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에서 시간표를 찍고 곧바로 공주를 가려고 시간표를 봤다.
시간을 보니 무려 1시간 뒤에 차가 있다. 공주가는 버스가 바로 전에 떠나버린 것이다.
시간이 한참 남아 무얼 할지 고민하다가 일부러 중간지점인 조치원에 들려 시간표나 찍고 가자고 시내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정류장에서 노선도를 확인했는데 조치원행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안내판에도 없다.
순간 당황해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우연히 안내문구를 발견했다.
'조치원가는 버스는 여기가서 타세요'
알고보니 사거리 건너편으로 정류장을 옮긴 것이다. 그것도 조치원행만. (알고보니 내가 방금전에 갔던 곳이 아닌가...!!)
결국 털레털레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버스를 기다린다.

수도권에서 타던 버릇처럼 카드를 바로 갔다대니 기사께서 '어디까지 가세요?'하고 물어본다.
당황해서 '오송'이요 라고 했더니 추가요금 800원이 찍힌다.
'목적지를 말씀하고 가셔야죠.'
어안이 벙벙해져 조금은 화난 표정으로 요금표를 확인해본다.
오송까지 1,750원, 조치원까지 2,000원.
예전에 탔을땐 이렇게까지 안 비쌌는데 왜 이렇게 올랐지.
바로 옆동네로 가는건데,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데 단지 '시/군'이 다르다는 이유로 요금이 팍팍 올라가니 너무 황당하다.
소위 말하는 '날강도'가 따로없다. -_-;;
계산을 해보니 원래 요금보다 200원이 더 찍혔지만, 애초에 목적지를 잘못 말했으니 딱히 변명할 여지도 없다.
결국 자리도 없이 한참을 서서... 예전엔 가지 않았던 오송까지 들려가면서 장장 30여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요금 때문에 상당히 날카롭고 민감해져서 '아 그냥 시간표나 찍고 얼렁 가자'라는 심정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지?
왜 저기 너머로 빼꼼 고개를 내밀어야 할 빨간건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걸까?
내 눈이 이상한건지 눈을 비비고 쳐다봐도 계속 보이지 않는다.
터미널이 순식간에 증발했나 싶어 또 한 번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 순간 대로변 왼쪽으로 전에 못 보던 깜찍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왼쪽에 터널같이 생긴 조형물도 있고... 심상치 않다 싶어 그쪽으로 슬슬 접근한다.
건물 중앙에 낯선 문구가 보인다. '연기공영버스터미널'
옮겼다는 소식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는데 언제 이리로 옮긴 거지.
게다가 이름까지 조치원에서 연기로 확 바뀌어버리다니..

말한 대로 원래 커다란 3층 빨간건물이 있던 자리는 그냥 자갈밭으로 변해버렸다.
골목 구석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큰 건물이 있어 위화감마저 들었었는데...
오히려 시야가 확 트여 예전보다 더 시원시원해졌다.

예전엔 시내버스만 주차했던 오른쪽 뒷공간이,
지금은 고속, 시외 가릴것없이 모두 들어오는 승차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예전처럼 건물과 바로 이어져 있지도 않고 규모도 훨씬 작아졌지만,
오히려 더 시원하게 보이는건 그냥 나 혼자만의 착각인 걸까.

건물 크기도 건물 내부도 이전보다 더 작아졌다.
공주와 비슷한 시기에.. 혹은 조금 더 늦게 이전을 한걸로 추정되고 규모가 작아진것도 비슷하다.
공주의 경우 타당한 이유라도 있었기에 납득이 가지만 여기는 도데체 왜 갑자기 건물을 신축한걸까?
몇 년 전 리모델링되어 크게 나쁠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건물 위치가 구석에 쳐박혀있어 이용객들이 들어가기 불편해서, 사고 위험이 높아서 그랬던걸까?
그런 이유라면 뭐 납득이 간다면 여전히 의문이 남는건 어쩔 수가 없다.
뭐 이유야 어찌되었건 예전보단 훨씬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이다.
화장실, 기사휴게실 같은 부가시설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다소 회색빛으로 어둡고 칙칙했던 예전 승차장과는 달리,
지금은 파란 컬러의 지붕에 형형색색의 벽돌이 어우러져 훨씬 화사해졌다.
나무로 만든 벤치까지 자리잡아 더 운치도 있다.
하지만 쓰레기통이 한가운데에 여러개 정신 없이 놓여져 있어 냄새가 심하게 나고,
이용객이 너무 없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윗 사진에서도 보였듯이 버스기사와 매표소직원이 대합실 한가운데에 대놓고 모여서 이야기를 틀 정도였으니까.

서울가는 속리산고속 두 대가 나란히 왼쪽 끝에 주차되어 있고,
중간에 하나 비어있는 홈으로 시외버스가 들어오고,
나머지는 전부 연기군 각지(전의, 부강-신탄진, 종촌)와 공주가는 12번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승차장 뒷편의 모습.
예전엔 여기로 버스가 들어왔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듯 저 멀리 주차장 표시 선이 덮힌 흙 사이로 얼핏 보인다.
시내버스가 저기서 쉬다가 저 앞까지 나와 태우고, 다시 후진해서 출발하는 형식이었는데..
너무 달라진 지금의 모습을 같이 보고 있으니 그림조차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어쩌다 무슨 이유로 건물을 옮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그리고 갈 계획도 없이 무작정 갔던 곳에서의 충격은 새삼 컸다.
아주 특별하고 새로웠던 기분과 조금은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기분이 함께 교차하는 곳에서 묘한 감정을 느껴본다.
무엇을 해도 좋은 '상상금지'... 이 곳에서는 무엇보다 잘 통하는 말 같다.
첫댓글 얼마전에 옮겼다는 글을 보아서 알고 있었지만 사진으로 보니 확 바뀌었네요
그리고 윗글중에서 청주 시외터미널사거리에서 조치원방향 버스타는곳이 바뀌었는데 표지판을 제대로 안해놔서 승객들이 헤매이는데 해당 버스회사나 운수관계자들은 제대로된 표시를 크게 해서 승객들이 버스정류장을 찾는데 고생을 안하게 해주면 좋겠읍니다
조치원에서 청주시외터미널 왔다가 시내로 가는 버스가 지난번엔 승객을 내리고 좌회전해서 터미널 뒷길로 해서 조달청 방향으로 빠져서 좋다고 했더니 다시 터미널을 우회해서 한바퀴돌고 고속버스터미널앞에 정차하고서 로타리에 새로난길을 우회해서 조달청앞으로 해서 가는데 헬갈리기 십상인데 어떻게 된건지 ?
예전 지하차도 공사로 인해 임시로 변경되었던 터미널 코스(511,511-1,517,517-1,502,826번노선)를 원래 코스인 고속터미널앞 정류장 경유로 복원된 것입니다
여기서 생각나는게 청주지역의 극심한 이기주의로 타지역처럼 터미널을 이전할때 공영터미널을 통합으로 하면 좋았을텐데 따로 떨어지다보니 사용하는 시민들이 불편합니다
조치원방면 노선의 안내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아직도 많이 혼란스럽다고는 하더군요. 허나 시외와 고속터미널을 따로 만드는건 지자체와 업체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압니다. 이용객들에게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나름 두 터미널 다 유용하게 쓰이고 있구요.
터미널 사업자가 사실상 부도나면서 09년도 대합실 리모델링도 군 돈으로 했습니다. 아예 터미널 허물고 공영으로 운영하고 있죠.
검색해보니 여기도 우여곡절이 꽤 많았던 곳이었군요.. 아예 공영으로 전환운영하는 만큼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연기군에서 벗어난지 1년만에 저렇게 바뀌었다니.. 정말 놀랍네요.ㅎㅎ 이야..;;
거부장 정육점.. 대로변에 있는거.. ㅎㅎ;; 연기에서 군생활을 해서 반갑습니다. 연기군과 성일버스가 같이 공영으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시내버스 표도 예전엔 매표소에서 팔기도 했는데.. 카드화가 되다보니.. 그냥 승하차.. 신탄진/부강 방면을 빼고는 거의 조치원역 로타리 정류소에서 타서 터미널에 사람들 보기도 힘들지요.. 예전의 터미널이 살짝 그리워지긴 합니다.
수요패턴을 보면 터미널을 없애고 조치원역광장으로 옮겨도 할말이 없을 정도더군요..;; 거부장 정육점... 사진을 올려놓고도 저런 간판이 있는 줄 님 덕분에 알게됐네요~ ㅎㅎ
그리고 이해 못하는게 조치원역앞 광장의 시내버스정류장은 관리를 누가 하는지 가보면 항상 지저분하고 쓰레기는 바닥에 널려있고 엉망인데 누가 청소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읍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버스타는 승객들도 문제가 많아요
그리고 청주까지 가는 시내버스요금이 2000원씩 받는데 이건 정말 탈때마다 화가나요
조치원-----청주 상당공원 거리가 얼만데 타시도운행이라고 승객한테 바가지 요금을 받으니 버스요금은 정말 고쳐야해요
조치원역 광장이 너무 지저분하고 복잡하긴 하더군요. 누가 나서서 정리라도 해주면 좋을텐데요. / 지방쪽의 버스요금이 수도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경우가 많죠. 청주/청원으로 나뉘어 있는게 결정적으로 바가지요금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개편을 했음에도 오히려 요금만 더 비싸졌으니 주민 분들께서 부담이 많이 되실 것 같아요.
오히려 청주에서 무궁화호 타려고 조치원역으로 가는게 더 비싼것 같더군요. 조치원이 거리는 가까운데 청원, 연기 행정구역 때문에 요금이 좀 쎈것 같습니다. 오히려 조치원보다 먼 부강이 요금이 더 싼것 같구요.
부강까진 얼마나 하는지 궁금하네요. 요금 조정이 필요할 것 같긴 합니다만... 청주.청원 통합 전까진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_-;;
충청도쪽이 요금이 매우 세지요.공주에서조치원역갈려고 버스요금 물어보고 5년전쯤에길겁하여 내렸지요.그래서 대전역으로 바꿔서 유성경유할려고 시내버스 물어보니 요금이 질려서 또다시그냥 내려서 유성행 직행버스를 타고 유성에서 지하철타고 대전역 갔네요.그렇게 부산으로왔네요.충남이 대체로 요금이세고요.충북은 거의 단일화되어있구요,경남지역이 대체로 구간요금이 셉니다.경북지역은 거의 단일화되었구요 단지 대구인근 고령,성주,왜관,구미,김천등이 추가요금이 좀 센편이구요.참고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