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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3.27.(수) 맑음.
코스(총 6시간40분소요, 1100-1740L)
회룡역-매표소(20')-회룡계곡-회룡골재(445m, 48')-사패능선-산불감시소(32')-포대능선-
포대능선 정상(50')-신선대삼거리(20')-도봉주능선-우이암(2H20')-우이남능선-송전탑-우이동(60')
회룡골
회룡역에서 매표소로 가는길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호원동 미도 아파트 좌측길로
들어서서 조금가다가 개울가로 내려서야 한다
초행인지라 어리어리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산행을 마친 여인 둘이 졸졸흐르는 시냇물의 돌멩이
를 이리저리 건너길래 그리로 발길을 돌리며 물으니 맞는단다.
주택가를 흐르는 계곡수가 맑은것을 보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지금은 심한 가뭄인지라 건널수가 있지만 물이 불어나면 큰길에서 좌측으로 꺽어 차도로
진입해야 할듯.
곧 매표소가 나타나고 매표소 앞 구멍가게를 두두리니 잠긴문을 열어주는 아낙네가 평일이라
아무것도 없다하여 캔맥주한개랑 수입산 오징어포 한봉을 사들고 산을 오르기 시작...
아직 봄은 멀어서 낙엽활엽수만 볼품이 없는 꽃을 피워 화분을 날리고 있고 지난 삼악산행에서
보던 생강나무가 이따금씩 보이는데 가뭄이 심해선지 작은꽃에도 생기가 없어 보인다.
산수유: 줄기가 벗겨지며 꽃자루가 길고 꽃향기가 없다, 작지만 수술은 9개
생강나무: 줄기가 반질, 짧은 꽃자루에 4개의 수술이 있으며 향기가 진함.
하지만 맑게 촐촐촐 흐르는 회룡계곡수가 심신을 씻어주는듯하다. 폭포와 소도 있는것이 수량이 늘어
나면 계곡을 찾는이들에게 즐거움을 흠뻑 선사하리라
회룡사를 지나니 흐르던 물이 끊기며 돌무더기의 일직선 계곡에 철계단이 한동안 이어지고 오른쪽
범골 능선에 햄버거같은 3층짜리 바위가 잠시 눈을 끌더니 약 10분간의 급사면 통나무 계단이 땀을
흘리게 한다.
사패능선
회룡골재: 송추1.6KM, 사패산1.2KM, 회룡사1KM, 포대능선 1KM의 이정표가 있는 이 고개는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뒤쳐진 일행을 기다리는 아낙네들을 뒤로 하며 한적한 능선길을 즐기니 어찌보면 의상대 능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10여분 오른후 우측에 보이는 암벽을 기웃거리니 천길 낭떠러지가 간담을 서늘케 한다. 원도봉산도 포대 능선을 타기도 전에 이리 거대한 암벽이 있으니 역시 북한산에 버금가는 암산이고 온 국민이 아끼는 산이리라. 역시 조금 더가다 만난 한무더기 일행의 인솔자가 길을 물어 알아보니 충청도에서 당일 산행으로 안골에서 포대정상을 지나 다락능선을 탈 지도를 보여주며 도봉산에 대해 찬사를 끊이지 않는다. 고맙소
포대능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산불감시소에 올라 땀을 닦으며 뒤로 돌아보니 멀리 사패산이 여인네의 치마자락처럼 바람에 살랄살랑 이는듯 하다.
여기부터 포대 정상까지는 그야 말로 아기자기하고 위험하지도 않은 능선길이다. 위험이야 산 어디에도 있으니 산을 즐기는 산 사나이/산 아가씨의 마음가짐에 달려있겠지만 출입통제를 어기는 등산인을 북한산/도봉산에서 수시로 보며 저들이 교통신호도 안지킬것이라 믿는 내가 잘못인지...
포대능선
망월사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편편한 바위에서 사발면에 물을 부워 놓고 기다리는데, 먼저 있던 등산객들이 사과 한쪽을 건네준다. 고맙다는 격식을 차린 정중한 인사가 초라하게 느껴짐은 아마도 그 맛이 너무도 달콤해서 일까.
포대정상에서 신선대까지의 험로가 지지난 휴일처럼 붐비지 않아 단숨에 내리 오려 더욱 숨이 차나,
그 꼭대기에서
가까이 자운봉,만장대,신선대△▲△
우측으로 오봉 △▲△ΛΠ
멀리 작은 능선의 선을 몇개 지나 만경대와 백운대가 보이니 ^^^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도봉주능선
신선대 갈림길에서 남은 물을 다아 마셔버리며 오늘은 가뭄때문에 갈증을 많이 느낀다 생각된다.
어릴때 논에서 일하던 일꾼들에게 새참으로 막걸리를 나를때도 요즘처럼 가물때면 술이 더 많이 없어지던 기억이 난다.
그땐 나도 심부름길에 주전자 막걸리를 홀짝거리다 그만 취해 버려 동네형들의 놀림감이 되었었지
뜀바우,칼바우를 우회(계단)하여 오봉 갈림길을 지나 뒤돌아 보니 칼바위 암릉을 내려오는 일단의 등산객들이 내마음을 졸이게 한다. 지나치며 들어보니 전문 등산객도 아닌데 몇명은 섣부른 객기로 그냥 따라하는것 같다.
조심 조심 또조심.....
호젓한 우이능선 길
혼자 산을 즐기는것 같던 여인이 일행을 만나 두런두런 하던 말소리가 저 아래로 사라질 무렵 호젓한
山
소나무 아래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잔뜩 긴장한 것도 잠시
까뚜리 한마리가 여기까지 먹이를 찾아 헤메이나 보다.
그냥 가만히 보면 될것을 좀더 가까이 보고자 앞으로 고개를 내밀다 그냥 후두두둑 날라 가버리니
그야말로 닭쫒던 강아지꼴이라
에이구 자연을 대하는 마음이 아직도 멀었음이라.
우이남능선
우이암은 둘째 검지손가락을 핀 왼손주먹 같구나
바위밑으로 멋드러지게 이어진 층계를 지나 밧줄도 타면서 우이능선 암릉을 우회하길 20여분
이젠 평탄한 흙길이 잠시잠시 발을 편하게 해준다.
소나무도 우거지고 이제나저제나 하던 진달래도 좌우로 피기 시작하여 하산길이 흥얼대지나 했더니
금새 매표소에 이른다.
입구 - 어느 집울타리에 혹시 안보이나 하던 산수유가 서너그루 노오란 꽃을 송이송이 피워 달고 있다.
한방에선 여러가지로 중요하게 쓰이는 귀중한 나무인데 역시 향기는 없는것이 세상은 공평한 거이다
왼쪽으로 배드민턴 공원 사슴 안쪽, 산 기슭에 있는 거대한 목련 두그루가 흰꽃송이를 잔뜩 달고 우아하게 서있음을 볼수 있는것은 오늘처럼 때를 맞추어 이길을 지나치는 산꾼에게만 어울리는 행복임이리라.
또 덤입니다.
우이암에서 하산
북한산쪽으로 잠시 걷다보면 지난번에 덤으로 드렸던 불가마 사우나인 백두산 LAND가 있는데
3층 냉탕에서 백운대가 보입니다. (여탕은 일층이라 보일지 모름).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