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무너진 스쿨존'을 가다(4) 마산 현동초교(경남도민일보 3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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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스쿨존’을 가다(4)마산 현동초교

[연속보도]보호시설 ‘무색’ 과속차량 ‘쌩쌩’

김성찬 기자 kim@idomin.com

교통법규 위반은 형사법이나 민사법, 혹은 여타 인간의 삶과 관련된 법규를 지키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이는 그 효력이 현장에서 즉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교통법규는 자연법 테두리 안에 있다. 자연법이란 어떤 의미에서 즉결처분을 말한다. 여기에는 관용도, 용서도 있을 수 없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보호구역에 걸맞은 교통법규를 반드시 지켜야한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제아무리 좋은 제도와 안전시설물이 있다한들 차량 운전자들의 도움 없이는 ‘제도의 완성’을 바라기 힘들다. 아이들의 안전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 30일 오후 마산중부경찰서 교통담당 경찰들이 신학기를 맞아 스쿨존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현동초등학교 앞에서 과속단속을 하고 있다./유은상 기자

30일 오후 마산중부경찰서 교통지도계의 협조를 얻어 마산시 현동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 속도위반 실태를 점검했다.

현동초교는 앞서 둘러본 세 곳의 초교와는 달리 그나마 안전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1시간 30분 동안 41대 적발

300여m에 이르는 보호구역 안에는 여러 개의 방지턱과 미끄럼방지시설이 설치돼 있다. 안전표지도 훌륭한 수준. 통합표지판에서 어린이보호구역, 어린이보호, 속도제한, 횡단보도표지가 모두 잘 마련돼 있다. 보도와 차도를 구분 짓는 울타리(80m)와 경계석(10m), 볼라드도 갖춰져 있다. 색깔이 희미해지긴 했지만 도로에 붉은색 포장도 돼 있다.

굳이 꼽으라면 험프식 횡단보도(과속방지턱과 비슷한 형태로 보도와 높이가 같은 횡단보도)와 점멸등이 없고, 횡단보도를 예고하거나 주차금지 유도, 서행구간임을 알리는 지그재그 노면표시가 없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꽤나 수준급이다.

하지만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운전자들의 의식·인식 수준은 실망에 훨씬 가깝다. 지금까지 계속 지적했듯 보호구역을 지나는 차량들은 규정속도 30㎞/h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운전자, 안전인식 전환 시급

오후 2시30분. 현동초교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이동식 단속카메라가 설치되고 지나는 차량들의 속도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오후 4시까지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 과속으로 적발된 차량은 무려 41대. 그것도 시속 45㎞ 초과차량만 적발했는데도 이같은 단속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보호구역을 지나는 차량 중 규정속도를 지키는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단속 속도(시속 45㎞)에는 못 미치지만 시속 30㎞를 예사로 넘기며 차를 몰고 있었다.

보호구역에 들어서기 전 이동식 단속카메라 설치 표지판과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이 엄연히 서 있는데도 운전자들은 무감각해 보였다.

교통법규 준수. 스쿨존 제도 완성의 시작이다.

2006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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