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민한 것 말고
평범한 글이 매일 수없이 올려진다. 여기가 바로 그런 마당이다. 나는 이게 좋다. 너무 목적중심의 글보다는 그냥 주고받는 이야기 말이다. 옛날 어린 시절 땅따먹기 놀이를 했다. 친구네 마당이 평평해서 놀기에 적당했다. 우리는 짝을 지어 원을 그리고 자기집 방을 만들고 새금파리를 도구로 삼아 손가락으로 튀게해서 조금씩 조금씩 땅을 빼앗고 빼앗기곤 했다. 금(線)을 잘못 그었다고 양심불량이라고 공격을 하고 받고, 해가질때까지, 어머니가 종근아 저녁밥먹어라! 하는 소리가 들여올 때까지 우리는 땅을 차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소리가 들려오면 우리는 조금도, 전혀 아쉬움없이 그 것들을다 팽개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언젠가 나는 이런 것을 깨달았다. 새벽기도하는 사람은 어제의 일을 잊노라고! 기도가 무엇인가? 기도는 잊었다는 나의 결심이고 나의 고백이다. 그 어린 시절 땅을 많이 차지했건, 다 빼앗기고 쫓겨나는
(기본의 집을 내주는 것)상황이더라도 다음날 학교갈 때 우리는 어제 그렇게 피튀기며 싸우던? 그 마당을 그냥 아무런 생각도 없이 밟고 지나간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수도사들처럼, 많은 수련을 한 무예가들처럼 우리는 깨끗하게 어제의 일을 잊고 학교로 갔다.
어제 땅따먹기에 누가 많이 차지하고 누가 빼앗기고라는 말을 하는 아이는 한 아이도 없었다. 그 옛날 고향의 친구들이 떠오른다. 우리는 사내들이었다. 남자였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것처럼, 그것도 아주 특별한 사람인양 여기려는 모습이 영- 사내답지 못해서다. 특별한 존재라는 것은 세상에 나팔을 불며 홍보까지 하면서 실상 말이나 행동은 추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좀 인간답게 그리고 사람사는 세상답게 말하고 행동하고 존중히 여겨야겠다.가끔 사람들이 하는 일들이 무섭다.
언젠가 목사들모임에서 나는 힘주려하지 말고 힘키우려하지 말고
힘빼기 하는 연습을 하라는 주문을 했다. 우린 너무 힘이 쎄다. 그리고 힘을 키우느라고 별의 별짓을 다한다. 후에는 그 힘을 쓰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나는 힘쎈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조금은 안다. 성직자라는 이름을 붙인 목사들이힘자랑하고 힘으로 밀어부티고 힘을 이용하여 약자를 깔보고 무시하고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것을 경험했다. 기독교언론도 힘있는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고, 교단들도 힘있는 교단에 손을 들어주고, 이젠 교회까지도 힘있는 교회는 끼리끼리로 패거리를 만들고 있다.
봄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주려고 그 긴 겨울을 참아냈다.
매화와 산수화가 얼굴을 내밀었다. 노랑색깔로, 흰색깔로 그리고 분홍빛깔로 조금도 숨김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꽃들의 잔치때문이 아닌가? 이제 곧 진달래와 개나리와 벗꽃이 만발하리라. 그 꽃들앞에서 우리는 어둡지 않고 밝게 웃음지으며 그 옛날 캠퍼스에서 시집을 읽고 미래를 꿈꾸고 노래를 부르고 축구를 하며 놀던 순수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즐기자. 어제 일을 가지고 너무 가슴아파하지 말고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에 들보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이 삭막한 한국사회를 위한 기도는 떼제공동체의 노래처럼 "주님을 찬양하라 온세상이여"와 오래전 흑인영가로 알고 부르던 "쿰바야 마야 로드 쿰바야"(주여 내게로 오소서)로 주님이 오시기를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