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는 자칭 ‘파리 10대학 출신 C급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와 전직 <말>지 박권일 기자의 공저로 IMF 경제위기 이후의 10년 동안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세대간의 불균형’ 문제를 외국의 변화들과 비교하며, 20대의 독립이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서 늦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20대의 직업적 데뷔가 지체되고 있는 현상들에 착안하여 한국의 세대간 불균형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해서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그건 그렇고『88만원 세대』란 책 제목은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 이는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20대의 평균적 소득 비율 74%를 곱해 나온 88만원을 그냥 사용한 것으로 “우리나라 여러 세대 중 처음으로 승자독식 게임을 받아들인, 탈출구가 없는 세대들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의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명명한 다음, 세대간 불균형이 경제·사회 전반에서 진행되며 정치적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20대들에게 과연 어떤 피해가 돌아갔는지, 그리고 우리 주변의 사회현상들에 관해 ‘세대간 불균형’이란 관점에서 각종 구조적 문제점들을 들추어낸다. 대한민국에서는 왜 18세에 독립하지 못하는지, 종신고용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태권도 국가대표팀, 공기업, 그리고 조폭과 불법 다단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각 경제조직 내에서 지금의 20대가 처하게 될 경제적 운명에 대해서 분석한 저자는 세대간 불균형이 역사적으로 등장한 배경과 유사점을 지금 우리 사회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다양한 질문들에 다양한 시각으로 흥미롭게 분석하고 답한다.
또한, 지금의 20대는 부모의 용돈에 의존하는 10대보다 더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충분한 구매력을 확보한 30대에게도 현저히 밀리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는 이들의 이러한 경제적 소외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없으며 특히 이런 ‘88만원 세대’의 부모라고 할 수 있는 ‘유신세대’의 비정규직화와 만나면서(이미 8백만 명을 넘어선 비정규직이 주로 20대와 50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부모 자식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더욱 폭발적 사회 현상을 빚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자는 찰스 디킨즈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내용을 인용해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국 사회의 각 모습들을 보게 된 것처럼 교육 문제, 주거권 문제, 비정규직 문제, 경제의 독과점화, 예술시장의 붕괴 등 20대의 경제적 독립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경제의 각종 구조적 문제들이 어떻게 ‘88만원 세대’ 현상이라는 것을 확대 재생산하게 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분야별로 해법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승자 독식 게임에 갇힌 20대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과 노동조합을 비롯한 이미 ‘바리케이드’를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관들이 20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이미 기성세대가 된 386과 유신세대가 자신의 몫으로 확보된 경제적 성과물의 일부를 '다음 세대’를 위해서 양보하여야 한다고 제시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자본주의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지금보다 훨씬 곤란한 구조적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으로 책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