤 깊도록 불광동과 구파발 진관외동의 추억을 외치면서 소주 한잔 하였지요. 인형같은 와이프랑 이쁜 딸들이랑 행복하게 살더이다. 항상 동창생들의 모임을 주도하느라 고생 많시다. 이에 표창장을 수여하노라)
임성부(홍콩에서 보루네오 지사장을 거쳐 현재 대한방직 미주 현지 법인장으로 활약 중, 한성의 얼을 지닌 마누라 영순씨와 행복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칠전팔기의 샘플로서 회자되고 있는 그대의 의기는 바로 중학교 학생회장의 전력에서 비롯된 듯... 경포대 시절 오리섬을 같은 임씨 임영준과 헤엄쳐 건너던 해군 176기의 기상이여- )
김병대(고등학교 시절 클럽 <오두막>의 멤버로서 사회학과 정기를 살려 현재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사회정책을 동포들에게 전달하고 실행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네요. 한달에 한번 모이는 뉴욕 동창 골프 모임에 멀리서 꼬박 꼬박 참석한다니 역시 한성인이네요>
배상근(4시간 거리의 뉴욕이 멀다않고 운전해서 왔다간 항상 술에 대취해 음주운전으로 먼길을 떠나는 영원한 술꾼 친구.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따뜻하게 살고 있슴)
이외에도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태권 보이 홍인기/세탁사업 전길엽/일식당 전업 최종구/학년 축구 대표 김종갑/의류도매점 할렐루야~ 이수봉/만년 투털이 최용훈/델리 그로서리 강성국/녹슨 주먹 황태명/이도영/한상훈/연락처를 받아야 하는 동부 거주 동창들:문명길/윤활중/곽도영/전철희/문명길/강덕배/최관우 등 역마살 23회를 대변하는 친구들 모두모두 건투하시라~
지난 봄에 갔을 때, 그대들의 환대에 감사하네.
이민 전사들 홧팅!
동부 소식이 궁금한 동창생들은 함태용에게 연락하시요.
(203)952-4538
그러고 보니 아따~ 미국에 많이도 나갔구만.
다음 편엔 로스엔젤레스의 건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미국 인간들 다 합쳐서 잘하면 한 반 되겠습니다-.
내년엔 미국 동창회 한번 합시다.
옛날 은사님들 모시고 말입니다.
이광풍/김봉정 선생님이 제일 그립습니다.
현재 근무처 아는 사람 답글 남겨 주세요.
똥렬아, 니 술먹고 써 댔냐. 아님 원래 필체가 그렇냐. 어쨋든 니는 나의 냉천동 아침을 깨던 친구 아니냐. 부지런히 연신내에서 157번을 타고 고개를 넘던 너의 6년을 고스란히 내가 사랑하마. 네 착한 와이프에게 더욱 잘하기를 기원하네. 용인에서 함 지던 그날 밤이 생각나는구나. 난 깊은 도랑에 빠졌지
준하야 좋은 소식언제 보낼래? 동렬아 얼마전 진복이와 통화했는데 얼굴 모임얘기하던데,뉴욕의 오백년도 잘있다니 좋구만..모두들 건강해라..전화 통화하자.나이 50이 되니 점점더 후배들에게 대접을 받을께 아니라 더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구나.선배공경은 물론이고..이제 철난나보다.모두다 건강해라.
그래 반갑구나. 무엇보다도 네 딸 금희가 못다한 아빠의 꿈을 대신해 서울대 음대에 들어간 것을 다시 축하하네. 한가지 이곳 뉴욕에 중학교 음악 우관혜 선생님이 살고 계시지. 그녀를 짝사랑했기에 장난 지나치게 쳤던 인간들 모두 자수하게나. 여전히 이쁘시다. 참고로 임성부 오늘 LA에 도착 어젯밤 마시고 또 마셨네.
지난 30주년 기부금 명단 보고 한마디 적습니다.LA 동문, 뉴욕 동문, 필라델피아 동문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각지역별 회비를 기부한 동문의 명단을 알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개인 명단별 금액은 아니더라도 기부자가 누구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으니 홍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12월 10일 오후 6시 LA 식당 용수산에서 로스엔젤레스 거주 한성 총동문회가 열립니다. 23회 김준하가 객지에서 수년만에 사회를 보는 가운데 약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카 추카. 불현듯 옛날 중대 한강 축전 사회 봤던 일과 연극했던 시절 김취학과 이명근의 연못시장 사건... 고2짝 장효석 왔었고 옛날이여
고맙네. 창호! 김봉정 선생님 연락처. 고교3년 수업시간에 즐겨듣던 영문학 소설 이야기를 영화보듯 전해 주셨던 선생님. 영문과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으로 어드바이스를 주셨지. 그시절 그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나 선생님의 강의 말씀은 세월이 가도 가슴에 남아 있지요. 내 전화할끼라. 오늘. 뭉클한 가슴안고 말이다.
첫댓글 김준하! 너 10월10일생 밎찌! 널 좋아이 하친구 마ㄴ이 있자> 너의글 너무 길군...동향에서의 근황 잘 알겠고 함태용이는 애 못왔고,강성국의 근황은왜없니? 또,부산 갈매기 정도수의 근황응,,? 사랑한다. !연락헤 이 애기야야ㅑ-별병이 좋은갓은 않이냐!
똥렬아, 니 술먹고 써 댔냐. 아님 원래 필체가 그렇냐. 어쨋든 니는 나의 냉천동 아침을 깨던 친구 아니냐. 부지런히 연신내에서 157번을 타고 고개를 넘던 너의 6년을 고스란히 내가 사랑하마. 네 착한 와이프에게 더욱 잘하기를 기원하네. 용인에서 함 지던 그날 밤이 생각나는구나. 난 깊은 도랑에 빠졌지
준하야 좋은 소식언제 보낼래? 동렬아 얼마전 진복이와 통화했는데 얼굴 모임얘기하던데,뉴욕의 오백년도 잘있다니 좋구만..모두들 건강해라..전화 통화하자.나이 50이 되니 점점더 후배들에게 대접을 받을께 아니라 더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구나.선배공경은 물론이고..이제 철난나보다.모두다 건강해라.
그래 반갑구나. 무엇보다도 네 딸 금희가 못다한 아빠의 꿈을 대신해 서울대 음대에 들어간 것을 다시 축하하네. 한가지 이곳 뉴욕에 중학교 음악 우관혜 선생님이 살고 계시지. 그녀를 짝사랑했기에 장난 지나치게 쳤던 인간들 모두 자수하게나. 여전히 이쁘시다. 참고로 임성부 오늘 LA에 도착 어젯밤 마시고 또 마셨네.
지난 30주년 기부금 명단 보고 한마디 적습니다.LA 동문, 뉴욕 동문, 필라델피아 동문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각지역별 회비를 기부한 동문의 명단을 알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개인 명단별 금액은 아니더라도 기부자가 누구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으니 홍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일을 하다 보면 가끔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전후 사정 을 일일히 공개할 수 없는 것이 있지요. 해외동문들이 실명 대신 지역으로 전체 금액만 공개할 것을 원한다는 뜻을 김진수 총무에게 전달하여 그리된 것입니다.
영준아-그래 오백년 잘 있었니?NEW YORK 의 성부다 ,wife 안녕 하시고 건강하지! 작년 한국 방문시 전화 통화로 너의 반가운 목소리 확인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딸네미 훌륭하게 키워 임 씨 가문의 영광이다. 고맙고 보고싶구나 친구여!!!!
12월 10일 오후 6시 LA 식당 용수산에서 로스엔젤레스 거주 한성 총동문회가 열립니다. 23회 김준하가 객지에서 수년만에 사회를 보는 가운데 약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카 추카. 불현듯 옛날 중대 한강 축전 사회 봤던 일과 연극했던 시절 김취학과 이명근의 연못시장 사건... 고2짝 장효석 왔었고 옛날이여
김봉정 선생님은 현재 용인에 있는 강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님으로 재직하고 계신다.약 한달전에 통화도 했었다.3학년때 우리 담임선생님이셨거든.연구실 전화번호 (031)2803-672번이다.한번 연락드려봐.카페에 오니까 반가운 이름들이 많이 있군...
고맙네. 창호! 김봉정 선생님 연락처. 고교3년 수업시간에 즐겨듣던 영문학 소설 이야기를 영화보듯 전해 주셨던 선생님. 영문과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으로 어드바이스를 주셨지. 그시절 그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나 선생님의 강의 말씀은 세월이 가도 가슴에 남아 있지요. 내 전화할끼라. 오늘. 뭉클한 가슴안고 말이다.
아.준하는 영문과구나 난 일문과야.정확하게 말하면 일본어학이야.일본어가 쉬어서 전공을 하게된것 같아.하하하 -일본에서 귀국한지 몇년안돼 .그리고 ,오늘 동렬이 취학이하고 전화 통화도했었지 ,여주 에 있다더군 .해외생활 몸건강하게 잘지내길...........
준하야 너 태명이소식듣고 반가워다 내전화번호 를 전해주라 011 507 2342 헨드폰 지역번는몰라 역시 마당발 수다 다운친구 수고하고 소주 한잔 빠른시일안에 한잔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