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라는 말을 누구나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WILD THING과 TELL ME SOMETHING. 이 두 영화 모두 '스릴러'와 죽음에 기반한 -거의 모든 스릴러가 다 그렇지만...- 반전을 특징으로 하는 영화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WILD THING에서 느낄 수 있는 언어와 TELL ME SOMETHING에서 느낄 수 있는 언어는 분명 다르다.
WILD THING은 흔한 말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대단한 반전의 영화이다. 영화 그 자체가 반전을 목적으로 태어난 것 같다. 심지어는 엔드 크레딧 후에도 영화의 반전은 계속 되니 정말 놀랍고 존경스러운 영화가 아닐 수 없다.
WILD THING의 인물설정은 초반부터 명확하다. 하지만 후에 그것도 반전의 대상 중 하나일 뿐이다. (등장인물 거의 모두 다!!!!!!!) 영화 초반에 느낄 수 있는 착한 롬바르도 교수, 멍청한 니브켐벨, 정으로운 케빈 베이컨 형사 등 거의 모든 이미지가 영화가 흘러감에 따라 완전히 정반대로 흘러가게 된다.
뿐만 아니라 WILD THING은 캐스팅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영화란걸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대명사인 케빈 베이컨, 스릴러의 히로인으로 그 위상을 확고히 굳힌 니브 켐벨 등등...... 정말 나무랄데 없는 초호화(?) 캐스팅에 초호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단지 흠이라면 장르가 섹스 스릴러라서 그런지 남발되는(?) 아니면 상업적으로 계산된 그런 신들은 조금 영화의 흠이라면 흠일 수 있다. (남자분들은 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TELL ME SOMETHING은 제작 초기부터 아니 그전부터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온 작품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현 최고의 영화배우라 할 수 있는 '한석규', '심은하'. 이 둘을 캐스팅한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국 스릴러의 대표작이 아닐까'하는 섣부른 의견까지 내놓게 하고 있다.
TELL ME SOMETHING 역시 WILD THING처럼 '반전'이라는 함정을 내러티브 곳곳에 숨겨놓은 영화이다. 하지만 누가 눈에 보이는 함정에 빠져 주겠는가!!!!!! 본인은 WILD THING에 대해선 엔드 크레딧에서야 비로소 영화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 '이건 이해력의 부족' 탓이 아니라 영화의 의도된 내러티브의 결과로서 여러분들도 거의 다 나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TELL ME SOMETHING에선 '염정아' 등장 10분만에 영화의 전말을 거의 다 알수 있었다. TELL ME SOMETHING의 내러티브는 독창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흔한 스릴러의 기법과 스토리를 짜집기 했다는 느낌.... 그리고 부족한 미장센 - 영화전개에 크게 빗나갔던... 한석규의 꿈 장면 - 이장면이 나오는 순간 난 '아! 꿈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액션보단 내러티브 중시의 스릴러에서 그러한 약점을 보였다는 것은 치명적이 아닐 수 없다. - 물론 다른 것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지만 TELL ME SOMETHING은 철저히 자신의 스토리를 역어가려는 의지가 강한 영화이다....
요약하여 두 영화를 비교한다면 반전의 측면에선 WILD THING의 압승이다. 반전 횟수, 반전 스케일, 반전 수준. 그 어느것을 보더라도 WILD THING의 승리이다. 물론 TELL ME SOMETHING도 중간급 이상의 반전이지만 그래도 WILD THING에는 미치기 힘들다. 마치 제목처럼 WILD THING의 반전은 '거칠고 멋진' 반전이었지만 TELL ME SOMETHING의 반전은 '어떤 것'일뿐 결정적이지 못한 그런 보통의 반전이었다.
그리고 두 영화 다 캐스팅과 배우의 연기력엔 큰 문제가 없지만 어쩐 영화가 배우의 연기력을 더 잘 살릴 수 있는지라는 관건에서 판단한다면 WILD THING의 근소한 승리이다. WILD THING은 거시적으로 탄탄한 미시적으로 꼼꼼한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훌륭하게 미장센에 담아내고 있지만 반면 TELL ME SOMETHING은 대사가 필요 없는 장면에서의 대사 삽입 같은 (예를 들면 심은하가 희생된 남자들의 사진을 보고 카메라를 예의 주시하면 흔들리는 눈빛을 보인 그때!! 거기서 나오는 허탈한 대사. -'이 사람들 다 제가 아는 사람들이예요..) 순간의 포착에서 WILD THING에 밀리는 느김을 주고 있다.
게다가 영화 초반의 시작에서도 WILD THING이 열대 밀림의 모습으로 주제와 분위기를 암시하는 독특한 스릴러의 모습을 보여준 반면 TELLL ME SOMETHING은 그 흔한 스릴러의 시작-살인으로 시작되는....-그렇다고 이게 못했다는 얘긴 아니다. 단지 독창성이 결여되었단 것일뿐...
결과적으로 이번 헐리우드 대 우리나라의 스릴러 대결은 안타깝지만 WILD THING이 TELL ME SOMETHING보다 더 우수하다는 걸 인정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