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을 배운지 1년... 취미로 배우는 지라 실력은 비루하지만
대학시절부터 직장생활초반(30대초)까지 풍물을, 한때는 판소리에 빠져 3년을 소요하고...
요즘은 국악방송을 끼고 사는지라 귀만 조금 트여서 제 연습용 해금소리를 탓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지요.
이곳에 가기 삼일전 연습용 해금은 복판이 와자작 부셔졌고 가까운 국악사에서 수리를 하고나선
제가 무지한 탓에 악기 관리를 잘 못했고 초보용해금이기때문에 복판을 얇게 갈아주셨다는 걸 알았어요.
이곳에 신청을 한 후 주변에 같이 배우는 이들이 다 서울에 적을 둔 악기사에서 구입해서 쓰고있기 때문에
난계국악기제작소 홈피를 실은 외울 정도로 뻔질나게 보고 또 봤답니다. 영동은 너무 멀고 직접 내눈으로 가보기에도 힘들테니까요.
구로쪽에 사는 친구를 꼬셔서 가볍게 하루 여행가는 기분으로 갔습니다.
휴일날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가는건 좀 힘들긴했지만 직접 전세버스까지 친절하게 마련하시고 일일이 연락도 해주신 금난새님덕분에 아주 편하게 영동에 가게되었답니다.
(갈 방법에 대해선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거든요. 제가 운전경력 7년이지만 서울에서만 뱅뱅도는 사람이라)
가야금을 배운다는 후배에게도 이곳을 소개했는데 마감된 후에 다행히 참가할 수 있었던 행운아였답니다.
직접 악기장님한테 이곳에 악기에 대한 소개를 들었는데 그분의 가식없고 솔직담백한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뭐 저는 홈페이지로 예습을 이미 했기 때문에 이미 난계국악촌에서 만든 악기들에 대해서 알고있었지만 실물로 확인해보고 슬쩍 건들여보기도 해보니 더 확실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악기를 만드는 장인으로서 좋은 악기를 만들고 보급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실험과 개량연구를 거듭하고 옛악기를 복원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최고의 악기를 만들어내도 좋은 연주자를 만나지 못하면 혹은 연주자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거나 악기 스스로가 주인을 포기한다는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었구요.
초등학교에서 음악교과를 맡아 4년동안 가르쳐왔는데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올수 있다면 국악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초등교사로서는 국악부분에 대해선 일반교사들보다는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가르쳤지만 내가 국악을 좋아하는 만큼 아이들도 좋아하게 만드는게 참 쉽지 않더라구요. 학교현장에선 여전히 저같은 사람이 전담교사를 맡아주지 않고 담임이 가르치게 되면 국악부분은 기피부분일 수 밖에 없기도 해서 더욱더 멀어지고있구요. 비좁은 교실에서 간접 경험하는 것보다 한번의 귀중한 체험으로도 아이들의 인식과 생각은 마법처럼 변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 가족과 함께 이곳에 온 아이들이 참으로 행운아지요.
최소한 내가 배우는 악기가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참여했었는데 직접 대나무통을 깍아도보고 대나무의 진도 제거해보고 명주실을 만들어 내는 과정도 경험해보니 공장에서 찍어내듯 마구 양산해내는 그런 게 아닌 장인의 숨결이 담긴 악기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요.
해금은 역시 좀 길들여야하는 악기라서 줄을 막 걸어서 연주해보니 일년동안 연주해온 연습용보다는 좀 소리는 걸걸해요. 하지만 기본적인 음은 섬세하고 이쁩니다. 비록 연습용해금을 쓰고 있지만 어떤 해금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기때문에 일반적인 디자인을 보면 어디 국악사인지 대충 알거든요.(물론 모르는 것도 있음) 하지만 저의 강사선생님의 해금은 알 수가 없었어요. 다녀오고보니 난계국악기제작촌의 동재해금이었어요. 하하하..
저는 해금제작체험에 참여했었는데 다른분들이 하셨던 자개가야금은 너무 예뻐서 탐이 나더군요. 소리도 일일이 조율기로 잡아주시고 제 소개로 다음날 참여했던 후배는 애지중지 안고서 서울로 가져갔다네요.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도 해주고요.
학생들이 단체로 체험학습을 왔다고 한다면 국악기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서나 아님 PPT가 있었으면 어떨까 했어요. 제가 간 날이 참가자가 많은 날이라 전체적 공정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그저 체험만하게 되었거든요. 즉 해금이라면 해금의 부속에 대한 이야기, 가야금이라면 가야금의 부속에 대한 이야기, 해금의 통깎기와 줏대의 진을 제거한다면 전체과정 중에서 어디에 해당되는지.. 포괄적인 이해를 하고서 부분적인 공정에 대한 체험을 하는 형식으로요.
무엇보다도 이런 기회를 허락해주신 조준석님과 마음쓸일이 많아 이러저러 뛰어다니시고 행사를 만들어주신 금난새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 인물사진은 거진 흔들려서 못올립니다. ㅠ.ㅠ.
1. 국악기 제작촌 입구... 표지판도 해금 모양입니다.
2. 오동나무 판을 말리는 모습입니다. 이상태로 몇년간 비바람을 맞게 합니다. 얘네들은 얼마 안되서 색이 아직 노랗죠.
3. 이녀석들이 좀 된 오동나무들입니다. 악기로 될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겉보기엔 지져분해보이지만 속에는 아름다운 울림을 갖고있어요.
4. 못보신분도 있을 것같습니다. 명주실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실이 소나무의 송진을 먹어야 더 탄력있는 좋은 소리가 나는데 겉보기가 하얗고 예쁘지 않아 소비자에게 "중고"오해를 받기때문에 송진이 먹지 않게 어쩔 수 없이 호일을 감아놓고 명주실을 감는다고 하시더군요.공정을 알고 있다면 보기에 예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이 생겼을텐데 말입니다.
5. 해금의 울림통을 깎는 과정입니다. 이 대나무 뿌리는 좋은 소리를 낼 수도 있었을텐데 말리는 과정에서 갈라지는 문제가 생겨서 결국 악기가 되지 못하고 제손에서 수모를 겪고 있군요.
6. 조준석명인의 해금들입니다.
6. 해금의 원료가 되는 것들입니다.
7. 복원악기라고한답니다. 소설 현의 노래를 읽으며 삼국시대의 악기는 어땠을까 상상해봤는데 실물로 보니 신기하네요.
첫댓글 잘 봤습니다. 저도 기회되면 체험 하겠습니다.
우와..글 작문 솜씨가 대단하시네요..학교 선생님이셨군요..해마다 교대학생들 초대해서 국악기제작체험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미래의 선생님들이 이런 경험을 쌓아야 교육의 미래가 밝아지니까요..덕분에 저도 잘 읽고 갑니다
잘보고갑니다,,, 전 소리북과장구가 필요헌데,,,,,언제 체험울할수있을가요????
우와..ㅠ_ㅠ.. 사진으로 직접보니 더 가고 싶네요. 2011년도에 또 체험할 수 잇는 기회가 있을까요..
제가 직접 체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 입니다,
체험기 잘 보았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네요. 실제 이런 곳은 처음이거든요. 매일 만들어진 것만 봐서. 정말 실감나네요.
사진을 못찍어 아쉬웠는데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