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군영전 3
- 개발/제작사 : 오딘 소프트
- 국내 유통사 : 위자드 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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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시일 : 2002/03/13
- 장르 : 전략
- 난이도 :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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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 시스템 : 펜티엄 II 233MHz/램 64MB/HDD 250MB/다이렉트X 8
- 권장 시스템 : 펜티엄 II 500MHz/램 128MB/HDD 50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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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주제로 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
게임들 중에 특정 개발사가 아주 독보적인 지위를 개척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최고의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이라고 칭송 받는 나스카 레이싱 시리즈를 개발한 파피루스나 둠과 퀘이크로 1인칭 슈터라는 장르를 꽃피운 id 소프트 같은 회사가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턴제 전략 특히 동양 역사를 주제로 한 전략 게임에 있어서 코에이의 명성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그 중에서도 삼국지 시리즈는 아마 웬만큼 게임 좀 한다는 게이머라면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삼국군영전 3은 삼국지를 주제로 한 턴제 전략 게임이다. 군주를 선택하고 내정과 외교 그리고 전쟁을 통해 국가를 발전시키는 방식이나
화면 구성과 분위기도 코에이의 삼국지와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
물론 완전히 본떠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고 몇 군데 차별적인 부분이
보이기는 하지만 코에이 삼국지와의 유사성은 부인할 수 없다.
삼국군영전 3의 그래픽은 거의 대부분의 턴제 전략 게임이 그렇듯이
3D 가속을 사용하지 않고 모두 2D로 되어 있다. 그래픽 구성은 무난한 편이지만 화면 해상도가 640?80으로 고정되어 있어 요즘 출시되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뒤떨어진 느낌을 준다는 문제가 있다. 800?00
이상의 고해상도를 지원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전체 지도를 볼 때에도 구석진 곳을 보려면 이리저리 화면을 스크롤시켜야 하고 게다가
폰트(font) 크기까지 상당히 큰 편이라 더욱 답답한 느낌을 준다. 사운드는 평범한 편이다. 효과음은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턴제 전략 게임이라는 특성상 효과음이 게임의 진행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배경 음악은 게임의 분위기와 무리 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삼국군영전 3은 게이머가 군주와 시대를 선택하면서 게임이 시작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 외에 임의로 신군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시대는 황건적의 난부터 삼국이 정립되는 시기까지가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어 이 중 하나를 선택한다. 게임 진행은 내정경영과 전투로 나누어진다. 내정경영은 개발, 외교, 인재 등용, 군사 훈련
등 국가의 기반을 닦아 국력을 키우는 부분이고, 전투는 말 그대로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또는 다른 나라를 공격할 경우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다. 한 턴은 한달 단위로 되어 있으며 게이머는 한 턴에
세 번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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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에
비해 단순하다. |
내정 경영은 상당히 단순한 편이다. 국가의 경제적인 능력은 개발이라는 목록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농업이나 광업 같은 세밀화된 산업
구조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경제 자원도 돈 하나뿐이다. 식량 확보나 교역은 아예 고민할 필요도 없다. 외교의 경우도 동맹과 동맹파기 이렇게 두 가지다. 약소국에 공물을 요구한다든지 또는 항복을 요구할 수도 없다. 결국 내정경영은 주로 세원을 확보하기
위한 개발, 군사 징집 및 훈련, 수색을 통한 아이템 찾기와 인재 등용,
책략을 써서 적국의 장수의 충성도를 낮추거나 게이머의 진영으로 투항하도록 하는 것 등 주로 전쟁 수행 능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복잡하고 세밀한 국가 경영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실망스러울 것이다.
전투는 내정경영에 비해 꽤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각 장수가 거느리고 있는 군사들의 진형이나 병사 편성을 게이머의 구미에 맞게 구성할 수 있다. 즉 장수를 중심으로 앞쪽에는 기병을 배치하고 옆과 뒤에는 궁병을 배치하는 식의 구성이 가능하게 된다. 전투는 옆에서 비스듬히 본 시점의 전장 지도에서 턴제로 이루어지는데 일단 적군과
아군이 맞붙게 되면 백병전 모드로 들어가 전투가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병사 편성과 진형은 이 백병전 모드에서 어떻게 군사들이 배치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된다. 백병전 모드는 옆에서 본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게이머는 언제라도 마우스 클릭으로
일시 정지를 시키고 군이나 장수의 행동을 변경할 수 있다.
전투 자체는 역사적 고증을 통한 사실주의보다는 액션성에 치중해 있다. 장수들이 거느리는 병사의 수는 수천 명이 아니라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며 장수의 경우 무장기라고 하는 일종의 필살기가 있다. 무장기는 장수의 무장기 게이지가 꽉 차면 사용할 수 있는데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거나 커다란 돌이 굴러와 적을 공격한다던지 심지어는 비행선들이 지나가며 폭격 지원을 하는 무장기도 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백병전 모드를 구현하다 보니 전투 역시 사실주의적인 모델링보다는 실시간 전략 게임과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애매하며 전적으로 게이머의 취향과 선호도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장수들의 능력에 있어서 롤플레잉 게임적인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인데 아이템을 장착함으로써 능력치를 올리는 것 외에 각 장수마다
경험치와 레벨이 있어서 전쟁을 통해 경험치를 올려 일정 경험치를
쌓으면 레벨이 올라간다. 레벨이 올라가면 더 강력한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으면 더 높은 등급의 직위를 얻어 더 많은 병사를 거느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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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경영시 전체 지도를
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
전체적으로 볼 때 전략 게임 특유의 중독성이 아주 없지는 않으나 정치나 외교보다는 군사 관리와 전쟁 쪽에 게임의 초점을 맞추고 비군사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다 보니 점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성과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쟁 위주의 단순하고 명료한 진행을 원하는 게이머나 또는 코에이 게임의 정밀한 설정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오히려 이러한 방식을 환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사적 고증과 치밀한 구성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특히 코에이 게임의 열성적인 팬이라면 삼국군영전 3에 십중팔구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삼국군영전 3의 겉모습은 코에이 삼국지와 유사하지만
오히려 코에이 게임의 팬들보다는 단순하고 전쟁 위주의 게임 플레이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에게 더 잘 맞는 게임이다. 삼국군영전 3에서 상당히 취약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그것이다.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내정경영시 전체 지도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내정경영의 기본 화면은 조정에 군주와 휘하 장수들이 서 있는 그림이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지도에서 특정한 성이나 관문 등을 선택해야 하는 명령을 클릭할 경우에만 지도 화면으로 이동하므로 전략을 구상하는데 상당히 불편하다. 기본 화면에 지도를 보여 주고 주변
상황과 정세를 보면서 명령을 결정하도록 했다면 훨씬 편했을 것이다. 또한 지도 화면에서도 게이머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 어떤 장수들이 주둔해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가 없다는 점도 불만스러운
부분이다.
각 성에 주둔한 장수들이 누구인지 보려면 따로 정보 명령을 클릭해야만 한다. 점령하고 있는 지역이 몇 개 되지 않을 때엔 누가 어디에
있는지 다 외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령 지역이 늘어나고 휘하의 장수가 수십 명이 되면 여간 골치
아프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게이머 지배 하에 있는 지역으로 마우스 포인터를 가져가면 자동으로 그 지역의 정보와 주둔하고 있는 장수들이 표시되도록 한다던지 해서 좀 더 사용자를 배려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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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폰트의 크기가 너무
커서
대사가 짤릴 경우도 있다. |
또한 백병전 모드에서 시점이 옆에서 본 시점이라 전체적인 전황을
보려면 화면 하단에 있는 일종의 작은 레이더(?) 화면을 보아야 한다.
옆에서 본 시점을 채용함으로써 좀더 박력 있는 전투 장면을 연출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보지만 기본적으로 배경도 2D이고 캐릭터들도 폴리곤이 아니라 스프라이트 기반이라 전투 장면이 그리 멋지다고는 보기 어렵다. 화면 해상도가 낮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차라리 대부분의 실시간 전략 게임이 채용하고 있는
위에서 본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 외에 한글화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보여지는데 폰트가 커서 이벤트 발생시 인물들의 대화가 뒷부분이 잘려 보이지 않는 경우가 몇 군데 있었다. 한글화 자체는 가끔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삼국군영전 3은 그 겉모습과 분위기만으로도 게이머들로 하여금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와 비교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코에이가 자랑하는 전설적인 명성에 도전장(?)을 낼만큼 대단한 수작(秀作)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삼국군영전 3을 보고 있으면 겉모습은 삼국지이지만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턴제 전략 게임인 은하영웅전설 4EX가 생각난다. 전투 위주로 된 게임 진행이나 지도상의 요충지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부분이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삼국군영전 3의 전투는 은하영웅전설 4EX와 같은 긴장감 넘치는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삼국군영전 3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시야 제한으로 인한 불확실성(Fog of War)이나 지형을 이용한 매복과 기습 등이 전혀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만 제대로 구현했어도 전투의 긴장감이
훨씬 증가했을텐데 매우 아쉽다. 전투 위주의 게임에서 전투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큰 약점이 된다. 게다가 지나친 단순화로 인한
게임플레이의 다양성 부족, 그리고 낮은 해상도의 그래픽과 불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